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유학 생활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온 한 창업가가 느낀 문화적 충격은 예술에 대한 인식의 격차였다. 해외에서는 많은 대중이 자연스럽게 전시를 관람하고 미술품을 구매하는 반면, 한국에서는 여전히 예술이 소수 특권층의 전유물로 여겨지는 현실. 이런 아쉬움에서 시작된 고민이 아트테크 스타트업 ‘메시스(MESIS)’의 탄생으로 이어졌다.
한국에서는 예술이 여전히 일부 계층의 전유물로 여겨지는 경향이 강하다. 강의훈 메시스 대표는 “미국에서는 갤러리를 방문하는 게 일상적이었는데 한국에서는 아직도 예술이 멀게 느껴진다”고 말한다. 전업 작가였던 아내를 옆에서 지켜보며 예술 생태계의 구조적 문제를 체감한 것이 창업의 출발점이었다.
강 대표는 “아내가 1년 동안 작품을 준비해도 노출 기회가 없었고, 심지어 갤러리에 작품을 걸려면 오히려 작가가 돈을 내야 할 때도 있었다”며 “예술가에게는 무대가 없고, 대중에게는 예술을 접할 기회가 부족하다는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메시스가 시작됐다”고 창업 계기를 설명했다.
메시스는 아트커머스 브랜드 ‘GOLANY(고라니)‘을 통해 신진 작가의 작품을 생활 제품과 결합하는 방식을 택했다. 거울, 수납장, 티 세트, 패브릭 오브제 등 실용품에 작품을 프린트하거나 조형적으로 재해석한 제품을 제작했다. 강 대표는 “최초 4명으로 시작했는데 지금은 100명 이상의 작가가 참여하고 있다”며 “5만 원짜리 거울부터 50만 원대 오브제까지 다양한 가격대가 생겼다”고 설명한다.
메시스는 예술의 접근성을 높이고 대중화를 이루기 위해 ‘GOLANY(고라니)’와 더불어 AI 기반의 맞춤형 전시 해설을 다양한 채널로 송출하는 스트리밍 서비스 ‘CURIZM(큐리즘)’을 제공 중이다.
창업 6개월 만에 현대백화점과의 납품 계약을 체결하고, 아이돌 전소연, 배우 이승연, 방송인 안현모 등 유명인들이 직접 구매 인증을 할 정도로 시장 반응이 뜨겁다. 특히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시드 투자 유치에 이어 예술경영지원센터의 초기 창업 지원사업에 선정되면서 예술과 기술의 융합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첫 제품이 노블레스 매거진에 소개된 뒤 현대백화점 바이어가 먼저 연락을 해왔고, 여의도점에서 큰 호응을 얻었고, 이후 8개 지점으로 입점이 확대됐으며, 전체 아트커머스 매출은 2024년 기준 약 3억 원, 2025년 상반기에는 이미 2억 원을 돌파했다.
자신을 “기술과 예술의 경계를 잇는 사람”이라고 표현한 강 대표는 메시스의 본격적인 확장을 위해 투자 유치를 준비하고 있다. 그는 “올해 말에서 내년 초 사이에 첫 투자 라운드를 열 계획”이라며 “단순한 매출형 브랜드가 아니라 신진 예술 생태계 플랫폼을 구축하고 싶다”고 말한다. 투자금은 제품 라인 확대와 동시에 ‘큐리즘’ 같은 디지털 감상 서비스 고도화에 투입될 예정이다.
빠른 성장을 가능하게 한 외부 지원으로 예술경영지원센터를 언급한 강의훈 대표는 “초기부터 컨설팅과 유통 연계를 통해 실질적인 거래까지 연결해줬다”며 “행정 지원이 아니라 시장 진입을 돕는 구조였다는 점이 의미 있었다”고 평가했다. 또 현장에 있는 예술가와 기업을 연결해주는 구조가 단순한 행정 지원이 아니라 실제 판매와 거래로 이어졌다는 점을 예로 들며 감사를 표했다.
