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융합 커먼웰스퓨전시스템즈, 10억 달러 추가 유치


핵융합 스타트업 경쟁의 무게중심이 연구실에서 발전소 건설 현장으로 옮겨가고 있다. 초고온 플라스마를 안정적으로 가두는 과학적 난제에 더해, 거대한 장치를 실제로 제작하고 전력망과 연결할 자본과 공급망을 확보하는 능력이 중요해졌다.

핵융합 커먼웰스퓨전시스템즈, 10억 달러 추가 유치

커먼웰스퓨전시스템즈(Commonwealth Fusion Systems·CFS)는 핵융합 발전의 핵심 단계를 두 개의 프로젝트로 나눠 추진한다. 매사추세츠주에 건설 중인 ‘스파크(SPARC)’로 투입 에너지보다 많은 핵융합 에너지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 검증하고, 그 결과를 버지니아주의 상업용 발전소 ‘아크(ARC)’에 적용한다는 구상이다.

두 장치의 역할은 다르다. SPARC는 핵융합 반응의 순에너지 달성을 입증하는 실증 장치로 전력망에 전기를 판매하는 발전소가 아니다. ARC는 SPARC에서 확인한 물리학과 고온초전도 자석 기술을 바탕으로 실제 전력을 생산해 판매하는 첫 상업용 발전소다. CFS는 ARC가 2030년대 초 전력망에 전기를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MIT에서 분사한 고자기장 토카막 기업

CFS는 2018년 MIT 플라스마과학·핵융합센터에서 분사했다. 밥 멈가드(Bob Mumgaard)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를 비롯한 MIT 연구진은 도넛 모양 장치 안에 초고온 플라스마를 가두는 토카막 방식을 선택했다.

CFS의 차별점은 고온초전도 자석이다. 기존 토카막보다 훨씬 강한 자기장으로 플라스마를 가두면 장치의 크기를 줄이면서도 높은 핵융합 출력을 얻을 수 있다는 접근이다. 회사는 MIT와 함께 대형 고온초전도 자석을 개발·시험했고, 현재 SPARC의 지원 설비 가동과 본체 조립 마무리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10억 달러 추가 조달…누적 40억 달러

CFS는 10억 달러 규모의 추가 지분 투자를 유치했다고 발표했다. 핵융합 업계에서는 CFS가 2021년 유치한 18억 달러 시리즈B 이후 가장 큰 단일 투자 라운드다.

이번 투자로 CFS의 누적 조달액은 40억 달러가 됐다. 회사는 2025년에도 8억6,300만 달러 규모 시리즈B2 투자를 유치했다. CFS는 누적 투자금 40억 달러가 지금까지 전 세계 민간 핵융합 업계가 조달한 자본의 약 30%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투자자 명단과 기업가치는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연기금과 국부펀드, 인프라 투자자, 산업 기업을 포함한 기관투자자 비중이 늘었다고 밝혔다. 초기 벤처투자 중심이던 핵융합 투자가 발전소 건설과 장기 전력 판매를 전제로 하는 인프라 금융 단계로 확장되고 있다는 의미다.

SPARC 조립과 ARC 발전소 개발 병행

CFS는 투자금을 SPARC 조립 완료와 ARC 개발에 투입한다. ARC는 버지니아주 체스터필드 카운티의 ‘폴라인 핵융합 발전소(Fall Line Fusion Power Station)’에 들어설 예정이다. 회사는 이미 미국 최대 도매전력시장인 PJM인터커넥션에 핵융합 기업 최초로 전력망 연결을 신청했다.

아직 SPARC가 순에너지를 입증하기 전이지만 CFS는 상업용 발전소의 부지와 전력 판매 계약을 동시에 준비하고 있다. 도미니언에너지(Dominion Energy)가 발전소 개발에 참여하고, 구글(Google)과 이탈리아 에너지 기업 에니(Eni)는 CFS에 투자하는 동시에 ARC가 생산할 전력의 절반 이상을 구매하는 전력구매계약을 체결했다. 에니의 계약 규모만 10억 달러를 넘는다.

과학 실증이 끝난 뒤 발전소 개발을 시작하는 순차 방식이 아니라, SPARC와 ARC를 병렬로 추진해 상용화 기간을 단축하겠다는 전략이다. 반대로 SPARC의 실증 일정이나 발전소 인허가와 전력망 연결이 늦어지면 이미 병행 중인 ARC 프로젝트의 부담도 커질 수 있다.

토카막·스텔러레이터·관성 핵융합 경쟁

민간 핵융합 시장은 플라스마를 가두고 에너지를 회수하는 방식에 따라 경쟁 구도가 갈린다. 헬리온(Helion)은 자기장을 이용해 플라스마를 충돌시키는 장치로, 증기터빈을 거치지 않고 전기를 직접 회수하는 방식을 개발한다. 2026년 6월 기업가치 155억 달러에 4억6,500만 달러를 유치했다.

프록시마퓨전(Proxima Fusion)테아에너지(Thea Energy)는 토카막과 달리 외부 자석만으로 플라스마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스텔러레이터 방식에 도전한다. 프록시마퓨전은 4억6,800만 달러를 유치했고, 테아에너지는 1억 달러 시리즈B 투자를 유치했다.

이너시아(Inertia)는 레이저로 연료 캡슐을 압축하는 관성 핵융합 방식을 상용화하며 4억5천만 달러 시리즈A 투자를 마감했다. CFS는 150기 이상 건설된 토카막의 축적된 연구를 활용하면서 고온초전도 자석으로 장치를 소형화하는 쪽에 승부를 걸었다. SPARC의 순에너지 달성과 ARC의 전력망 연결 속도가 40억 달러 투자의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핵융합과 차세대 원전, 지열, 전력망, 장주기 배터리 기업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2026 에너지 스타트업 지형도를 참고하시길.

기사 공유하기

답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