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 개발을 공장처럼 — 팩토리, 시리즈C 1억 5천만 달러로 유니콘 등극


소프트웨어 개발 조직에는 늘 같은 딜레마가 있다. 능력 있는 엔지니어들이 새로운 기능을 만드는 데 집중해야 할 시간의 상당 부분을 테스트 작성, 코드 리뷰, 레거시 마이그레이션 같은 반복적이고 소모적인 작업에 쏟아야 한다는 것이다. AI가 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면?

factory ai logo - 와우테일

팩토리(Factory)는 그 질문에서 출발한 회사다. 소프트웨어 개발 전 단계를 자율 AI 에이전트로 처리한다는 비전 아래 ‘드로이드(Droid)’라 부르는 에이전트 플랫폼을 만들어왔다. 드로이드는 코드 리뷰, 테스트 생성, 문서 작성, 버그 수정, 레거시 마이그레이션 등 엔지니어링 조직의 실무 전반을 처리한다. 특정 IDE나 언어 모델에 종속되지 않고 CLI·IDE·슬랙·브라우저 등 어떤 환경에서도 동작한다는 게 핵심 설계 원칙이다.

팩토리를 만든 건 프린스턴 동문인 마탄 그린버그(Matan Grinberg)와 에노 레예스(Eno Reyes)다. CEO를 맡은 그린버그는 원래 UC 버클리 물리학 박사과정생이었다. 양자장론과 끈이론을 연구하던 그는 어느 순간 스스로에게 물었다. “어렵다는 이유만으로 물리학을 하고 있는 건 아닐까.” 그 질문이 그를 AI의 세계로 이끌었다. CTO인 레예스는 프린스턴에서 딥러닝 논문을 쓰고 허깅페이스(Hugging Face)와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에서 머신러닝 엔지니어로 일했다.

두 사람은 샌프란시스코 해커톤에서 처음 마주쳤다. 프린스턴 시절 공통 지인이 수두룩했음에도 얼굴을 본 건 그때가 처음이었다. 그린버그는 당시를 “지적인 첫눈에 반한 순간”이라고 표현했다. 다음날 커피 한 잔을 마시며 창업을 결심했고, 세쿼이아 캐피탈(Sequoia Capital) 파트너인 숀 매과이어(Shaun Maguire)에게 이메일을 보냈다. 매과이어 역시 칼텍(Caltech) 출신 물리학 박사였다. 공통의 학문적 배경이 통했다. 매과이어는 그린버그에게 박사과정을 접고 창업에 전념하라고 권했고, 그린버그가 중퇴 사실을 스크린샷으로 보내자 다음날 바로 세쿼이아 미팅이 잡혔다. 팩토리가 시드 투자를 받은 건 그렇게였다.

창업 3년 만인 2026년 4월, 팩토리는 시리즈C 1억 5천만 달러 투자유치를 발표했다. 라운드를 이끈 건 코슬라벤처스(Khosla Ventures)로, 세쿼이아 캐피탈, 블랙스톤(Blackstone), 인사이트파트너스(Insight Partners), 에반틱 캐피탈(Evantic Capital), 20VC, NEA, 맨티스 VC(Mantis VC) 등이 함께했다. 코슬라벤처스의 키스 라보이스(Keith Rabois) 상무이사가 이사회에 합류했다. 이번 라운드로 기업가치는 15억 달러를 기록하며 유니콘 반열에 올랐다.

투자 이력을 보면 성장 속도가 한눈에 들어온다. 2024년 6월 세쿼이아 주도로 시리즈A 1500만 달러(기업가치 1억 2천만 달러)를 유치했고, 2025년 9월 NEA 주도의 시리즈B 5천만 달러로 3억 달러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이번 시리즈C에서는 그 5배인 15억 달러로 뛰었다. 지난 6개월간 매월 매출이 두 배씩 성장하고 있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팩토리의 핵심 경쟁력은 모델 독립성이다. 앤트로픽(Anthropic)의 클로드(Claude), 딥시크(DeepSeek) 등 어떤 기반 모델과도 연동 가능하며, 고객은 작업 성격에 따라 모델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코드 리뷰처럼 빠른 처리가 필요한 작업에는 경량 모델을, 복잡한 아키텍처 설계에는 고성능 추론 모델을 쓰는 식이다. 이 유연성이 엔터프라이즈 시장에서 먹히고 있다. 엔비디아(Nvidia), 어도비(Adobe), EY, 팔로알토 네트웍스(Palo Alto Networks), 어다이언(Adyen), 모건 스탠리(Morgan Stanley) 등 대형 기업 수십만 명의 개발자가 드로이드를 일상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플랫폼도 단계적으로 확장해왔다. 장기간에 걸친 복합적인 작업을 에이전트에게 위임할 수 있는 ‘미션(Missions)’ 기능을 추가했고, 로컬 머신에서 시스템 전반에 접근할 수 있는 ‘팩토리 데스크톱(Factory Desktop)’도 내놓았다. 주요 소프트웨어 개발 에이전트 벤치마크에서는 1위를 유지하고 있다. 그린버그는 이번 투자금을 모델 라우팅 최적화, 상시 가동 에이전트, 엔터프라이즈급 거버넌스 강화, 에이전트 효과 측정 체계 구축에 집중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치열한 경쟁 지형

팩토리가 공략하는 AI 코딩 에이전트 시장은 이미 전쟁터다. 코그니션(Cognition)이 개발한 데빈(Devin)은 이 시장에 에이전틱 코딩의 가능성을 처음 각인시킨 주자다. 2025년 9월 102억 달러 기업가치에 4억 달러를 조달했고, 같은 해 7월에는 오픈AI 인수전이 무산된 윈드서프(Windsurf)를 인수해 몸집을 키웠다. 커서(Cursor)는 AI 코드 에디터 시장의 절대강자다. 2025년 11월 293억 달러 기업가치에 23억 달러 시리즈D를 마감했고, ARR은 20억 달러를 넘어섰다. 빅테크 쪽에서는 앤트로픽의 클로드 코드(Claude Code), 오픈AI의 코덱스(Codex), 깃허브 코파일럿(GitHub Copilot)을 앞세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제미나이 코드 어시스트(Google Gemini Code Assist)가 각축을 벌이고 있다.

팩토리가 이들과 차별화하는 지점은 ‘엔터프라이즈 현실에 맞춘 에이전트’라는 철학이다. 그린버그는 소프트웨어 개발 에이전트를 페라리에, 기업 환경을 1850년대 샌프란시스코 흙길에 비유한다. 아무리 뛰어난 에이전트도 문서화, 테스트 커버리지, CI/CD, 내부 도구 연동 등 기반이 갖춰져 있지 않으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팩토리는 에이전트 배포 이전에 이 ‘길을 포장하는’ 과정을 고객과 함께 해결하는 데 집중한다. AI 코딩 에이전트 시장 전반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와우테일 바이브코딩 지형도를 참고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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