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3분기 글로벌 벤처투자 시장이 ‘투자 건수는 감소했으나 투자 금액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브이씨가 17일 발표한 ‘글로벌 스타트업 투자동향 2025 3Q‘에 따르면 전 세계 벤처투자금은 증가했지만 소수의 대형 투자 라운드에 자금이 집중되면서 전체 투자 건수는 감소했다. 

글로벌 벤처투자 금액은 3분기 기준 약 1,207억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4.6% 증가한 수치다. 반면 투자 건수는 7,579건으로 같은 기간 22% 감소하며, ‘건수 감소–규모 확대’라는 뚜렷한 양극화 흐름을 보였다. 전체 벤처투자 금액 가운데 30% 이상이 5억 달러 이상 규모의 메가 라운드에 몰린 점도 특징이다.

투자 집중 현상은 특히 AI 분야에서 두드러졌다. 3분기 글로벌 벤처투자 금액의 약 46%가 AI 스타트업에 집중된 가운데, 미국 시장에서는 전체 벤처투자 중 약 85%가 AI 분야로 흘러간 것으로 분석됐다. 자금은 주로 생성형 AI 모델, AI 인프라, 반도체·고성능 컴퓨팅(HPC) 등 대규모 자본이 필요한 분야로 이동했다.

지역별로는 북미 시장이 글로벌 투자 회복을 주도했다. 미국과 캐나다를 중심으로 대형 AI 및 기술 기업에 대한 투자가 활발히 진행되며 전체 시장 증가세를 견인했다. 반면 아시아 지역은 상대적으로 부진한 흐름을 이어갔다. 중국·동남아 시장에서의 투자 위축이 이어지며 대형 딜이 크게 감소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시장에서 자금이 AI 대형 기업에 집중되면서 밸류에이션(기업가치) 거품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주요 시장 분석기관들은 AI 기업의 기업가치가 비(非)AI 기업 대비 평균 2배 이상 높게 형성되고 있다.

국내를 비롯해 글로벌 역시 ‘소수의 검증된 기업에 대규모 자본이 집중되는 구조’가 고착화되면서, 초기 단계 스타트업의 투자 문턱이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