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용 범용 AI 개발 ‘피지컬 인텔리전스’, 56억 달러 가치에 6억 달러 투자 유치


샌프란시스코 로봇 소프트웨어 스타트업 피지컬 인텔리전스(Physical Intelligence)가 6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이번 투자로 회사 가치는 56억 달러로 평가됐다. 알파벳(Alphabet)의 독립 성장 펀드 캐피탈G(CapitalG)가 투자를 주도했고, 럭스 캐피탈(Lux Capital), 스라이브 캐피탈(Thrive Capital), 아마존(Amazon) 창업자 제프 베조스(Jeff Bezos)가 재투자에 나섰다. 인덱스 벤처스(Index Ventures)와 티로우 프라이스(T. Rowe Price)는 신규 투자자로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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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지컬 인텔리전스의 핵심은 다양한 로봇이 공통으로 사용할 수 있는 범용 AI 모델 개발이다. 지난해 3월 구글 딥마인드(Google DeepMind) 출신 연구진과 스탠퍼드대, UC버클리 학계 인사들이 공동 창업했다. 카롤 하우스만(Karol Hausman) CEO는 “우리가 만드는 건 특정 로봇을 위한 두뇌가 아니라 어떤 로봇이든 제어할 수 있는 범용 두뇌”라고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설명했다. 공동 창업자로는 스탠퍼드대 첼시 핀(Chelsea Finn) 조교수, UC버클리 세르게이 레빈(Sergey Levine) 부교수 등이 함께했다.

회사는 최근 첫 번째 범용 정책 모델 파이제로(π0)를 공개했다. 이 모델을 탑재한 로봇은 빨래 개기, 식탁 정리, 박스 조립 같은 여러 작업을 수행한다. 실험에서 로봇들은 3시간 동안 각 작업을 평균 3분 만에 완료했다. 기존 로봇이 공장이나 창고 같은 제한된 환경에서만 작동하는 것과 달리, 피지컬 인텔리전스는 집이나 복잡한 실제 환경에서도 다양한 작업을 처리할 수 있는 로봇 지능을 목표로 한다.

이번 투자는 1년 전 4억 달러 투자에 이은 후속 라운드다. 당시 제프 베조스, 오픈AI(OpenAI), 스라이브 캐피탈, 럭스 캐피탈이 참여했고 회사 가치는 24억 달러로 평가됐다. 창업 당시인 지난해 3월 7천만 달러 시드 투자까지 합치면 1년 8개월 만에 총 10억7천만 달러를 끌어모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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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AI 시장에는 자금이 빠르게 몰리고 있다. 스킬드 AI(Skild AI)는 지난해 7월 라이트스피드 벤처 파트너스(Lightspeed Venture Partners), 코아튜(Coatue), 소프트뱅크(SoftBank), 제프 베조스가 참여한 3억 달러 시리즈A로 기업가치 15억 달러를 인정받았다. 올해 6월에는 소프트뱅크, 엔디비아 등에서 투자를 받으며 회사 가치가 45억 달러에 이른다. 제네시스 AI(Genesis AI)는 올해 7월 이클립스 벤처스(Eclipse Ventures)와 코슬라 벤처스(Khosla Ventures) 주도로 1억500만 달러를 유치했고, 생츄어리 AI(Sanctuary AI)도 캐나다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에 1억 달러 이상을 투자받았다.

피지컬 인텔리전스는 하드웨어를 직접 만들지 않는다. 대신 소프트웨어에 집중하면서 로봇 제조사와 협력하는 전략을 택했다. 최근 중국 로봇 제조사 아지봇(AgiBot)과 파트너십을 맺고 다양한 하드웨어에 자사 AI 모델을 적용하는 방식이다. 이번 투자금은 실제 환경에서 로봇이 작동하는 데이터를 더 많이 확보하고 모델 성능을 높이는 데 쓰인다.

회사가 풀어야 할 가장 큰 숙제는 학습용 데이터 확보다. 피지컬 인텔리전스는 여러 종류의 로봇과 작업 환경에서 직접 실험하며 데이터를 모으고 있다. 기존 로봇은 특정 작업에만 특화돼 있어 복잡하고 변화무쌍한 환경에선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다. 회사는 범용 지능을 통해 로봇이 어떤 환경과 작업에도 적응하도록 만드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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