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 AI 스타트업 놈AI, 1억2천만 달러 유치…유니콘 등극


규제 산업을 겨냥한 법률 AI 시장이 뜨겁다. 하비(Harvey), 레고라(Legora) 등 AI 기반 법률 서비스 스타트업들이 잇따라 대형 투자를 유치하며 몸집을 키우는 가운데, 로펌 자체를 AI 네이티브로 재설계하는 이른바 ‘뉴모드(NewMod)’ 로펌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기존 로펌의 시간당 과금 대신 AI 에이전트가 업무 상당 부분을 처리하고 성과를 기준으로 요금을 매기는 방식이다. 규제 산업 특성상 신뢰 확보가 가장 큰 과제로 꼽히는 가운데, 이 흐름의 선두주자로 꼽히는 곳이 놈AI(Norm Ai)다.

법률 AI 스타트업 놈AI, 1억2천만 달러 유치…유니콘 등극

놈AI는 변호사와 AI 엔지니어를 한 팀으로 묶어 법률을 AI 에이전트에 직접 심는 ‘에이전틱 로(agentic law)’를 구축하는 회사다. 자체 플랫폼에서 만든 AI 에이전트는 계열 로펌 노름 로(Norm Law, LLP)를 통해 고객에게 외부 자문(outside counsel) 서비스로 제공되며, 노름 로 소속 시니어 변호사들이 에이전트를 감수·교정·개선하는 구조다. 노름 로가 놈AI의 에이전틱 로 기술 위에서 네이티브로 작동하고 시간이 아닌 성과를 기준으로 가격을 매기기 때문에, AI가 만들어낸 효율화 효과가 고객에게 직접 돌아간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토큰 사용량에 수익이 연동되는 모델 제공업체나 청구 시간에 수익이 연동되는 전통 로펌과는 다른 유인 구조라는 것이다.

놈AI는 ‘리걸 엔지니어(Legal Engineer)’로 훈련된 변호사 35명 이상을 통해 법률 워크플로를 대형언어모델(LLM) 기반 AI 에이전트로 바꾸는 ‘리걸 엔지니어링’ 방법론을 축적해왔다. 30조 달러 이상의 자산을 운용하는 기관 고객들이 놈AI를 사내 법무팀에 직접 도입해 쓰고 있고, 최근에는 기업이 배치한 다른 AI 에이전트가 고위험 업무에서 규정대로 작동하는지 감독하는 ‘감독형 에이전트’로도 활용 폭을 넓히고 있다.

창업자 존 네이는 AI와 법률의 교차점을 10년 넘게 연구해온 인물이다. 밴더빌트대에서 미국 국립과학재단(NSF)과 해군연구소(ONR) 지원을 받아 AI를 연구했고, 이후 뉴욕대(NYU) 로스쿨 최초의 AI 강의를 개설하는 등 뉴욕대·하버드대·스탠퍼드대에서 연구와 강의를 이어갔다. 스탠퍼드 법률정보학센터(CodeX) 펠로우이기도 하다. 놈AI 창업 전에는 AI 기반 투자 플랫폼 브루클린 AI(Brooklyn Artificial Intelligence)를 세워 SEC 등록 투자자문사 자회사를 통해 수십억 달러 규모 자산을 운용했고, 이 회사는 1조3천억 달러 규모 자산운용사 TIAA 누빈(TIAA Nuveen)에 인수된 바 있다.

놈AI는 코슬라벤처스(Khosla Ventures)가 주도한 1억2천만 달러 규모 시리즈C 투자를 유치했다고 7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번 라운드에서 기업가치는 12억 달러로 책정돼 유니콘 반열에 올랐다. 코슬라벤처스는 오픈AI(OpenAI)에 가장 먼저 기관 투자한 곳으로 꼽힌다. 블랙스톤(Blackstone), 베인캐피탈벤처스(Bain Capital Ventures), 크래프트벤처스(Craft Ventures), 코튜(Coatue), 뱅가드(Vanguard), 뉴욕라이프(New York Life), TIAA와 함께 토니 제임스 전 블랙스톤 회장 겸 최고운영책임자(COO), 제프 해미스 전 커클랜드앤엘리스(Kirkland & Ellis) 회장, 로펌 펜윅(Fenwick LLP)도 이번 라운드에 참여했다. 금융·법조·벤처캐피탈이 한데 모인 이례적인 투자자 구성이라는 평가다. 설립 3년이 채 되지 않은 놈AI는 이번 라운드로 누적 조달액 2억6천만 달러를 넘겼다.

놈AI는 지난해 11월에도 블랙스톤으로부터 5천만 달러를 추가 투자받으며 노름 로를 출범시킨 바 있다. 법률 AI 기술 기업과 로펌이라는 두 축을 함께 운영하는 현재 구조도 이때 자리 잡았다.

놈AI 창업자 겸 CEO 존 네이는 AI 역량이 빠르게 발전하는 지금 가장 큰 기회는 AI와, 인간의 가치를 가장 정당하게 담아낸 법률 사이의 인터페이스를 만드는 것이라며, 법률 서비스는 고객과 정렬시키고 AI는 인간의 가치와 정렬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사미르 카울 코슬라벤처스 매니징 디렉터는 제도권의 신뢰를 얻기 전까지 AI는 규제 산업을 바꿀 수 없고 이 시장에서 신뢰를 얻는 일이 가장 어렵다며, 가장 까다로운 법률 서비스 구매자들이 이미 놈AI에 의존하고 있고 존 네이가 기관 규모의 AI 네이티브 법률 서비스로 가는 유일하게 신뢰할 수 있는 길을 만들었다고 판단해 이번 라운드를 주도했다고 말했다. 블랙스톤에서 법률 AI 업무를 이끄는 커트 쇼비에르는 놈AI가 근본적으로 다른 운영 모델과 가격 구조로 프리미엄 법률 서비스를 제공한다며, AI를 통한 속도·품질·효율성 개선을 고객과 나누도록 설계됐고 관련 자문 분야와 시니어 변호사를 계속 늘려가고 있다고 전했다. 베인캐피탈벤처스의 맷 해리스 파트너는 투자운용업계가 고객을 위해 만들어진 로펌을 필요로 해왔다며, 놈AI는 이를 이미 입증했고 베인캐피탈 내부 규제 워크플로에는 놈AI를 거래에는 노름 로를 함께 활용하며 직접 효과를 확인했다고 전했다.

이번 시리즈C 자금은 채용 확대, 자문 분야 확장, 규제 산업에 배치된 기업용 AI 에이전트를 감독하는 감독형 에이전트 고도화에 쓰일 예정이다.

법률 AI 시장에는 놈AI 외에도 여러 스타트업이 각축을 벌이고 있다. 하비(Harvey)는 로펌과 기업 법무팀을 겨냥한 생성형 AI 법률 어시스턴트로 업계 선두권을 다투고 있고, 스웨덴 출신 레고라(Legora)도 유럽과 미국 로펌을 대상으로 AI 협업 플랫폼을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계약 검토 AI를 내세운 리걸온 테크놀로지스(LegalOn Technologies), 법무팀 업무 자동화 플랫폼 워드스미스(Wordsmith) 등도 각자 영역에서 투자를 유치하며 성장하고 있다. 다만 놈AI는 소프트웨어만 판매하는 이들과 달리 자체 로펌을 통해 법률 서비스를 직접 제공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는 평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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