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뱅엔젤스 권혁찬 부대표, “글로벌 기업과 실증 통해 국내 창업팀 해외 진출 돕겠다” (인터뷰)
작년부터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를 관통하는 키워드 중의 하나인 ‘글로벌(Global)’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지만, 아직도 국내 스타트업이 해외진출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전시회 참가와 해외 현지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도 해외 진출을 원하는 창업팀에 도움이 되지만, 보다 효율적인 방안에 대한 수요가 높다.
이런 가운데 국내 스타트업이 글로벌 대기업과 실증(PoC) 프로그램을 통해 해외 진출에 실질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는 해외실증 PoC 지원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한국 스타트업의 실력이 좋아지면서 협업을 원하는 글로벌 대기업도 점점 늘고 있어 시너지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 2년간 국내 스타트업의 해외진출을 돕는 프로그램을 운영한 빅뱅엔젤스의 권혁찬 부대표를 만나 해외실증 PoC 프로그램에 대해서 자세히 살펴봤다.
Q. 본인에 대해서 소개해 주세요
안녕하세요. 2023년 3월 빅뱅엔젤스 부대표로 합류한 권혁찬입니다. 국내에서 법학을 전공한 후 미국에서 MBA를 마치고, 블루버드와 에스오큐알아이(SOQRI), 쏘카(SOCAR), 포티투닷(42dot) 등에서 VP 등 핵심 직무를 수행했습니다. 다수 벤처-스타트업을 창업하고 엑시트를 했기에, 대기업과 벤처기업, 스타트업 생태계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국내외 대기업과의 협업에도 익숙합니다.
말레이시아, 베트남, 싱가포르, 방글라데시, 사우디아라비아, UAE, 미국 등 해외로 국내외 기업들을 성공적으로 진출시킨 경험도 다수 있습니다. 쏘카 말레이시아에서 3년간 근무하면서 SK Holdings(주 SK)와 함께 설립한 ‘쏘카 모빌리티 말레이시아(SOCAR Mobility Malaysia Sdn, Bhd.)’ 조인트벤처는 카셰어링 서비스뿐만 아니라 개인 간 차량 공유 서비스인 트레보(TREVO), 대리운전 서비스인 버디 드라이버(Buddy Driver) 등으로 확장해 동남아시아 최대 규모의 모빌리티 서비스 플랫폼이 됐습니다. 베트남 최대 자산운용사인 비나캐피탈(VinaCapital)의 어드바이저, 국내 배터리 기업과 방글라데시 현지 금융사와의 조인트벤처 설립 및 서비스 런칭 등도 함께했습니다.
최근에는 중동과 미국 진출에 집중했습니다. 지난해 열두 차례 중동을 다녀왔고, 4월에는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보스턴 바이오 클러스터 국빈 방문, 5월에는 국토교통부 장관과 우크라이나 재건을 위한 폴란드 방문, 6월에는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한국-사우디 2천억 원 규모 공동펀드 조성을 위한 사우디아라비아 방문, 10월에는 윤 대통령 중동 국빈 방문에 함께했습니다. 다양한 해외 비즈니스 경험과 노하우를 글로벌 해외실증 PoC 프로그램에서 십분 활용할 계획입니다.
Q. 해외실증 PoC 지원 프로그램이 무엇인가요?
해외실증 PoC 프로그램은 글로벌 대기업과 국내 창업기업 간의 실증 테스트 베드(PoC, Proof of Concept)를 통한 글로벌 진출을 도모하기 위해 사업화 자금 및 해외실증을 중소벤처기업부와 창업진흥원이 지원해 주는 프로그램으로, 빅뱅엔젤스가 2022년부터 운영하고 있습니다.
국내 창업기업이 가진 뛰어난 기술 비즈니스 모델을 5대양 6대 주의 글로벌 대기업과 나눌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서, 국내 기업에게는 실질적인 해외 진출 기반을 마련해 주고, 글로벌 대기업에게는 국내 창업기업의 뛰어난 기술과 제품, 연구, 서비스를 소개하고, 실현 가능성을 함께 검증할 수 있는 획기적인 프로그램입니다.
Q. 이번 프로그램에 글로벌 대기업 30개사가 참여했다고 들었는데, 어떤 회사가 참여했나요?
글로벌 최대 제약업체인 Roche(로슈)는 질병 예방, 진단 및 모니터링 영역과 관련한 혁신적 제품 및 솔루션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MERCK(머크 독일)사는 의약품 개발, 생명 과학 연구, 산업용 첨가제 등의 서비스를 함께 할 회사를 찾고 있습니다.
중동 최고의 인공지능 회사인 G42(지포티투)는 헬스케어를 비롯한 AI 데이터 기반의 치료 솔루션 개발 및 연구 사업화를 원하고 있고, 세계 3대 급식업체 Aramark(아라마크, F&B)는 식품과 시설 관리 등과 다양하게 연계할 수 있는 창업기업을 찾고 있습니다.
