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학습 인프라 프라임인텔렉트, 1.3억 달러 유치…유니콘 등극


지금까지 최상위 AI 모델을 직접 학습시킬 수 있는 곳은 소수의 프런티어 연구소뿐이었다. 그런데 강화학습(RL)이 이 구도를 바꾸고 있다. 기업이 자사 제품과 업무 흐름에 맞춰 모델을 직접 최적화하고, 실제 서비스 환경에서 계속 개선되는 에이전트를 만들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문제는 인프라다. 이런 학습 루프를 굴리는 기술은 그동안 대형 AI 랩 내부에만 있었고, 대부분 기업은 이를 직접 조립할 역량이 없다.

AI 학습 인프라 프라임인텔렉트, 1.3억 달러 유치…유니콘 등극

이 틈을 공략한 곳이 미국 AI 인프라 기업 프라임인텔렉트(Prime Intellect)다. 프라임인텔렉트는 자사가 프런티어급 오픈 모델을 직접 학습시키는 데 쓰는 것과 동일한 스택을 고객에게 그대로 제공한다. 컴퓨트, 대규모 강화학습, 환경(environments), 샌드박스, 평가(evals), 배포까지 모델 학습·운영의 전 과정을 아우르는 이른바 ‘오픈 초지능 스택(Open Superintelligence Stack)’이다. 마켓플레이스 형태로 설계돼 고객이 전체를 통째로 쓰는 대신 필요한 도구만 골라 쓸 수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창업 1년도 안 돼 6천 개 이상의 고객사를 확보했고, 연환산 매출(ARR)은 1억 달러를 넘어섰다. 핀테크 기업 램프(Ramp)는 프라임인텔렉트의 포스트트레이닝 스택으로 350억 매개변수 모델을 학습시켜, 스프레드시트 검색 작업에서 앤트로픽의 오퍼스(Opus)를 정확도로 앞서면서도 하이쿠(Haiku)보다 훨씬 저렴하고 27% 빠른 결과를 냈다. 램프의 카림 아티예(Karim Atiyeh) 공동 CEO는 “더 나은 프런티어 모델이 나오길 기다리는 대신, 우리에게 중요한 업무를 위해 직접 모델을 학습시켰다”고 말했다.

프라임인텔렉트는 2024년 빈센트 바이서(Vincent Weisser) CEO와 요하네스 하게만(Johannes Hagemann) CTO가 공동창업했다. 바이서는 과학 연구 공동체 프로젝트 바이탈DAO(VitaDAO) 등에서 AI 생태계를 이끈 경험이 있고, 하게만은 독일 AI 기업 알레프알파(Aleph Alpha) 출신으로 대규모 파운데이션 모델 학습에 전문성을 갖췄다.

프라임인텔렉트는 래디컬벤처스(Radical Ventures) 주도로 1억3천만 달러 규모 시리즈A를 유치했다고 8일 발표했다. 엔비디아벤처스(NVIDIA Ventures), 인텔캐피털(Intel Capital), 델테크놀로지스캐피털(Dell Technologies Capital)과 기존 투자자들이 함께 참여했으며, 오픈AI 출신 존 슐먼(John Schulman·씽킹머신스), 박스(Box) 창업자 애런 레비(Aaron Levie), 클라우드플레어(Cloudflare) CEO 매튜 프린스(Matthew Prince) 등 프런티어 기업을 이끄는 다수의 엔젤투자자도 참여했다. 이번 라운드로 누적 투자액은 1억5천만 달러를 넘었고, 기업가치는 10억 달러로 평가받아 창업 2년 만에 유니콘 반열에 올랐다.

프라임인텔렉트가 강조하는 배경에는 폐쇄형 프런티어 모델에 대한 기업들의 불신도 있다. 자사의 민감한 데이터를 오픈AI(OpenAI)나 앤트로픽(Anthropic) 같은 외부 랩에 맡기고 싶지 않다는 우려, 그리고 앤트로픽이 지난달 자사 최상위 모델에 대한 접근을 예고 없이 전 세계적으로 차단했던 사례처럼 언제든 서비스가 끊길 수 있다는 불안감이 겹친다. 바이서 CEO는 “AI 모델을 학습시키는 능력이 샌프란시스코의 몇몇 괴짜들만의 것이어서는 안 된다”며 “모든 기업, 모든 국가가 가질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오픈소스 기반으로 AI 학습 인프라를 제공하는 경쟁사도 여럿이다. 투게더AI(Together AI)는 오픈소스 모델을 위한 GPU 클라우드와 추론 서비스에 무게를 두고 있어 상대적으로 클라우드 사업자에 가깝다. 블록체인 기반 탈중앙화 학습 네트워크를 표방하는 겐신(Gensyn)과 오픈소스 LLM·탈중앙화 학습 플랫폼 ‘사이키(Psyche)’를 운영하는 노스리서치(Nous Research)도 비슷한 문제를 다른 방식으로 풀고 있다. 프라임인텔렉트는 컴퓨트 조달부터 RL, 환경, 평가, 배포까지 하나의 마켓플레이스로 묶어 제공한다는 점에서, 조각조각 흩어진 도구를 직접 조합해야 하는 경쟁 서비스와 차별화를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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