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은행에 달러 결제망 연결 ‘아우구스투스’, 1억8천만 달러 유치


미국 밖의 은행이나 핀테크가 고객에게 달러 계좌와 송금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미국 은행과 관계를 맺어야 한다. 직접 미국 결제망에 참여하기 어려워 코레스은행과 중개 핀테크를 여러 단계 거치는 경우가 많다. 이 과정에서 거래 처리가 늦어지고 비용이 늘어나며, 중간 사업자가 거래를 중단하면 서비스 전체가 영향을 받기도 한다.

Augutus logo - 와우테일

아우구스투스(Augustus)는 해외 금융기관이 미국 달러 계좌와 결제망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B2B 은행 인프라를 구축한다. 회사가 ‘글로벌 달러은행(Global Dollar Bank)’을 표방하지만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영업하는 인터넷은행은 아니다. 주요 고객은 중남미·동남아시아·중동·아프리카의 은행과 핀테크, 디지털지갑, 결제회사, 디지털자산 사업자다.

고객사는 아우구스투스의 API를 자사 서비스에 연결해 운영계좌와 FBO 계좌, 고객 이름이 표시되는 가상계좌를 만들 수 있다. 이후 SWIFT와 ACH, SEPA, 스테이블코인을 통해 자사 자금이나 고객 자금을 주고받는다. 해외 핀테크가 직접 미국 은행이 되지 않고도 고객에게 달러 계좌와 송금 기능을 제공하는 구조다.

아우구스투스는 이미 암호화폐 거래소 크라켄을 비롯한 고객사를 위해 수십억 달러 규모의 거래를 처리하고 있다. 자체 코어뱅킹 플랫폼 ‘마블(Marble)’은 계좌 원장과 거래 처리, 컴플라이언스 등 은행 백오피스를 운영하며 AI를 활용해 수작업을 줄인다. 회사는 이를 바탕으로 결제 시간을 단축하고 달러와 스테이블코인을 연중무휴 처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회사는 페르디난트 다비츠(Ferdinand Dabitz), 조슈아 베커(Joshua Becker), 시몬 비머(Simon Wimmer), 페터 리크(Peter Lieck)가 2022년 설립했다. 기존 코레스은행에 새로운 화면이나 API만 덧붙이는 대신 은행 라이선스와 코어뱅킹 시스템을 처음부터 함께 구축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아우구스투스는 2026년 5월 미국 통화감독청(OCC)으로부터 국립은행 설립에 대한 조건부 승인을 받았다. 2010년 이후 조건부 승인을 받은 여덟 번째 은행이다. 최종 인가 절차를 마치면 자체 은행 라이선스와 연방준비제도 결제망을 기반으로 중개은행 의존도를 낮출 수 있다. 다만 현재는 조건부 승인 단계인 만큼 회사가 표현하는 ‘직접 달러 접근’은 최종 인가와 영업 개시를 전제로 봐야 한다.

아우구스투스는 타이거글로벌이 주도한 1억8천만 달러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유치했다. 허밍버드와 QED를 비롯해 누뱅크의 다비드 벨레스, 램프의 카림 아티예, 서클의 숀 네빌, 딜의 알렉스 부아지즈 등 핀테크 창업자들이 참여했다. 기업가치는 10억 달러로 평가됐으며 누적 투자금은 2억1천만 달러로 늘었다.

아우구스투스는 투자금을 중남미·동남아시아·중동·아프리카의 은행과 핀테크 고객 확대, 마블의 기술 및 컴플라이언스 기능 강화에 사용할 계획이다.

달러 청산을 둘러싼 은행과 핀테크의 경쟁

아우구스투스가 진입하는 시장의 기존 강자는 BNY와 JP모건 같은 글로벌 코레스은행이다. BNY는 2,000개 이상의 코레스은행 관계를 통해 100여 개 시장에서 달러·유로·파운드 청산과 다중통화 계좌를 제공한다. 오랜 규제 경험과 세계적인 네트워크가 강점이지만 여러 시스템과 중개 관계를 거치기 때문에 신흥시장 핀테크가 빠르게 연동하기는 쉽지 않다.

신생 기업 중에서는 루츠 테크놀로지스(Roots Technologies)가 신흥시장 플랫폼을 위한 달러 청산과 가상계좌, 스테이블코인 기능을 제공한다. 루츠도 자체 코어와 원장을 개발했지만 OCC 인가 은행과 제휴해 연방준비제도 결제망에 접근한다. 아우구스투스는 제휴은행이 아니라 자체 국립은행 인가를 추진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메리디안(Meridian)은 은행과 디지털지갑, 결제사업자를 위한 ‘디지털 코레스은행’을 표방한다. 달러뿐 아니라 유로·싱가포르달러·필리핀페소 등 여러 통화의 청산과 스테이블코인 결제를 하나의 API로 제공한다. 필리핀 GCash와 RCBC를 통해 1분기에 10만 개 이상의 미국 계좌를 개설한 사례도 공개했다. 다만 메리디안 자체는 은행이 아닌 금융기술회사다.

콘듀잇(Conduit)은 8개 미국 제휴은행을 연결해 100여 개국의 핀테크에 달러 가상계좌와 FedNow·Fedwire·SWIFT·스테이블코인 결제망을 제공한다. 여러 은행으로 거래를 분산해 특정 제휴은행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 전략이다. 반면 아우구스투스는 하나의 자체 은행과 코어 시스템으로 계좌·청산·규제를 통합하려 한다.

결국 경쟁의 핵심은 API 기능 자체보다 누가 안정적인 은행 관계와 규제 체계, 충분한 유동성을 확보하느냐에 있다. 아우구스투스가 조건부 국립은행 승인을 최종 인가로 연결하고, 크라켄 외에 각 지역의 대형 은행과 핀테크를 고객으로 확보할 수 있는지가 기업가치 10억 달러를 입증할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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