메시스를 ‘예술 소비의 입구’를 만드는 회사로 정의한 강 대표는 “500만 원짜리 원화 대신 12만 원짜리 예술 거울이 첫 경험이 되어도 충분하다”며 “그 경험이 누적될 때 예술은 사치가 아닌 문화가 된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예술가가 작품 활동만으로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구조, 소비자가 예술을 자연스럽게 생활 속에서 소비하는 사회를 만들겠다는 메시스의 비전을 실현하고자 한다. 강의훈 대표는 “예술이 특별한 이벤트가 아니라 일상의 공기처럼 스며드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당찬 포부를 전했다.
예술 기반 창업을 결심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나요?
오랜 기간 미국에서 유학 생활을 마치고 대학 졸업 후 한국으로 돌아왔을 때, 가장 크게 느낀 것은 예술에 대한 인식과 접근성의 차이였습니다. 해외 미술 시장에서는 훨씬 더 많은 대중이 전시 관람과 미술품 구매에 참여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지만, 한국에서는 여전히 예술이 특권층의 전유물이라는 인식이 자리 잡고 있더라고요.
이런 상반된 분위기에 아쉬움을 느끼면서 한국의 미술 시장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은 끝에, “예술이 줄 수 있는 가치를 대중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전달한다면 접근성을 넓히고 더 많은 이들이 예술을 향유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고민을 하게 되었어요. 그런 고민 끝에 메시스를 창업하게 되었습니다.
메시스가 해결하려는 핵심 문제는 무엇인가요?
우리는 “예술은 특권층의 전유물”이라는 제한된 사고의 틀을 메시스만의 방식으로 확장해 나가고 있어요. 많은 분들이 여전히 미술 작품 구매를 다른 세상 사람들의 소비 방식으로 여기거나, 전시 관람을 1년에 한두 번 기념사진을 찍으러 가는 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이는 미술에 대한 이해도, 감상 방법, 작품 구매의 이유 등에 대해 올바르게 알 기회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국내 전업 작가들의 경우, 작업 활동을 이어가는 데 발생하는 비용 부담은 크지만 작품 판매 수익은 일부를 제외하면 여전히 제한적이에요. 대중에게 작품을 알릴 수 있는 창구 역시 한정적이어서 대중과 접점을 만들기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메시스는 이런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실용적이면서도 작품성이 있는 아트피스를 다루는 아트 커머스 서비스 GOLANY(고라니)와, 다양한 채널로 예술 해설을 송출하는 AI 전시 해설 스트리밍 서비스 CURIZM(큐리즘)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고 있나요?
GOLANY는 실용성과 작품성을 동시에 갖춘 한정판 아트피스와 아트 상품을 대중이 구매 가능한 가격대로 큐레이션해서, 미술품 구매 경험이 없는 분들도 ‘작품을 소장한다’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게 해드리고 있어요. 예를 들어, 이엘리 작가의 IP를 활용한 거울 에디션은 실생활에서 유용할 뿐 아니라 작품성이 담긴 메시지를 전달하며 높은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CURIZM은 TV, 모바일, 사이니지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명화부터 현대 작가 작품까지 AI 해설과 함께 송출하며, 예술의 접근성과 이해의 폭을 높이고 있어요. 공간별·개인별 맞춤형 큐레이션과 해설을 통해 더욱 공감할 수 있는 예술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메시스만의 예술적 철학과 지향점이 궁금합니다.
우리 팀은 더 많은 대중이 예술을 쉽게 즐기고 일상 속에서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어요. 예술이 특정 소수의 전유물이 아닌, 누구나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는 생활의 일부가 되도록 서비스와 콘텐츠를 만들어 나가고 있습니다.
경쟁사와 비교했을 때 메시스만의 차별화된 경쟁력은 무엇인가요?
GOLANY는 유통 채널 다각화, 익스클루시브 아트피스, 자체 제작 아트 상품, 작가 후원 시스템을 통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어요. 현재 현대백화점과 아난티에서 운영하는 라이프스타일 편집숍에 아트 에디션과 상품을 공급하고 있고, 카카오 선물하기, 코오롱 fnc, 노블레스 매거진 등을 통해 유통하고 있습니다.
