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패널 까는 건설 로봇 ‘그릿’, 3,240만 달러 투자유치하며 출범


거의 모든 산업이 자동화의 수혜를 누렸지만, 야외 건설 현장만은 예외였다. 진흙탕과 변덕스러운 날씨, 시시각각 바뀌는 지형과 물류 탓에 자동화가 유독 어려웠던 탓이다. 그 결과 건설업 생산성은 오히려 46% 뒷걸음쳤고, 미국에서는 2031년까지 건설 인력의 41% 이상이 은퇴할 것으로 전망되며 인력난이 심화하고 있다.

태양광 패널 까는 건설 로봇 '그릿', 3,240만 달러 투자유치하며 출범

이 난제를 정면으로 겨냥한 곳이 미국의 물리 AI(Physical AI) 스타트업 그릿(Gritt)이다. 로봇을 새로 만들어 기존 장비를 대체하는 대신, 스키드로더·지게차처럼 건설 현장에 이미 있는 장비에 로봇 팔과 AI를 ‘부착’하는 방식을 택했다. 작업자들이 이미 소유하고 정비할 줄 아는 검증된 하드웨어에 그릿의 시스템을 얹어, 밀리미터 단위 정밀도로 자재를 집고 옮기고 조립하게 하는 것이다. 매 현장에서 빠르게 학습해, 처음엔 몇 달 걸리던 작업 훈련이 이제는 며칠이면 끝난다.

대규모 건설 현장 곳곳에 배치돼 완료된 작업·자재 이동·현장 상태를 실시간으로 수집·처리하고, 이 데이터로 현장 감독의 의사결정까지 돕는다. 이미 미국 10대 건설사가 그릿의 로봇을 쓰고 있는데, 대형 태양광 발전소 건설이 첫 무대다. 지금까지 수만 장의 태양광 패널을 파손율 제로로 자율 설치했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CEO 겸 공동창업자 푸니트 푸리(Puneet Puri)는 카네기멜런대 로보틱스연구소 출신 로봇공학자로, 앞서 풍력 터빈 같은 에너지 인프라를 점검하는 자율주행 드론 기술을 개척했다. 스탠퍼드 경영대학원(GSB)도 거쳤다. 최고기술책임자(CTO) 겸 공동창업자 비샬 두가르(Vishal Dugar)와 함께 그릿을 세웠으며, 창업팀은 카네기멜런·스탠퍼드·MIT 출신 로보틱스·AI 전문가들로 꾸려졌다.

그릿은 프리시드와 시리즈A를 합쳐 총 3,240만 달러를 유치하며 스텔스에서 벗어났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2,600만 달러 규모 시리즈A는 오비어스벤처스(Obvious Ventures)가 주도하고 유니온스퀘어벤처스(Union Square Ventures)·액티브임팩트인베스트먼츠(Active Impact Investments)가 참여했으며, 기존 투자자인 퍼스트라운드캐피털(First Round Capital)·클라이맥틱(Climactic)·컨그루언트벤처스(Congruent Ventures)·VSC벤처스도 함께했다.

CEO 푸리는 “모든 산업이 자동화를 받아들였지만 야외 건설 현장은 험한 지형과 변덕스러운 날씨에 그대로 노출돼 있다. 건설 현장에 진흙을 덜 묻히라거나 눈을 그만 내리라고 할 수는 없지 않나”라며 “그릿의 물리 AI는 바로 이런 비정형 야외 환경에서 작동하도록 설계됐고, 태양광 어레이·데이터센터·교량·도로를 더 빠르게 지을 수 있게 돕는다”고 말했다. 오비어스벤처스의 앤드루 비비(Andrew Beebe) 매니징디렉터는 “그릿은 세계에서 가장 험한 건설 현장에 물리 AI를 가져오고 있다. 현장에 배치될 때마다 시스템이 더 똑똑해지는 플라이휠이 돌아가는데, 이는 외부에서 복제하기 어려운 복리형 우위”라고 평가했다.

태양광·건설 현장 로봇, 물리 AI의 새 격전지

야외 인프라 건설 현장을 겨냥한 물리 AI 로봇 경쟁도 달아오르고 있다. 가장 가까운 경쟁자는 로보포스(RoboForce)로, 태양광 발전소·데이터센터·광업 현장에 플래그십 로봇 ‘타이탄(Titan)’을 배치하며 5,200만 달러를 유치해 누적 6,700만 달러를 모았다. 다만 로보포스가 자체 로봇을 배치하는 방식이라면, 그릿은 현장에 이미 있는 장비에 부착하는 방식으로 도입 문턱을 낮췄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산업 현장 전반으로 넓히면 제조 현장에 범용 로봇을 투입하는 월든로보틱스(Walden Robotics) 등도 같은 물리 AI 흐름에 있다. 피지컬 AI·로봇 산업 지형 전반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여기를 참고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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