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드 사이언스’에 맞불… 오픈소스 과학 AI ‘오픈사이언스’ 공개


AI가 사람 대신 과학 연구를 수행하는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 논문을 읽어 가설을 세우고, 코드를 짜서 실험을 돌리고, 전문 데이터베이스를 뒤져 결과를 정리하는 ‘AI 연구 워크벤치’가 잇따라 등장하면서다. 그런데 이 강력한 도구를 누가 소유하느냐를 두고, 출시 며칠 만에 정면충돌이 벌어졌다.

'클로드 사이언스'에 맞불… 오픈소스 과학 AI '오픈사이언스' 공개

포문은 앤트로픽(Anthropic)이 열었다. 이 회사는 6월 말 과학자용 연구 워크벤치 ‘클로드 사이언스(Claude Science)‘를 베타로 선보였다. 총괄 에이전트가 유전체학·단일세포·단백질체학·구조생물학·케미인포매틱스 등에 맞춰진 60여 개의 스킬과 커넥터를 지휘하고, 필요하면 다른 전문 에이전트를 불러 쓰는 구조다. 별도의 ‘리뷰어 에이전트’가 인용과 계산을 검증해 오류를 잡아내고, 모든 결과물에는 그것을 만들어낸 코드와 실행 환경, 전체 대화 이력이 따라붙어 언제든 재현·검증할 수 있다. 연구용 고성능 컴퓨팅(HPC) 클러스터나 온디맨드 컴퓨팅(모달)에도 연결된다. 재현성과 감사(監査) 가능성을 앞세운, 상당히 정교한 도구다.

문제는 그 문이 닫혀 있다는 점이다. 클로드 사이언스는 앤트로픽의 클로드 모델로만 돌아가고, 구독제로 묶여 있으며, 사용량 제한(스로틀링)까지 걸린다. 어떤 모델을 쓸지, 누가 접근할지, 어떤 연구를 ‘돌려도 되는지’를 결국 한 회사가 정하는 셈이다.

“발견의 도구를 한 회사가 소유해선 안 된다”

여기에 스타트업 신테틱 사이언시스(Synthetic Sciences)가 곧바로 맞불을 놨다. 사내에서 매일 쓰던 AI 연구 워크벤치 ‘오픈사이언스(OpenScience)‘를 깃허브에 오픈소스(아파치 2.0)로 공개한 것이다. 회사가 내건 논리는 단순하다. 진리를 찾는 도구가 열어볼 수도, 다른 곳으로 옮길 수도, 스스로 통제할 수도 없는 것이어선 안 된다는 것. 발견의 도구를 한 회사가 독점하거나 그 접근 권한을 좌우해선 안 된다는 문제의식이다.

차이는 ‘개방성’에서 갈린다. 클로드 사이언스가 클로드 전용인 반면, 오픈사이언스는 클로드는 물론 GPT·제미나이·GLM·키미(Kimi)·딥시크(DeepSeek), 심지어 자체 파인튜닝한 모델까지 설정 플래그 하나로 갈아 끼울 수 있다. 머신러닝·전산생물학·케미인포매틱스를 아우르는 250여 개의 연구 스킬을 기본 제공하는데, 클로드 사이언스의 스킬과 달리 모두 읽고 고치고 확장할 수 있다. 유니프롯(UniProt)·PDB·ChEMBL·아카이브(arXiv) 등 30여 개 과학 데이터베이스도 에이전트가 직접 쓰는 도구로 붙는다.

무엇보다 오픈사이언스는 사용자의 인프라 위에서 돌아가 데이터가 밖으로 나가지 않고, 실행 도중 사용량을 끊는 스로틀링도 없다. “한번 시작한 작업은 당신이 시작했기 때문에 끝까지 돌아간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여러 에이전트가 하나의 공유 연구 그래프 위에서 협업하도록 돕는 ‘아틀라스(Atlas)’ 연동도 지원한다. 요컨대 클로드 사이언스가 ‘재현성과 감사’를 내세운다면, 오픈사이언스는 ‘통제권과 개방’을 앞세운 셈이다.

‘AI 과학자’ 붐, 그리고 개방이라는 변수

AI에게 과학 연구 자체를 맡기려는 시도는 이미 뜨거운 격전지다. 구글 딥마인드에서 분사한 아이소모픽 랩스(Isomorphic Labs)는 AI 신약 설계로 21억 달러를 유치했고, ‘과학 초지능’을 표방하는 릴라 사이언스(Lila Sciences)아스테로모프(Asteromorph)도 잇따라 대형 투자를 받았다. AI가 AI를 연구하게 만드는 미렌딜(Mirendil), AI 네이티브 실험실 플랫폼 사이스팟(Scispot)까지 접근법도 제각각이다.

이 경쟁 속에서 오픈사이언스가 던진 화두는 ‘누가 그 도구를 소유하는가’다. 파운데이션 모델 시장에서 오픈소스가 폐쇄형의 강력한 대안으로 자리 잡았듯, 과학 연구 도구에서도 같은 균열이 벌어질지가 관전 포인트다.

AI가 과학을 바꾸는 흐름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여기를 참고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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