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라이프, AI 모델 라우팅 오픈라우터 70억 달러 인수 추진


요즘 개발자들은 모델을 하나만 쓰지 않는다. 코드를 맡길 때는 클로드를, 이미지를 읽힐 때는 제미나이를, 값싸게 대량으로 돌려야 할 때는 오픈소스 모델을 부른다. 그런데 모델마다 API 규격과 과금 체계가 달라서, 갈아탈 때마다 코드를 고쳐야 하고 어디에 돈이 얼마나 빠져나가는지도 따로 들여다봐야 한다.

스트라이프, AI 모델 라우팅 오픈라우터 70억 달러 인수 추진

오픈라우터는 그 번거로움을 없애주는 회사다. API 하나로 400개가 넘는 모델을 부를 수 있고, 작업 성격과 예산에 따라 어느 모델로 보낼지도 알아서 정해준다. 오픈AI와 앤트로픽, 구글, 메타의 모델이 모두 이 창구에 걸려 있다. 개발자 800만 명이 쓰고 있고 주간 처리량은 25조 토큰에 달한다.

석 달 전 13억, 지금 70억

블룸버그는 스트라이프가 오픈라우터를 70억 달러 이상에 사들이기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달 양측이 100억 달러 안팎을 놓고 협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두 회사 모두 이를 확인하지 않았다. 스트라이프는 루머나 추측에는 언급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냈고 오픈라우터도 답하지 않았다. 최종 가격이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는 만큼, 아직 공식 발표를 기다려야 하는 단계다.

눈길이 가는 대목은 가격이다. 오픈라우터는 불과 석 달 전인 5월에 캐피탈G 주도로 1억1,300만 달러 시리즈B를 유치하며 기업가치 13억 달러를 인정받았다. 당시까지 누적 조달액이 1억5천만 달러 남짓이었다. 70억 달러라면 석 달 만에 5.4배로 뛴 셈이다. 그 라운드에는 멘로벤처스와 엔비디아도 이름을 올렸다.

회사는 2023년 알렉스 아탈라와 크리스 클라크, 루이 비시가 뉴욕에서 창업했다. 아탈라는 NFT 마켓플레이스 오픈시의 창업팀 출신으로 CTO를 지냈다. 그는 최근 자사를 ‘AI의 스트라이프’라고 소개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정말 스트라이프가 사려 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빠져 있던 조각은 하나였다

이 거래를 결제 회사의 AI 진출로만 읽으면 절반밖에 보지 못한다. 최근 1년 스트라이프가 사들인 회사들을 순서대로 늘어놓으면 의도가 드러난다.

출발점은 지난해 12월 발표하고 올해 1월 마무리한 메트로놈 인수다. 약 10억 달러가 들었다. 메트로놈은 사용량에 따라 요금을 매기는 과금 플랫폼으로, 오픈AI와 앤트로픽, 데이터브릭스, 엔비디아가 토큰과 GPU 사용 시간을 계량해 청구서를 만드는 데 쓰고 있다. AI 회사들의 청구 계층을 통째로 손에 넣은 셈이다.

여기에 스테이블코인 인프라 브리지를 11억 달러에 인수하고, 지갑 기술 프리비와 결제 오케스트레이션 오럼을 차례로 붙였다. 패러다임과 함께 만든 결제 전용 블록체인 템포는 3월 메인넷을 열었고, 소프트웨어와 AI 에이전트가 스스로 대금을 치를 수 있는 프로토콜까지 담았다. 스트라이프가 5월 AI 에이전트가 거래의 주체가 되는 시대를 선언한 것도 같은 흐름이다.

청구는 메트로놈이, 정산은 브리지와 템포가, 에이전트 결제는 템포가 맡는 그림이 이미 완성돼 있었다. 남은 빈칸은 토큰이 실제로 소비되는 지점이었다. 모델 호출이 지나가는 관문을 쥐면 무엇에 얼마가 쓰이는지 원천에서 계량할 수 있고, 그 위에 청구와 정산을 얹을 수 있다. 오픈라우터가 바로 그 자리에 앉아 있다.

스트라이프는 지난 2월 1,590억 달러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고 연간 거래액은 1조9천억 달러에 이른다. 70억 달러는 이 회사가 지금까지 치른 인수 대금 중 가장 큰 액수가 된다.

오픈라우터가 팔릴 이유

파는 쪽에도 셈이 있다. 라우팅은 구조적으로 마진이 얇은 사업이다. 모델 제공사에 원가를 지불하고 그 위에 수수료를 얹는 방식이라, 규모가 커질수록 제공사와의 협상력이 수익을 좌우한다.

더 큰 변수는 오픈AI와 구글이 자사 모델 안에서 라우팅을 직접 처리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모델을 가진 쪽이 그 일을 대신하면 중간 계층은 존재 이유를 설명해야 하는 처지가 된다. 주간 25조 토큰이라는 물량을 쥐고 있는 지금이 협상에 가장 유리한 시점인 것도 사실이다.

같은 층을 노리는 회사들

모델 위에 한 겹을 얹으려는 시도는 여러 방향에서 나오고 있다.

추론을 더 싸고 빠르게 파는 쪽에는 파이어웍스AI그록이 있다. 특히 그록은 엔비디아와 200억 달러 규모 라이선스 계약을 맺은 뒤 칩 사업을 접고 추론 클라우드로 방향을 틀었고, 이달 3억5천만 달러 시리즈A로 다시 출발했다. 여러 모델을 중개하는 오픈라우터와 달리 이들은 자기 인프라에서 모델을 직접 돌린다.

결제 쪽에서는 AI 에이전트 결제 인프라 내추럴이 3천만 달러를 유치했다. 에이전트가 스스로 돈을 쓰는 구간을 노리는 회사들이 잇따라 등장하는 중인데, 스트라이프가 오픈라우터까지 품으면 이 시장의 진입 문턱은 한 단계 높아진다.

한편 AI 대형 기업들이 인프라 계층을 직접 사들이는 흐름도 이어지고 있다. 오픈AI는 최근 AI 프레젠테이션 스타트업 넥스트슬라이드를 인수했고, 스페이스X는 커서를 600억 달러에 사들였다. 모델을 가진 쪽은 응용을, 결제를 가진 쪽은 계량을 사 모으는 구도가 뚜렷해지고 있다.

추론 시장의 전체 구도는 여기를 참고하시길.

주요 AI 기업들의 투자 관계망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여기를 참고하시길.

이 기사는 영문기사로 발행되었습니다: Stripe in Talks to Buy AI Model Router OpenRouter for Over $7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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