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밤새 전화 받고 예약까지… 홈서비스 에이전트 아보카, 1.25억 달러 유치해 유니콘 등극


미국에서 냉난방·배관·전기공사 업체를 운영한다는 건 꽤 고된 일이다. 냉난방 공조(HVAC, Heating·Ventilation·Air Conditioning) 업체를 예로 들면, 여름 성수기 전화는 하루에도 수십 통씩 쏟아지는데 기사들은 모두 현장에 나가 있고 사무실엔 상담원 두세 명뿐이다. 낮이 지나면 전화는 고스란히 보이스메일로 넘어간다. 그렇게 수만 달러짜리 설치 계약이 경쟁사로 넘어간다.

avoca founders - 와우테일

아보카(Avoca)는 이 문제를 AI로 풀겠다는 스타트업이다. 냉난방·배관·전기공사·해충 방제·자동차 수리 등 홈서비스 업체에 특화된 AI 에이전트를 개발해 전화 응대·예약·견적 추적·마케팅 캠페인을 자동화한다. 창업 3년 만에 기업가치 10억 달러를 찍으며 유니콘에 올랐다. 시드부터 시리즈B까지 누적 1억2500만 달러 이상을 조달했다고 4월 27일 밝혔다. 시리즈B는 메리텍(Meritech)과 제너럴 캐털리스트(General Catalyst)가 주도했고, 시리즈A는 클라이너 퍼킨스(Kleiner Perkins)가 이끌었다. 앰플리파이 파트너스(Amplify Partners), 넥서스 벤처 파트너스(Nexus Venture Partners), Y컴비네이터(Y Combinator)도 주요 투자자로 이름을 올렸다.

MIT 포커 게임에서 시작된 창업

공동창업자 타이슨 첸(Tyson Chen)아푸르바 슈리바스타바(Apurva Shrivastava)는 MIT 포커 게임에서 처음 만났다. 둘 다 컴퓨터공학 전공이다. 타이슨은 졸업 후 BCG에서 F500 기업 AI 전략을 2년간 컨설팅했고, 이후 자율주행 화물 배달 스타트업 누로(Nuro)에서 얼리 PM으로 3년을 보냈다. 어릴 적엔 어머니가 운영하는 동네 침술원의 전화와 예약을 도맡았다. 아푸르바는 Apple에서 Siri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을 했고, 로우코드 플랫폼 레툴(Retool)에서 대형 고객사를 담당했다. MIT 재학 중엔 NLP 기반 앱을 만들어 인도 정부와 파트너십을 맺고 MIT 10만 달러 창업경진대회 파이널리스트에 올랐다. 미시간에서 부모님 가게 고객 응대를 도우며 중소사업자의 커뮤니케이션 고충을 몸으로 익혔다.

두 사람은 처음엔 레스토랑에 집중했다. 놓친 전화를 AI로 잡아주는 시스템을 구상하고 2023년 텍사스 레스토랑 컨퍼런스에 참가했다가, 달라스의 냉난방 업체 레스큐 에어(Rescue Air)를 우연히 만났다. “레스토랑이 전화 한 통을 놓치면 3040달러짜리 주문을 잃는 거지만, 냉난방 업체는 3만4만 달러짜리 설치 계약을 날리는 거다”는 타이슨의 말처럼 두 사람은 바로 홈서비스로 피벗했다. 레스큐 에어 현장에서 사흘을 보내며 제품을 다듬었고, 레스큐 에어의 소개로 첫 고객을 잡았다. 이 네트워크가 트레이드쇼와 컨퍼런스를 타고 지금의 800개 이상 고객사로 이어졌다.

전화 한 통이 3만 달러짜리 계약

아보카의 핵심 제품은 ‘AI CSR(고객서비스 담당자)’다. 인바운드 전화·채팅·SMS·이메일을 24시간 응대하고, 서비스타이탄(ServiceTitan)을 비롯한 현장 서비스 CRM에 직접 예약을 입력한다. 자정에 걸려 온 긴급 냉방 수리 전화도 놓치지 않는다.

아웃바운드 기능도 있다. 8개월 전 상담만 받고 성사되지 않은 1만5000달러짜리 미체결 견적서를 자동으로 들춰 고객에게 연락하고, 기술자 여유 일정에 맞춰 타깃 마케팅 캠페인을 실시간으로 만들고 집행한다. 사람을 더 뽑지 않고도 숨어있는 매출을 끌어내는 구조다.

고객 반응도 뜨겁다. 1-800-GOT-JUNK?, 턴포인트(Turnpoint), 갓틀(Goettl) 같은 대형 홈서비스 업체들이 아보카를 쓰고 있다. H.L. 보우먼(H.L. Bowman)의 브라이언 엔더스(Bryan Enders) 대표는 업계에서 AI 얘기만 나오면 첫 번째로 나오는 이름이 아보카라고 했다. 실라 서비시스(Sila Services)의 키스 치솜(Keith Chisholm)은 성수기 폭주 수요를 아보카가 처리해주니 고객 경험도 올라갔다고 평가했다. 2025년 ARR은 1000만 달러를 넘겼고, 올해 플랫폼을 통한 예약 규모는 10억 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서비스타이탄, 넥스타(Nexstar), 클로버(Clover)와 파트너십을 맺고 있으며, 구글 로컬서비스 광고(Google LSA)와도 직접 연동된다.

화이트칼라 AI가 놓친 1조 달러 시장

투자자들은 아보카가 단순한 AI 콜센터 대체재가 아니라 새로운 카테고리를 만들고 있다고 본다. 메리텍의 앨릭스 클레이턴(Alex Clayton)은 아보카가 홈서비스 AI 음성 분야를 정의했다고 평가했다. 제너럴 캐털리스트의 베단트 수리(Vedant Suri)는 필수 비즈니스를 위한 AI 인력이라고 표현했다. 클라이너 퍼킨스의 리 마리 브래스웰(Leigh Marie Braswell) 파트너는 도구가 아니라 이 산업의 핵심 인프라처럼 느껴진다고 덧붙였다.

지금껏 AI 투자 대부분은 사무직 생산성(이메일·문서·슬라이드)에 쏠렸다. 1조 달러 이상 규모의 서비스 경제 프런트 오피스는 그동안 AI의 사각지대였다. 냉난방 산업 하나만 해도 2025년 기준 약 500억 달러 시장이며, 2032년까지 750억 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다.

동종 경쟁사들도 자금 확보 경쟁

홈서비스 AI 에이전트 시장엔 경쟁자들이 몰리고 있다. 영국 스타트업 엘리오스 AI(Elyos AI)가 블랙버드 벤처스 주도로 1300만 달러 시리즈A를 유치하며 같은 문제를 파고들고 있다. 현장 서비스 관리 소프트웨어 강자 서비스타이탄(ServiceTitan)은 자체 AI 음성 에이전트를 출시하며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고, 세임데이(Sameday)하우스콜 프로(Housecall Pro)도 AI 기반 콜 자동화 기능을 강화하는 추세다. AI 에이전트 시장 전반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여기를 참고하시길.

이번 투자금은 제품 고도화, 채용 확대, 현장 서비스 소프트웨어와의 통합 심화에 투입될 예정이다. 아보카는 홈서비스를 발판 삼아 이사·폐기물 수거·자동차 서비스·부동산 관리 분야로 버티컬을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뉴욕시에 본사를 두고 캘리포니아주 샌타바버라에 추가 오피스를 운영 중이다.

기사 공유하기

답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