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미국의 로봇 개발 스타트업 ‘피규어AI’의 로봇이 사람에게 사과를 건네는 장면을 많은 사람들이 목격했다. 테이블에 놓인 여러 물건 중에서 ‘먹을 것을 달라’고 하자 로봇이 사과를 선택하는 장면은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고, 바야흐로 인간의 명령을 거의 대부분 이해하는 로봇의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는 신호탄과 같은 장면이었다. 그러나, 그렇게 똑똑하면서도 힘도 세서 일을 잘하는 로봇, 그러면서도 인간과 충돌하는 등의 위험한 상황에서는 스스로를 제어하는 로봇을 구현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바로 로봇을 움직이는 원동력, 강력한 힘을 내면서도 정밀하게 제어가 가능한 ‘서보모터’의 구현이 필수적이다.
로봇 등 정밀제어가 필요한 기계에서 사용되는 서보모터(servo motor)의 어원은 라틴어 ‘servus’로서 이는 영어 service와 그 기원과 같다고 한다. 즉, ‘명령을 충실하게 이행하는 모터’라는 의미로서 강력한 힘과 정밀한 제어는 서보모터에서 빠질 수 없는 요소다. 그러나, 지금까지 개발된 많은 서보모터들은 속도는 빠른 대신에 힘이 약하였기 때문에, 모터의 빠른 속도를 여러 기어를 통해 서서히 감속시키고, 대신 마지막에 힘을 늘리는 방식으로 구현돼 왔다. 1초에 100회전을 하는 모터가 있다면 1:10의 회전비율을 가진 기어를 두 번 이어 붙여 마지막 기어는 1회전만 하게 하되, 대신 힘은 강하게 만드는 방식을 채택한 것이다. 그러다보니 고강성 고마찰의 감속기는 서보모터를 항상 따라다니는 요소였고, 이로 인해 구동기 자체의 무게가 무거워지는 문제가 있었다. 아울러 그렇게 강제로 감속을 하다 보니 위험 상황에서 모터가 갑자기 서야 할 때 제대로 서지 못하고, 사람에게 위해를 가하는 상황이 이어졌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인천대 교수로 재직 중인 장한뜻 대표가 2019년 설립한 스타트업이 바로 ‘패러데이다이나믹스(이하 패러데이)다. 모터의 힘을 표현하는 단위는 토크(torque)인데, 패러데이는 고밀도 고토크 서보모터를 개발해 왔다. 보통 모터의 힘을 증가시키기 위해서는 입력되는 전류량을 늘리거나, 모터 안에 있는 자석의 자기장을 강하게 하면 된다. 그런데, 전류량을 늘리는 방법은 배터리를 금방 소모시키기도 하거니와, 고전압 전류가 흐를 때 저항과 열이 발생해 효율이 떨어지는 문제를 야기한다. 그래서 패러데이 장한뜻 대표가 택한 방법은 바로 모터 안의 자석의 힘(자속)을 강화하는 것이었다. 모터의 가운데에 있는 고정자(석)에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규소-철 계열의 자석이 아니라, 코발트-철 계열의 자석을 사용하였고, 바깥쪽에서 회전하는 회전자(석)은 네오디뮴 자석을 특수하게 배열함으로써 자속을 강화시킨 것이다. 그 결과, 패러데이의 서보모터는 스위스의 맥슨과 같은 글로벌 모터기업보다 작게는 4배, 많게는 14배까지의 토크 성능을 보여줄 수 있었다.
토크가 강해진 패러데이의 서보모터는 굳이 힘을 강하게 하기 위해 무거운 감속기를 사용할 필요가 없어 로봇의 경량화를 가능하게 한다. 또한, 사용하는 전력도 작기 때문에 로봇이 더 오래 활동할 수 있다. 로봇의 대중화에 꼭 필요한 원천기술을 패러데이가 구현하고 있는 것이다. 창업 후 수년간 서보모터 연구를 거쳐, 다양한 종류의 모터를 개발한 패러데이는 작년말, 포스텍홀딩스, 빅뱅앤젤스, 킹고스프링으로부터 시드 투자를 유치하고 이제 본격적인 서보모터 양산을 준비 중이다. 작년 포스코 아이디어 마켓플레이스에도 선발되었고, 올해 2월에는 삼성전자 C-Lab 아웃사이드에도 선정돼 그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장한뜻 대표는 인간처럼 동작하는 로봇을 구현하기 위해 고교 졸업 후 일본 오사카대로 유학을 떠나 학사, 석사를 마쳤고, 한국 KAIST에서 로봇공학으로 박사학위를 마쳤다. 인간을 닮은 로봇 관절을 구현하기 위해 ‘의공학’을 부전공할 정도로 로봇개발에 진심이었던 장 대표는 강한 힘(토크)을 가진 서보모터 제작이 로봇 혁신에서 1차적으로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지난 몇년간 서보모터 전문기업의 길로 달려왔다. 이제 더 강력해진 서보모터를 양산하고, 그 힘으로 더 진일보한 로봇 구현을 위해 나아가겠다는 패러데이와 장 대표의 여정을 지켜볼 때다.
