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GPU 클라우드 베르다, 1.89억 달러 시리즈B 투자유치


몇 년 전까지 AI 인프라 확보는 조달의 문제였다. 팀들은 몇 달씩 협상해 고정된 환경을 받고, 배정받은 자원에 맞춰 작업을 짜맞췄다. 수요가 예측 가능하고 자원이 희소하던 시절엔 그걸로 충분했다.

핀란드 GPU 클라우드 베르다, 1.89억 달러 시리즈B 투자유치

지금은 다르다. 몇 달 전에 미리 계획해야 했던 훈련 작업도 이제는 이미 준비된 인프라 위에서 곧바로 시작해야 한다. 프로덕션 추론은 지연이나 가용성을 타협할 수 없다. 에이전틱 워크로드는 여러 턴에 걸쳐 맥락이 쌓이고 툴 호출 응답이 오는 순간 수요가 튀는 식이라 부담이 더 크다. 얼마나 많은 인프라를 언제 확보할지 결정하는 주체도 연 단위로 움직이는 조달팀이 아니라 소수의 엔지니어로 바뀌었다.

핀란드 헬싱키의 베르다(Verda)는 이 변화를 정면으로 겨냥한 GPU 클라우드다. 데이터센터와 그 안의 인프라, 그 위에서 돌아가는 플랫폼까지 전부 자체 구축하는 풀스택 전략을 쓴다. 이번 투자로 유럽 최신 유니콘에 올랐다.

베르다는 GPU 인스턴스·인피니밴드 클러스터·서버리스 컨테이너·스토리지·매니지드 추론까지 자체 컴파일러와 서빙 소프트웨어로 제공한다. 사내 ‘AI 랩’이 실제 리서치 워크로드를 플랫폼 위에서 직접 돌리며 GPU 활용률·추론 최적화·커널 엔지니어링 같은 어려운 엔지니어링 문제를 푸는 게 특징이다. 이 작업이 그대로 제품 로드맵이 된다 — 고객이 요청하기 전에 랩이 먼저 부딪히는 문제를 미리 해결해두는 식이다.

이미 50개국 넘는 곳에서 스타트업부터 대기업까지 베르다 위에서 프로덕션 AI를 돌린다. 알레프 알파(Aleph Alpha)의 R&D 인프라가 베르다 GPU 클러스터 위에서 돌아가고, 매그니피크(Magnific)는 하루 수백만 건의 미디어 생성 요청을 이 인프라로 처리한다. 엡실론헬스(Epsilon Health)는 전용 클러스터에서 원본 해상도 그대로 방사선 AI 모델을 훈련시킨다. 엡실론헬스의 아르준 카르푸르(Arjun Karpur) 머신러닝 총괄은 “클러스터만 던져주고 손 떼는 게 아니라, 우리만의 데이터 스트리밍과 클러스터 관리를 함께 설계해줄 수 있는 엔지니어 팀을 만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베르다는 지난 7월 연환산매출(ARR) 1억6,500만 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 6월 발표한 1억 달러에서 한 달 만에 크게 뛴 수치다. 다만 이는 회사가 자체 공개한 스냅샷으로, 계약 기간이나 고객 집중도, 이미 투입한 인프라 비용 대비 실제 마진까지 보여주는 감사된 수치는 아니다.

CEO 루벤 브라이언(Ruben Bryon)은 벨기에 출신 엔지니어다. 12살에 독학으로 코딩을 시작했고, 2020년 헬싱키의 한 차고에서 직접 GPU 서버랙을 조립하며 회사를 차렸다 — 당시 사명은 데이터크런치(DataCrunch)였고, 지난해 11월 베르다로 이름을 바꿨다. 밀로시 셰프차크(Milosz Szewczak)와 타미르 세갈(Tamir Segal)이 창업 첫해에 합류해 플랫폼의 기틀을 함께 다졌다. 브라이언은 첫 기관투자 라운드를 성사시키기까지 투자자에게 약 300통의 콜을 돌려야 했다고 밝힌 바 있다 — 그때 투자자들에게 가장 많이 들은 말은 “이 시장은 너무 자본집약적이고, 너무 이르며, 유럽에서 공략하기 어렵다”는 것이었다.

베르다는 에머전스캐피털(Emergence Capital)이 주도하고 MUFG 이노베이션파트너스(MUFG Innovation Partners)·슈퍼마이크로(Supermicro)·바르마 뮤추얼 연금보험(Varma Mutual Pension Insurance Company)·라이프라인벤처스(Lifeline Ventures)·엔듀어(ENDUR)·6디그리스캐피털(6 Degrees Capital)·바이파운더스(byFounders)·테시(Tesi, 핀란드 국영 산업투자기관)가 참여한 1억8,900만 달러 규모의 오버서브스크라이브드 시리즈B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메타 AI 시스템 담당 이사 올라 퇴루드바켄(Ola Tørudbakken)과 GPU 개발자 커뮤니티 GPU모드(GPU MODE) 공동창업자 마크 사루페임(Mark Saroufim) 등도 엔젤로 참여했다. 슈퍼마이크로의 참여는 특히 전략적이다 — 엔비디아 가속기 공급망에 직접 닿아 있는 서버 제조사를 투자자로 앉힌 셈이라, 단순 자금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2024년 1,300만 달러 시드, 2025년 6,400만 달러 시리즈A에 이어 올해 4월에는 1억1,700만 달러 규모의 지분·부채 결합 투자를 유치했고(이후 노르딕투자은행 자금까지 더해 1억5,500만 달러로 확대), 이번 시리즈B까지 더하면 누적 조달액은 4억5,000만 달러를 넘는다.

브라이언 CEO는 “지금 이 순간, 이 세대를 대표할 컴퓨트 기업 하나를 유럽에서 만들어낼 수 있는 창이 열려 있다”며 “그 창은 오래 열려 있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금은 2027년까지 250메가와트 이상의 운영 규모 확보, 유럽·영국·미국·아시아로의 데이터센터 확장, 엔비디아 VR200 NVL72 랙스케일 슈퍼컴퓨터 조기 도입, 프로비저닝 속도 개선, 감사 로그·SSO 같은 엔터프라이즈 신뢰 기능 강화에 쓰인다.

경쟁 구도에서 베르다는 아직 몸집이 훨씬 작다. 같은 주 크루소(Crusoe)는 39억 달러 규모 시리즈F를 유치하며 기업가치 309억 달러를 인정받았고, 상장사인 코어위브(CoreWeave)는 메타와의 AI 인프라 계약을 2032년까지 최대 210억 달러 규모로 확장했다. 플루이드스택(FluidStack)과 엔스케일(Nscale) 역시 빠르게 몸집을 불리는 독립 GPU 클라우드(네오클라우드) 진영이다. 베르다가 이들과 다른 지점은 지리적 베팅이다 — 유럽 AI 기업과 규제 산업은 데이터가 자국 관할권 안에 머물길 원하고, 미국 하이퍼스케일러의 대안을 찾는다. 이 선호가 실제로 세계적 규모와 높은 설비 가동률, 경쟁력 있는 가격까지 뒷받침할 수 있을지는 아직 증명해야 할 몫이다. 네오클라우드·AI 인프라 시장 전반의 경쟁 구도는 AI 인프라 지형도 2026을 참고하시길.

이 기사는 영문기사로 발행되었습니다: Verda Raises $189M Series B, Becomes Europe’s Newest AI Cloud Unicor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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