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투자 붐에 유니콘 가치 5000억 달러 급증.. 2021년 투자 광풍기 기록 넘어


인공지능(AI) 투자 열풍이 글로벌 스타트업 생태계를 뒤흔들고 있다. 불과 몇 개월 사이 유니콘 기업들의 총 가치가 5000억 달러 이상 증가하며, 2021년 투자 광풍기를 넘어서는 기록을 세웠다.

크런치베이스 유니콘 보드에 따르면 2025년 8월 총 기업가치 6조 달러를 처음 돌파한 이후, 몇 개월 만에 5000억 달러 이상이 추가됐다. 5조 달러에서 6조 달러까지는 18개월이 걸렸지만, 이후 증가 속도는 훨씬 빠르게 진행됐다. 크런치베이스는 이번 상승이 전례 없는 규모라고 밝혔다.

global Unicorn surge - 와우테일

이 같은 폭발적 성장은 프론티어 AI 모델 기업들이 수천억 달러씩 가치를 끌어올리며 주도했다. 동시에 기업가치 100억 달러 이상의 데카콘에 새롭게 진입하는 기업들도 급증했다.

글로벌 유니콘 톱20 순위표 재편

가장 큰 변화는 유니콘 보드 최상위권에서 일어났다. 오픈AI(OpenAI)는 10월 초 6개월 만에 2000억 달러를 추가하며 5000억 달러 밸류에이션을 달성했다. 이로써 오픈AI는 스페이스X를 제치고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비상장 기업이 됐다. 앞서 오픈AI는 1570억 달러 가치에 66억 달러를 투자유치하며 사상 최대 규모의 벤처캐피털 투자를 기록한 바 있다.

스페이스X(SpaceX) 역시 9월에 500억 달러의 가치를 추가해 4000억 달러 밸류에이션을 달성했다.

앤스로픽(Anthropic)은 6개월 만에 1215억 달러가 증가하며 1830억 달러로 평가받았고, 스페이스X와 바이트댄스(ByteDance)에 이어 4위에 올랐다.

데이터브릭스(Databricks)는 9개월 동안 380억 달러를 추가해 1000억 달러 밸류에이션에 도달하며 6위를 차지했다. 이는 2018년 1500억 달러로 평가받은 중국 앤트그룹(Ant Group) 바로 아래 순위다.

호주 시드니 기반 디자인 소프트웨어 기업 캔바(Canva)는 피델리티(Fidelity)가 주도한 직원 주식 매각을 통해 8월 100억 달러를 추가하며 420억 달러로 평가받았다.

신규 데카콘 대거 등장

2025년 하반기에만 11개 기업이 데카콘(기업가치 100억 달러 이상) 클럽에 합류했다. 이는 2022년 하반기 이후 반기별 실적을 넘어서는 수치다.

이 중 가장 주목받는 기업은 휴머노이드 로봇 스타트업 피겨 AI(Figure AI)다. 캘리포니아 산호세에 본사를 둔 피규어는 파크웨이 벤처 캐피털(Parkway Venture Capital)이 주도한 라운드에서 10억 달러를 유치하며 390억 달러로 평가받았다. 2024년 3월 27억 달러 밸류에이션을 받은 지 18개월 만에 가치가 1300% 넘게 치솟은 것이다. 피규어는 가정과 상업 현장에서 활용 가능한 휴머노이드 로봇을 개발하며, 자체 AI 모델 훈련과 제조에 투자하고 있다.

암호화폐 거래소 크라켄(Kraken)도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였다. 샌프란시스코 본사의 크라켄은 9월 5억 달러를 유치하며 150억 달러로 평가받았다. 2019년 40억 달러 밸류에이션 이후 처음 투자를 받은 것이다.

신규 데카콘들은 대부분 1년도 안 돼 50억 달러 이상 가치가 증가했다. 피겨AI와 크라켄 외에 2025년 하반기에 데카콘이 된 주요 기업들은 다음과 같다.

프랑스 프론티어 모델 기업 미스트랄 AI(Mistral AI)은 네덜란드 칩 제조사 ASML이 주도한 라운드에서 132억 달러로 평가받았다. 샌프란시스코 라이브 쇼핑 플랫폼 왓낫(Whatnot)은 캐피탈G(CapitalG)와 DST 글로벌(DST Global)이 주도한 라운드에서 2억2500만 달러를 유치하며 115억 달러로 평가받았다. 왓낫은 1월 50억 달러였던 밸류가 2배 이상 뛴 것이다.

핀란드 헬스 트래커 오우라(Oura)는 피델리티가 주도한 9억 달러 투자로 110억 달러 밸류를 인정받았고, 뉴욕 임차인 대상 리워드 플랫폼 빌트 리워즈(Bilt Rewards)는 제너럴 캐털리스트(General Catalyst)와 GID가 주도한 2억5000만 달러 투자로 108억 달러로 평가받았다.

콜로라도 양자컴퓨팅 기업 퀀티늄(Quantinuum)은 엔벤처스(NVentures)가 주도한 6억 달러 투자로 106억 달러 밸류를, 팔로알토 AI 연구소 코그니션(Cognition)은 파운더스 펀드(Founders Fund)가 주도한 4억 달러 투자로 102억 달러 밸류를 받았다. 코그니션은 3월 40억 달러로 평가받았으며, 7월에는 윈드서프를 인수하기도 했다.

샌프란시스코 AI 연구소 인력 연결 플랫폼 머코어(Mercor)는 펠리시스(Felicis)가 주도한 3억5000만 달러 투자로 100억 달러로 평가받았다. 펠리시스는 2월 20억 달러 밸류에이션 라운드도 주도했었다.

AI 데이터센터 구축 기업 크루소 에너지 시스템즈(Crusoe Energy Systems)는 무바달라 캐피털(Mubadala Capital)과 밸러 에쿼티 파트너스(Valor Equity Partners)가 주도한 14억 달러 투자로, 대화형 고객 경험 AI 스타트업 시에라(Sierra)는 그린옥스(Greenoaks)가 주도한 3억5000만 달러 투자로 각각 100억 달러 밸류를 인정받았다.

2분기에는 어플라이드 인튜이션(Applied Intuition), 헬싱(Helsing), 퍼플렉시티(Perplexity), 씽킹 머신즈 랩(Thinking Machines Lab), 세이프 슈퍼 인텔리전스(Safe Super Intelligence) 등 5개 기업이 데카콘이 됐다. 이 중 퍼플렉시티는 이후 여러 라운드를 거쳐 200억 달러 가치에 도달했다.

기업공개(IPO) 시장도 회복될까?

선두권의 AI 기업의 밸류에이션이 가장 크게 증가했지만, 올해 데카콘이 된 기업 수는 2021년 다음으로 많다. 2025년 10월 기준 82개 민간 기업이 데카콘 지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이 중 3분의 1 이상이 올해 투자를 유치했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신규 데카콘이 늘어나는 추세가 2026년 IPO 시장 회복을 예고하는 신호일 수 있다고 분석한다. 특히 AI 섹터의 수익 성장세가 뚜렷해지면서 투자자들의 상장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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