또한 Verizon(버라이즌, 통신&친환경)은 스마트시티, 친환경 등을 위해 적용 가능한 통신 기술 서비스를, JCDecaux(제이씨데코, 미디어/콘텐츠)는 AI 관련한 광고 콘텐츠 기술, ST Engineering(에스티엔지니어링, 로봇/소프트웨어)은 사이버 보안 솔루션과 컨설팅 및 관리 서비스, IAI(이스라엘 항공우주산업)와 CALIDUS(칼리두스, 아랍에미리트 방산업체)는 방위산업 연관 솔루션 등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Q. 프로그램에 선정된 팀은 어떤 지원을 받게 되나?
글로벌 대기업과의 PoC를 위한 사전 교육을 통해 글로벌 IR과 비즈니스 전략을 교육받게 되며, 매칭부터 PoC 실증∙투자 유치 및 사업 확대를 위한 네트워킹∙후속 투자 유치 및 JV 설립과 같은 현실적인 접근과 관련한 사업 지원을 받게 됩니다. 해외 진출 및 투자유치에 도움을 줄 수 있는 홍보와 마케팅 어드바이스도 제공될 예정입니다.
Q. 빅뱅엔젤스는 지난 2년 동안 해외실증 PoC 프로그램을 운영했는데, 대표적인 성과는 무엇인가?
이차전지 배터리팩을 생산하는 씨티엔에스는 미국 전기차 스타트업 압테라와 총 120억 원 이상의 전기자동차 배터리팩 생산설비를 제공하기로 했습니다. 이 계약은 전체 사업 중 1단계 사업으로 2024년 내 초도 물량 생산을 완료하는 일정이며 씨티엔에스는 1단계 사업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2025년 대량샌산 계약 체결을 예정하고 있습니다. 이 경우 연간 1억불 수주의 규모에 이를 것이며 압테라 크리스앤써니(Chris Anthony)대표는 직접 압테라 공식홈페이지를 통해 CTNS의 1차 밴더 환영의 인사를 전하기도 했습니다.
AI 푸드 스캐너로 식단 관리와 음식 쓰레기를 조절하는 솔루션을 출시한 누비랩은 싱가포르 국립 알렉산드라병원과 ‘입원 환자 영양 관리 솔루션’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AI 기반 한국어 학습 플랫폼을 운영하는 미리내테크놀로지는 최근 K-컬쳐 확산에 힘입어 베트남 교육기관에 총판 계약과 관련한 양해각서를 체결하는 등 베트남, 인도, 싱가포르, 일본에서 4건의 실증 성과를 냈다. 배변 또는 호흡을 할 때 나오는 소리를 분석해 중증 질환 여부를 가려내는 사운더블헬스는 6건의 실증 성과를 냈다.
환불이나 반품된 기기 중 이상이 없는 기기를 골라 재판매하는 ‘리퍼비시 기기’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는 피에로컴퍼니는 베트남 진출 성공과 함께 10억 원의 해외 투자 유치 성과를 만들었다. 보행 재활 로봇기기를 만드는 휴카시스템도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재활 로봇 업체 푸리에인텔리전스와 베트남 및 필리핀 총판 계약을 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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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빅뱅엔젤스의 향후 글로벌 프로그램 운영 전략과 계획은 무엇인가?
빅뱅엔젤스는 2024 해외실증 PoC 프로그램을 기반으로 런치패드 파일럿(Launchpad Pilot)과 런치패드 벤처 스튜디오(Launchpad Venture Studio) 프로그램을 통해 크로스보더 액셀러레이터 명가 역할을 공고히 할 예정입니다. 뿐만 아니라 국내 창업기업들의 글로벌 전략 분석, 맞춤형 글로벌 진출 전략 수립 컨설팅, 해외 진출 전략 고급화, 글로벌 전문가 멘토링, 창업기업과 멘토와의 매칭플랫폼(엔젤라운지) 등을 통해 실질적이고 유의미한 성과를 만들 것입니다.
빅뱅엔젤스의 황병선 의장은 지난 2월 26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웹 써밋 카타르 2024(Web Summit Qatar 2024)에서 주요 키노트 발표자로 나섰습니다. 이후 2월 28일 아부다비 투자포럼 인베스토피아(INVESTOPIA)에서도 핵심 연사로 초대받았고, 지난 3월에는 사우디아라비아판 CES로 불리우는 리프 2024(LEAF 2024)에 초청받아 참석했습니다. 또 오는 5월에는 중동 최대 투자 행사인 AIM Congress 2024에도 2년 연속 참석하는 등 중동 지역의 퍼스트 무버이자 최고의 해외 진출 동반자로서의 입지를 굳건히 다질 계획입니다.
빅뱅엔젤스는 국경을 자유롭게 넘나든다는 의미인 ‘크로스보더’라는 타이틀답게, 2024년에도 다양한 창업기업들의 성공적인 글로벌 진출인 아웃바운드뿐만 아니라 해외 기업들의 성공적인 인바운드를 위한 교류에도 적극적으로 함께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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