스페이스X, AI 코딩 ‘커서’에 600억 달러 인수 옵션 확보.. “세계 최고 코딩 AI 만든다”


AI 코딩 도구 시장의 패권을 둘러싼 각축전이 우주 기업의 깜짝 참전으로 새 국면을 맞았다. 스페이스X(SpaceX)가 현재 가장 뜨거운 AI 스타트업 중 하나인 커서(Cursor)와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올해 안에 600억 달러에 인수할 수 있는 옵션까지 손에 넣었다고 밝혔다. 로켓 회사가 왜 AI 코딩 스타트업을 사들이려 하는가—그 이면에는 역사상 최대 규모로 거론되는 IPO와 앤트로픽·오픈AI와의 치열한 경쟁이 자리한다.

cursor spaceX - 와우테일

스페이스X는 4월 21일 X(구 트위터)를 통해 커서와 협력해 “세계 최고의 코딩 및 지식 업무 AI”를 개발하고 있다고 공식 발표했다. 협력의 핵심은 커서가 보유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대상 제품·유통망과, 스페이스X의 콜로서스(Colossus) 슈퍼컴퓨터의 결합이다. 스페이스X는 콜로서스의 연산 능력을 엔비디아(NVIDIA) H100 칩 100만 개에 상당하는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계약에는 파격적인 조건이 붙었다. 스페이스X는 올해 안에 지정되지 않은 시점에 두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커서와의 공동 개발에 대한 대가로 100억 달러를 지급하거나, 아예 회사 전체를 600억 달러에 인수하는 것이다.

커서, ‘연간 매출 20억 달러’ 스타트업

커서를 만든 회사는 2022년 MIT 출신 4인이 창업한 애니스피어(Anysphere)다. VS Code 기반 AI 네이티브 코딩 편집기인 커서는 코드베이스 전체를 문맥으로 이해하고 여러 파일을 동시에 수정하는 기능으로 전문 개발자들 사이에서 빠르게 자리를 잡았다. 2025년 1월 연간반복매출(ARR) 1억 달러를 넘어선 뒤, 6월 5억 달러, 11월 10억 달러를 돌파했다. 마케팅 비용 없이 2년 만에 달성한 성장이다.

기업가치 역시 수직 상승했다. 2025년 1월 25억 달러에서, 5월 90억 달러, 11월에는 293억 달러 가치에 23억 달러 시리즈D를 마감했다. 2026년 3월 기준으로는 ARR이 20억 달러를 넘어서며 약 500억 달러 기업가치의 새 투자 유치를 논의 중이라고 블룸버그가 보도했다. 스페이스X의 600억 달러 인수 옵션은 바로 그 협상이 진행되는 와중에 터져 나온 소식이다.

애니스피어의 오스카르 슐츠(Oskar Schulz) 대표는 협력 발표 직후 “스페이스X가 컴퓨팅 인프라 구축에 있어 세계 최고의 회사라고 생각한다”며 “그들이 이뤄낸 성과는 놀랍다”고 밝혔다.

‘이미 예견된 딜’—커서와 머스크의 접점

이번 발표가 갑작스러워 보이지만, 두 회사의 접점은 수개월 전부터 쌓여왔다. 지난주에는 스페이스X의 자회사인 xAI가 커서에 컴퓨팅 파워를 임대하기 시작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커서가 xAI의 칩 수만 개를 활용해 최신 AI 모델 학습에 나선 것이다. 지난달에는 커서 제품 엔지니어링의 양대 핵심인 앤드루 밀리치(Andrew Milich)와 제이슨 긴스버그(Jason Ginsberg)가 회사를 떠나 xAI로 이직했다. 두 사람은 머스크에게 직접 보고하는 직책을 맡았다.

커서 내 핵심 인재의 이탈이 이번 딜의 물밑 작업이었는지, 아니면 별개의 흐름인지는 불분명하다. 하지만 타이밍이 공교로운 것은 사실이다. xAI는 오픈AI의 코덱스(Codex), 앤트로픽의 클로드 코드(Claude Code)에 밀려 AI 코딩 도구에서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머스크는 3월 xAI 공개 전사 미팅에서 “xAI는 처음부터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았다. 처음부터 다시 짓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IPO 앞둔 스페이스X의 AI 베팅

이번 딜은 스페이스X의 기업공개(IPO) 준비와 맞물려 있다. 스페이스X는 올해 2월 xAI를 흡수 합병해 1조 2500억 달러 규모의 합산 기업가치를 확보했고, 4월 1일에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상장 예비 신청서를 비공개 제출했다고 보도됐다. 목표 기업가치는 1조 5000억1조 7500억 달러, 조달 규모는 400억800억 달러로, 역사상 최대 규모의 IPO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6월 상장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테크크런치는 이번 거래가 IPO를 앞두고 스페이스X의 가치를 높이려는 전략과 무관하지 않다고 분석했다. AI 코딩 시장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플랫폼을 산하에 두거나, 협력 관계만으로도 AI 역량을 과시하는 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장애물도 있다. 이번 딜은 스페이스X가 상당한 재무적 부담을 안고 있는 상황에서 나왔다. xAI와 소셜미디어 X 인수 이후 현금 흐름이 타이트하다는 분석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으며, 스페이스X 측은 100억~600억 달러 지급이 주식으로도 가능한지 여부를 밝히지 않았다.

커서의 ‘어색한 딜레마’

커서는 현재 앤트로픽의 클로드 모델과 오픈AI의 GPT 모델에 접근권을 구매해 사용자에게 재판매하는 구조로 운영된다. 그런데 클로드 코드와 코덱스는 각각 앤트로픽과 오픈AI가 개발한 AI 코딩 도구로, 커서의 직접 경쟁자이기도 하다. 경쟁사의 모델에 의존하며 그 경쟁사와 싸우는 구조가 지속되기 어렵다는 점에서, 이번 스페이스X 파트너십이 독자 모델 확보를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xAI 역시 자체 프론티어 모델을 보유했지만, 아직 앤트로픽·오픈AI의 최상위 모델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는다.AI 코딩 시장의 경쟁 구도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바이브코딩 지형도를 참고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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