패러데이가 해결하려는 문제점이 무엇입니까?
패러데이다이나믹스의 사업아이템은 인간과 로봇이 공존하는 세상을 위한 안전한 로봇의 관절 구동용 서보모터입니다. 많은 분들이 전기 자동차나 송풍기처럼 모터는 기본적으로 속도를 제어하여 사용하고 있다고 생각하시는 경우가 많은데, 지금까지 로봇 관절을 제어하기 위한 모터는 서보 모터로 특별히 분류되어 정확한 위치(관절 각도) 제어를 목표로 사용되고 있는 비교적 고가의 고성능 모터입니다.
이런 서보 모터는 기본적으로 정밀한 작업을 위해 공장에서 단독으로 사용되는 산업용 로봇에 장착이 되어 왔습니다. 하지만 모터의 힘이 약하고 속도는 빠르기 때문에 항상 감속기라는 부품을 동시에 사용해 왔습니다. 즉, 모터의 빠른 속도를, 감속기의 기어를 사용해 속도는 느리게 만들어주면서 큰 힘을 낼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로봇은 감속기의 강성과 마찰 문제로 인간과 충돌 시 인간이 부상을 당할 가능성이 높으며, 우리가 생각하는 로봇의 딱딱한 이미지는 모두 감속기가 원인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패러데이는 인간 주변에서 공존하기 위한 안전한 로봇은, 인간처럼 유연한 관절을 가지면서도 큰 힘을 낼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여, 무게 대비 큰 힘을 낼 수 있는 고토크밀도 서보 모터를 개발하여 상용화하고자 하고 있습니다.
패러데이는 어떤 방식으로 이 문제를 해결합니까?
모터의 힘을 나타내는 단위를 토크(torque)라고 하며, 토크의 단위는 힘을 나타내는 Newton과 길이를 나타내는 m를 합쳐서 Nm로 표현합니다. 서보 모터는 기본적으로 전기장(전류)과 자기장(자속)에 비례하여 토크를 발생시키게 됩니다. 즉, 높은 토크를 위해서는 다량의 전류와 강한 자속을 필요로 한다는 말이지요. 하지만 다량의 전류는 전선의 저항에 의해 열이 발생하고, 전선 피복을 파손시켜 모터를 고장낼 수도 있기에 사용이 제한적입니다.
이에 비해 자속은 다량을 사용하더라도 열이 발생하지 않아 안정적인 토크 증가에 유리하지만,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자성체의 자속을 높여야 하는, 난이도가 높은 기술이 필요하기에 상용화가 쉽지 않았습니다. 당사는 이러한 고성능 자성체 기술을 개발하여 기존에는 없었던 새로운 패러다임의 서보 모터를 개발하여 상용화하고자 합니다.
경쟁사 대비 패러데이의 경쟁력과 기술적인 장점은 무엇입니까?
앞서 말씀드린, 고성능 서보 모터의 성능 지표라고 할 수 있는 모터의 단위 무게(kg)당 높은 토크 출력(Nm)이 패러데이의 경쟁력입니다. 경쟁사 대비 높은 토크 출력을 구현함으로써 고마찰 고강성 감속기의 사용을 줄일 수 있었고, 이는 안전한 로봇 관절의 구현을 가능하게 하며, 모터의 경량화 및 고효율화를 통해 착용형 로봇이나 보행 로봇과 같은 이동형 로봇에 최적화된 솔루션을 제공합니다.
패러데이가 제공하는 제품/서비스는 무엇인가요? 현재 상태는?
현재 30mm에서 90mm까지 4가지 직경의 모터 개발을 완료하였으며, 지속적인 R&D 자금 투입을 통해 다양한 고객의 니즈에 맞는 추가 제품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현재 고객은 로봇을 개발하고 있는 정부 출연기관, 대학, 기업 연구소들이 대부분인데요. 보통 개발하고 계신 로봇에 최적화된 형상의 모터를 찾다가 성능 및 형상 면에서 기존 메이커들의 제품에 불만족스러워 하던 고객들이 당사 제품을 구매하고 있습니다.
이런 경우, 자사가 기 개발한 제품이 아니더라도 고객 수요에 맞는 커스터마이징 고토크밀도 서보 모터를 개발해서 공급하고 있습니다. 현재 국내 시장, 더 나아가 글로벌 서보 모터 시장으로 진출하고자 양산 공정을 구축하여 생산량을 늘리고, 생산단가 절감을 추진하는 단계입니다.