특히 IP 계약을 통해 자체 제작한 15종의 거울 아트 에디션은 아이들 그룹의 전소연, 배우 이승연, 방송인 안현모 등이 직접 구매·인증하며 높은 인지도를 쌓고 있어요.
CURIZM은 기존의 일방향적인 전시 청음 서비스와 달리, AI 기반의 개인·공간 맞춤형 해설과 큐레이션을 제공합니다. 이를 통해 병원·호텔·기업 로비 등 브랜드 정체성을 중시하는 영업장에서는 공간에 맞는 작품, 음악, 해설을 송출하고, 개인 고객에게는 취향 기반 큐레이션을 제공해요. 앞으로는 날씨, 방문객 특성, 개인의 관심사에 따라 변하는 AI 큐레이션과 해설을 제공해 차별성을 더욱 강화할 예정입니다.
현재 운영 중인 서비스의 상태와 성과는 어떤가요?
먼저 아트 커머스 GOLANY는 실용성과 작품성을 갖춘 아트피스와 아트 굿즈를 큐레이션하여 제공하고 있어요. 거울 에디션은 이미 15종 이상 출시되어 현대백화점, 아난티, 카카오 선물하기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판매되고 있습니다. 현재 월 400여 개 제품이 납품되고 있으며, 작가 IP 기반 신규 라인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어요.
AI 전시 해설 스트리밍 CURIZM은 모바일·TV·사이니지 등 다양한 채널로 명화부터 현대작가 작품까지 AI 해설과 함께 송출하고 있습니다. 현재 모바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최근 팔당한강요양원 TV를 통해 첫 큐리즘 B2B 서비스를 시작했어요. 앞으로 병원·호텔·기업 로비 등 B2B 공간에서 맞춤형 큐레이션을 제공할 예정입니다.
타깃 시장 규모와 핵심 고객층은 어떻게 설정하셨나요?
GOLANY의 핵심 고객은 현대백화점·아난티 등 라이프스타일 채널을 이용하는 20~40대 소비자예요. 이들은 일상 속에서 작품을 즐기고자 하는 대중으로, 미술품 소장의 장벽을 낮추는 것이 목표입니다. 국내 아트 상품 및 리빙 시장은 약 3조 원 규모로 추정되며, 한정판 아트피스 수요는 꾸준히 성장하고 있어요.
CURIZM은 병원, 호텔, 기업 로비, 공유 오피스 등 사람이 기다리거나 머무르는 공간을 주요 타깃으로 하고 있습니다. 국내에는 약 3만여 개의 병원과 수천 개의 호텔 및 오피스 라운지가 존재하며, 이들은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위해 문화·예술 콘텐츠를 필요로 해요. 동시에 개인 고객 대상의 B2C 구독 서비스도 확대하여, 모바일과 TV를 통해 누구나 쉽게 예술 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수익 모델은 어떻게 구성되어 있나요?
아트 커머스 GOLANY는 B2C와 B2B 두 가지 모델을 운영해요. 자체 제작 거울 에디션은 세 가지 사이즈로 구성되어 있으며, 월 평균 400여 개가 오프라인 매장에 납품되고 있습니다.
CURIZM도 B2C와 B2B 모델을 동시에 운영하고 있어요. B2B의 경우 병원 대기실, 호텔 객실, 로비 등에서 맞춤형 송출을 제공합니다. 향후 광고형 모델을 병행해 수익 구조를 다각화할 계획이에요. 향후 광고 슬롯을 열어 광고 매출도 추가로 확보할 예정이에요. B2C 고객은 TV의 QR 코드를 통해 모바일로 접속하여 다양한 예술 콘텐츠를 감상할 수 있으며, 구독 서비스와 단건 결제 요금제를 통해 이용할 수 있습니다.
사업을 운영하면서 가장 큰 전환점이나 도전은 무엇이었나요?
