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의 원자력 투자 경쟁, 구글과 메타가 이끄는 AI 시대의 에너지 혁신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운영을 위한 안정적인 전력 공급원으로 원자력 에너지에 대한 투자를 본격화하고 있다. 구글과 메타(Meta)는 각각 다른 접근 방식으로 원자력 분야에서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며 청정 에너지 확보에 나서고 있다.

TAE Michl Binderbauer Headshot 2018 Web - 와우테일
TAE Technologies CEO Michl Binderbauer, seen inside the company’s offices in Foothill Ranch, CA.

구글은 차세대 원자력 기술인 핵융합 발전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구글의 TAE Technologies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다. TAE는 약 30년의 역사를 가진 핵융합 기술 전문 기업으로, 현재까지 약 18억 달러의 투자를 유치한 핵융합 분야 최고 수준의 자본력을 보유한 회사다. 최근 TAE는 구글, 셰브론, New Enterprise Associates 등이 참여한 1억 5천만 달러 규모의 추가 투자 라운드를 완료했다.

구글과 TAE의 협력에서 가장 혁신적인 부분은 AI 기술의 활용이다. 2014년부터 구글의 컴퓨터 과학자들은 TAE의 엔지니어들과 협력하여 머신러닝을 통해 핵융합 장치의 최적 설정을 찾는 연구를 진행해왔다. 이전에는 최적화 과정에 약 2개월과 1,000회의 실험이 필요했지만, AI 도입 후 실험 횟수를 100분의 1로 줄이며 몇 시간 만에 완료할 수 있게 되었다. 

현재 TAE의 반응로는 섭씨 7천만 도의 플라즈마를 생성할 수 있으며, 상용화를 위해서는 섭씨 10억 도까지 가열해야 한다고 밝혔다. TAE는 올여름 후반까지 추가로 5천만 달러를 조달할 계획이며, 2030년대 초 전력망에 전기를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메타는 구글과 달리 기존 원자력 발전소를 활용하는 접근 방식을 선택했다. 메타는 일리노이주 중부에 위치한 콘스텔레이션 에너지(Constellation Energy)의 클린턴 청정에너지센터와 2047년까지 수십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이 1.1기가와트급 원자력 발전소의 모든 “청정 에너지 속성”을 2027년 6월부터 구매하는 이번 계약은 메타의 전체 기후 영향을 줄이기 위한 탄소 회계 방식의 일환이다. 전력은 여전히 지역 전력망으로 공급되지만, 메타는 이를 통해 탄소 발자국을 줄일 수 있게 된다.

Nuclear Energy Agreement Constellation Header - 와우테일

클린턴 발전소는 원래 2017년 6월 천연가스와의 치열한 경쟁으로 인해 폐쇄될 예정이었으나, 일리노이주 의회의 보조금 지원으로 운영을 계속했다. 이 보조금은 2027년 만료 예정이며, 메타와의 계약이 발전소 폐쇄를 방지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콘스텔레이션은 2022년 클린턴 원자력 발전소의 운영 허가를 2047년까지 연장 신청한 상태다. 메타와의 계약은 “제로배출 크레딧(ZEC) 프로그램을 본질적으로 대체하며 전력 요금 지원 없이 발전소의 장기 운영을 보장한다”고 설명했다.

구글, 메타, 아마존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2050년까지 전세계 원자력 규모를 최소 3배 늘리는 계획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는 AI와 클라우드 컴퓨팅의 급속한 성장으로 인한 전력 수요 급증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메타는 작년 말에 1~4기가와트 규모의 새로운 원자력 발전소 제안을 공모한다고 발표했으며, 현재까지 20개 이상의 주에서 50개 이상의 적격 제출서류를 받았다고 밝혔다. 콘스텔레이션은 메타 외에도 마이크로소프트와 계약을 체결하여 쓰리마일아일랜드 원자로를 재가동하기로 합의하는 등 빅테크 기업들의 원자력 투자 수혜를 받고 있다.

구글과 메타의 원자력 투자 행보는 각각 다른 전략을 보여준다. 구글은 미래 기술인 핵융합에 장기적으로 투자하며 AI 기술과의 시너지를 추구하는 반면, 메타는 기존 원자력 인프라를 활용한 실용적 접근을 택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재생에너지만으로는 AI 데이터센터의 급증하는 전력 수요를 충족하기 어렵다는 현실적 판단에서 출발한 것으로 보인다. 빅테크 기업들의 원자력 투자는 청정 에너지 전환과 AI 산업 발전을 동시에 추진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으며, 향후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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