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실] 스타트업이 진짜 돈을 쓰는 AI 기업 50곳 순위


벤처캐피탈 앤드리슨 호로위츠(Andreessen Horowitz·a16z)가 핀테크 기업 머큐리(Mercury)와 손잡고 스타트업들의 실제 AI 지출 데이터를 분석한 보고서를 공개했다. 웹 트래픽이 아닌 실제 돈이 오가는 거래 내역을 바탕으로 한 이번 조사는 AI 시장의 진짜 모습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AI Apps 50 Where Startups Spend on AI - 와우테일

앤드리슨 호로위츠는 머큐리의 20만 개 이상 고객사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올해 6월부터 8월까지 3개월간의 AI 관련 지출 패턴을 추적했다. 클라우드나 GPU 같은 인프라가 아닌, 실제 제품과 업무 흐름에 적용되는 애플리케이션에 초점을 맞춘 것이 특징이다. 이를 통해 초기 스타트업들이 AI 분야에서 무엇을 실제로 ‘구매’하는지에 대한 생생한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었다.

조사 결과 오픈AI(OpenAI)가 1위를 차지했고, 앤스로픽(Anthropic)이 2위, 레플릿(Replit)이 3위에 올랐다. 이어 프리픽(Freepik)과 일레븐랩스(ElevenLabs)가 4위와 5위를 기록했다. 톱50에 오른 기업들은 ‘바이브 코딩’ 플랫폼부터 크리에이티브 툴, 고객 서비스 솔루션까지 다양한 영역을 아우른다.

보고서는 애플리케이션을 횡적(Horizontal 누구나 쓸 수 있는 생산성 도구)과 종적(Vertical 특정 직무 타겟)으로 나눠 분석했다. 횡적 애플리케이션이 60%로 우세했고, 종적 애플리케이션은 40%를 차지했다. 횡적 카테고리에서는 오픈AI, 앤스로픽, 퍼플렉시티(Perplexity·12위), 멀린AI(Merlin AI·30위) 등 범용 대형언어모델 기반 어시스턴트가 주를 이뤘다. 노션(Notion·10위)과 마누스(Manus·33위)처럼 기존 파일 환경에서 대형언어모델을 활용할 수 있는 워크스페이스도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회의 지원 도구의 약진도 눈에 띈다. 픽서(Fyxer·7위), 해피스크라이브(Happyscribe·36위), 플라우드(Plaud·38위), 오터AI(Otter AI·41위), 리드AI(Read AI·49위) 등 회의록 자동 작성 서비스가 대거 포진했다. 여기에 클루얼리(Cluely·26위)처럼 회의 중 실시간 피드백을 제공하는 신개념 제품도 등장했다.

단일 카테고리 중 가장 많은 기업이 포함된 분야는 크리에이티브 툴이다. 무려 10개 기업이 목록에 올랐다. 올인원 크리에이티브 스위트인 프리픽(Freepik)이 4위를 차지했고, 텍스트 음성 변환 서비스 일레븐랩스(ElevenLabs)가 5위에 올랐다. 이미지와 동영상 분야에서는 캔바(Canva), 포토룸(Photoroom), 미드저니(Midjourney), 디스크립트(Descript), 오푸스클립(Opus Clip), 캡컷(Capcut) 등이 고루 순위에 포함됐다. 광고용 아바타 서비스 아캐즈(Arcads·47위)와 다목적 아바타 솔루션 타부스(Tavus·50위)도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종적 애플리케이션 분야에서는 흥미로운 양상이 나타났다. 17개 기업 중 12곳은 반복적이고 단순한 업무를 줄여 직원들이 고부가가치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 ‘인간 증강’ 방식에 초점을 맞췄다. 반면 5곳만이 처음부터 끝까지 완전히 자동화된 ‘AI 직원’ 모델을 지향했다. 후자에는 에이전트 로펌 크로스비리걸(Crosby Legal·27위), AI 엔지니어 코그니션(Cognition·34위), 자동화 영업 직원 11x(37위), AI IT 서비스 데스크 서발(Serval·39위), AI 이민 법률 서비스 알마(Alma·42위) 등이 포함됐다.

보고서를 작성한 앤드리슨 호로위츠는 향후 종단간 자동화 에이전트 제품이 더 많이 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신생 스타트업들은 변호사나 회계사 같은 고비용 전문 서비스와 다년간 계약에 묶여 있지 않기 때문에 ‘AI 고용’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이번 조사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발견은 소비자와 기업 시장의 경계가 빠르게 허물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톱50에 오른 기업 중 약 70%는 개인이 먼저 도입한 뒤 팀 전체로 확산시킬 수 있는 제품이다. 기업 라이선스가 필수 조건이 아니라는 의미다. 실제로 12개 기업은 앤드리슨 호로위츠가 발표한 소비자용 AI 앱 톱100 목록에도 함께 이름을 올렸다.

앤드리슨 호로위츠의 파트너 올리비아 무어는 이런 현상에 대해 매력적인 소비자 도구를 만든 기업들이 기업 시장으로 훨씬 빠르게 진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파트너 시마 암블은 각 카테고리에서 한두 개 제품으로 시장이 통합되지 않고 다양한 도구들이 공존하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바이브 코딩’ 분야에서는 기업 지출과 소비자 이용 패턴 사이에 흥미로운 격차가 드러났다. 웹 트래픽 기반 소비자 톱100에서는 러버블(Lovable)이 레플릿보다 훨씬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기업 지출에서는 레플릿이 러버블보다 약 15배나 많은 매출을 올렸다. 러버블이 빠른 UI와 컴포넌트 생성에 강점을 보이는 반면, 레플릿은 데이터베이스, 인증, 보안 게시 등 기업급 기능을 갖춘 완전한 애플리케이션 개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레플릿의 에이전트는 몇 시간 동안 자율적으로 작동할 수 있고, 플랫폼 내에서 직접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도 기업들의 선택을 받는 이유로 꼽힌다.

무어는 바이브 코딩 시장이 앞으로 한 곳으로 통합될지, 아니면 여러 플랫폼이 각기 다른 유형의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특화되며 공존할지 아직 답이 나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기업들의 AI 투자 규모도 급증하는 추세다. 앤드리슨 호로위츠가 별도로 실시한 기업 조사에 따르면, AI 예산이 이미 높았던 예측치를 뛰어넘어 성장했고, 파일럿 프로그램 단계를 벗어나 핵심 IT와 사업부 예산의 정규 항목으로 자리 잡았다. 한 최고기술책임자는 “2023년에 1년간 썼던 금액을 이제는 일주일 만에 쓴다”고 말했다. 기업 리더들은 향후 1년간 AI 지출이 평균 약 75%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머큐리가 자사 고객이 아닌 기업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대부분의 초기 스타트업이 AI 지출을 늘릴 계획이며, AI를 도입한 기업들이 기존 도구 대비 더 높은 투자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암블은 기술이 발전하면서 현재의 코파일럿 형태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자동화된 에이전트로 전환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간의 업무를 보조하는 단계에서 완전히 대체하는 단계로 넘어간다는 의미다.

이번 보고서는 AI 시장에서 과대광고와 실제 채택 사이의 간극을 좁히는 중요한 자료로 평가받는다. 인기도가 아닌 실제 지출 데이터를 추적함으로써 기업들이 정말로 비용을 지불할 의향이 있는 애플리케이션이 무엇인지 명확히 보여주기 때문이다. 앤드리슨 호로위츠는 향후 보고서에서 소비자 시장에서 출발해 기업 시장으로 확장하는 기업들이 더 많이 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와우테일을 통해 소개한 서비스를 아래를 참고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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