미술 도메인 특화 서비스를 운영하면서 도메인 전문성, 시장 이해관계, 기존 관례들이 큰 도전이었어요. 하지만 과거 세 차례의 스타트업 실패 경험, 전업 작가 활동을 하는 배우자의 고충, 그리고 “왜 이 일을 계속 하느냐”는 질문에 답하며 본 사업에 대한 확신을 키웠습니다.
메시스는 대중이 예술을 더 쉽게 즐길 수 있도록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단순히 감각적인 서비스가 아닌 실질적으로 유용한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지금까지의 주요 성과와 향후 사업 계획을 말씀해 주세요.
청년사관학교를 통해 아트 커머스 서비스를 런칭한 지 6개월 만에 현대백화점 판교·무역센터 팝업을 진행했고, 이후 현대백화점 라이프스타일 편집숍 8개 점포로 납품 계약을 체결하여 매출을 빠르게 확대했어요.
또한 모바일 AI 아트 해설 스트리밍 서비스를 런칭한 이후 갤러리 도입, 작가 수요, 타 매체 확장 가능성을 인정받아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으로부터 시드투자를 유치했으며, 예술경영지원센터·피지벤처스의 초기기업 지원사업에도 선정되었습니다. 향후에는 B2B 공간 확대와 글로벌 진출을 본격 추진할 예정입니다.
메시스 팀만의 핵심 경쟁력은 무엇인가요?
메시스는 미술 도메인, 생성형 AI, TV 스트리밍 개발, 콘텐츠 기획에 특화된 전문 멤버들로 구성되어 있어요. 전시 기획과 펀드레이징 경험을 지닌 미술 전문가, LLM 기반 AI 엔지니어, 그리고 스트리밍 기술 개발 경험을 가진 개발자들이 함께하며, 미술 특화 AI 해설 생성 모델을 연구·개발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각 분야의 전문성을 가진 팀원들이 모여, 대중과 예술의 접점을 메시스만의 방식으로 확장해 나가고 있어요.
투자를 받아야 하는 이유를 세 가지로 정리한다면?
첫째, 국내 대형 오프라인 채널에서 안정적인 입지를 확보했으며, 향후 도쿄·미국 등 해외 시장으로 확장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둘째, 2025년 하반기부터 큐리즘 서비스를 약 3만여 개 병원 및 준종합병원 공간에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어요. 빠르게 유휴 TV를 선점하는 것이 단기 매출 확보의 핵심 전략입니다.
셋째, 미술 특화 AI 맞춤 해설을 위해 객체 인식 경량 모델과 데이터 파이프라인을 구축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자사만의 원천 데이터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예술 도메인에 최적화된 경쟁력 있는 AI 서비스를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예술경영지원센터의 지원 프로그램이 메시스에게 어떤 도움이 되었나요?
메시스의 첫 지원사업은 청년사관학교였지만, 예술경영지원센터의 초기 창업 지원사업은 정말 큰 터닝포인트가 되었어요. 특히 BM 고도화와 방향 재설정에 결정적인 도움을 받았습니다.
예술 분야에 특화된 지원 프로그램이다 보니 우리가 추진하고 있는 예술과 기술의 융합 모델에 대해 깊이 있는 이해를 바탕으로 한 멘토링을 받을 수 있었어요. 또한 참여 기업들과의 네트워킹을 통해 실제 협업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었고, 이를 통해 서비스 검증까지 이룰 수 있었습니다.
문화예술 분야 창업가들에게는 이런 전문적인 지원 프로그램이 정말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일반적인 스타트업 지원과는 다른, 예술 도메인만의 특수성을 이해하고 지원해주는 프로그램이거든요.
마지막으로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요?
예술은 단순히 감상하는 대상이 아니라, 삶 속에서 사람들의 경험을 풍요롭게 만드는 자산이라고 생각해요. 메시스는 앞으로도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즐길 수 있는 예술 경험을 만들어 가며, 예술과 기술을 융합한 새로운 문화 생태계를 열어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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