타깃 시장 크기와 핵심 타깃 고객은 누구입니까?
서보 모터 시장은 선진국 중심의 시장으로 20조 원 규모의 시장이 형성되어 있으며, 서보 모터를 기반으로 하는 로봇 시장은 국내 5조, 글로벌 70조원 정도의 시장이 있습니다. 서보 모터 자체만으로는 일반 소비자의 수요가 많지 않지만, 로봇 시장에 진입하고 있는 대기업, 중소기업이 주요 고객이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최근에는 자동차 전장, 가전 사업 부문에서도 작으면서도 큰 힘이 나오는 고토크밀도 모터의 수요가 생겨나면서, 로봇 시장 이외의 시장으로도 진출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패러데이의 비즈니스 모델은 무엇입니까?
고성능, 고토크 서보 모터를 로봇 기업, 전장 기업, 가전 기업 등에 공급하는 것입니다. 모터 사업은 기본적으로 제조업이고 서보 모터는 사용 용도가 비교적 명확한 아이템이므로 비즈니스 모델도 결국 고성능의 제품을 얼마나 저렴하게 생산하여 기존 제품 수준으로 판매가격을 낮출 수 있는지가 영업이익에 가장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현재 양산 공정의 확립이 진행되면서 제조원가의 획기적인 절감이 이뤄지고 있으며, 이를 위한 설비 투자와 자금 투자를 유치하고 있습니다. 기존 고가의 수입산 서보모터보다 월등히 높은 성능의 제품을 비슷한 가격에 판매할 수 있도록 할 예정입니다.
그동안 패러데이 팀의 성과는 무엇입니까?
지난해 포스코 아이디어 마켓플레이스에 선정됐으며, 현재 2024 삼성전자 C-lab 아웃사이드에도 선정되어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최근 포스텍홀딩스, 킹고스프링, 빅뱅엔젤스로부터 시드 투자를 유치했고, 올해 딥테크 TIPS에 도전하여 자사 기술을 고도화하고, 상품화에도 주력할 예정입니다.
이미 기술이 어느 정도 성숙되어서 올해부터는 적극적인 영업 및 홍보 활동을 통해 다양한 방향으로 로봇 개발을 진행 중인 연구소와 기업에 제품을 판매하여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고자 합니다.
패러데이 팀의 경쟁력은?
회사의 대표를 맡고 있는 저는 현재 인천대학교 기계공학과 교수로서 근무하며 로봇 구동기를 연구하는 과정에서 고토크밀도 서보모터를 개발하였고, 이에 대한 시장의 수요를 파악하여 교원창업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저는 학사와 석사 학위를 일본의 오사카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한국 KAIST에서 취득하였고 줄곧 로봇과 관련된 연구를 진행하여 왔습니다. 로봇과 관련된 연구를 지금도 진행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진행할 예정입니다만, 로봇이 아니라 로봇 구동을 위한 서보 모터를 1차 사업아이템으로 정한 것은 제가 일본에서 6년간 공부하며 부품산업의 중요성에 대해 크게 느꼈기 때문입니다.
특히 기계산업의 쌀이라 할 수 있는 베어링 분야에서 일본 업체들의 강력한 경쟁력을 보면서, 로봇 산업의 쌀이 될 수 있는 부품이 고성능 서보 모터라고 생각하여, 서보 모터 제조 회사로서 세계적인 입지를 굳히는 것을 목표로 삼게 되었습니다. 국내에도 최근에 다양한 로봇 업체가 생겨나고 있지만, 그 근간이라 할 수 있는 부품업이 받쳐주지 못하면 결국 완성도 있는 제품이 나오기 어려울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모터와 관련된 기술 개발은 거의 완성 단계에 돌입하여 생산과 제조를 위한 인력을 적극적으로 채용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투자를 받아야 하는 이유 3가지!
첫째, 당사의 주력 사업 분야인 로봇 산업의 쌀이라 할 수 있는 서보 모터 산업은 미래 로봇 산업의 근간이 될 산업으로서 성장 가치가 무궁 무진한 사업입니다.
둘째, 당사는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토크 밀도를 구현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서보 모터 시장을 장악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갖춘 회사입니다.
셋째, 서보 모터 제조 및 개발은 여러 국가에서 기술 유출 문제로 공개가 되지 않는 부분이 많습니다. 국내에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갖춘 서보 모터 제조사가 전무한 상황에서, 선진국에 대한 기술 종속을 피하고, 국내 로봇 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라도 국내에 세계적인 기술력을 갖춘 서보 모터 제조 회사의 존재는 반드시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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