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타레스, 9,600만 달러 시리즈B 투자 유치…마이크로원자로로 미군 에너지 자립 도전


안타레스(Antares)가 9,600만 달러 규모의 시리즈 B 투자 유치를 발표했다. 샤인 캐피탈(Shine Capital)이 리드 투자자로 참여했고, 알트 캐피탈(Alt Capital), 카페이네이티드(Caffeinated), 피프티쓰리 스테이션스(FiftyThree Stations), 인더스트리어스(Industrious) 등이 함께했다. 투자금은 신규 지분 7,100만 달러와 설비·공장 확장·우라늄 조달용 부채 2,500만 달러로 구성됐으며, 누적 투자 유치액은 1억 3,000만 달러를 넘어섰다.

antares industries - 와우테일

안타레스는 원격 군사기지, 극한 산업현장, 심해·우주 미션에 신속 배치 가능한 소형 원자로를 개발하는 스타트업이다. 2023년 조던 브램블(Jordan Bramble) CEO와 줄리아 드왈(Julia DeWahl) 사장이 공동 창업했다. 브램블은 백악관 예산관리국(OMB) 출신이고, 드왈은 스페이스X에서 스타링크 사업운영을 이끌었다. 두 창업자는 현대전에서 미군이 필요한 곳에 전력을 공급받지 못하는 문제에 주목해 마이크로원자로 개발에 나섰다.

안타레스의 R1 마이크로원자로는 TRISO 연료 기술을 적용한다. 우라늄 핵을 탄소·세라믹으로 코팅해 흑연 매트릭스에 내장하는 방식으로, 고온 내성과 본질적 안전성이 특징이다. 외부 냉각수 없이도 작동 가능해 극한 환경에 적합하다. 회사는 2026년 아이다호 국립연구소(INL)에서 저출력 원자로 Mark-0 시연을 목표로 하며, 원자로 물리학과 반응도 제어 시스템을 검증할 계획이다. 2027년에는 90일 이상 풀파워로 전력을 생산하는 Mark-1 원형로 가동을 추진한다.

핵심 고객은 미 국방부다. 올해 10월 미 육군은 군사기지에 마이크로원자로를 배치하는 야누스(JANUS)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 14299호에 따라 2028년 9월까지 미군 시설에서 원자로를 가동해야 한다. 안타레스는 지난 4월 국방혁신유닛(DIU)의 ANPI 프로그램에 선정됐고, 8월에는 에너지부로부터 고농축 저농축 우라늄(HALEU) 연료 배정과 원자로 파일럿 프로그램 선정 소식을 받았다. NASA의 달 표면 핵분열 발전 프로그램도 타깃 시장이다. NASA는 2030년까지 100킬로와트급 원자로를 달에 배치할 계획이다.

안타레스는 캘리포니아 토런스에 연간 10기 생산 가능한 14만 5,000평방피트 규모 시설을 구축했다. 아이다호폴스와 사우스캐롤라이나 에이킨에도 거점을 두고 있으며, 직원 수는 약 60명이다. 올여름에는 NASA 마셜 우주비행센터에서 전기 가열 방식의 원자로 시연을 완료했다.

안타레스의 투자 유치는 미국 원자력 르네상스의 일환이다. AI 데이터센터의 폭발적인 전력 수요가 촉매제 역할을 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펜실베이니아 스리마일섬 원자로 재가동을 위해 컨스텔레이션 에너지와 20년 전력구매계약(PPA)을 체결했다. 구글은 카이로스 파워(Kairos Power)와 협력해 2035년까지 최대 500메가와트 규모의 소형모듈원자로(SMR) 7기를 건설할 계획이다. 아마존은 엑스에너지에 직접 투자하고, 워싱턴주 에너지 노스웨스트와 파트너십을 맺어 2039년까지 5기가와트 이상의 원자력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메타도 2027년부터 컨스텔레이션 에너지의 일리노이 원자로에서 1.1기가와트 전력을 공급받는 20년 계약을 체결했다.

첨단 원자력 스타트업 투자도 급증하고 있다. 엑스에너지(X-energy)는 지난달 7억 달러 시리즈 D 투자를 유치하며 누적 18억 달러를 확보했다. 아마존, 다우케미칼, 영국 센트리카 등에서 144기, 11기가와트 규모의 SMR 주문을 받았다. 빌 게이츠가 설립한 테라파워(TerraPower)는 6월 엔비디아 벤처스 참여로 6억 5,000만 달러를 조달했고, 와이오밍에서 2030년 첫 상업용 원자로 가동을 목표로 한다. AI 데이터센터 전용 마이크로원자로를 개발하는 알로 아토믹스(Aalo Atomics)는 8월 1억 달러 시리즈 B 투자를 유치했으며, 2026년 원자로와 데이터센터를 함께 배치하는 것이 목표다. 휴대용 마이크로원자로 개발사 라디언트(Radiant)도 5월 1억 6,500만 달러 시리즈 C 투자를 완료해 누적 2억 2,500만 달러를 확보했다.

안타레스는 AI 데이터센터가 아닌 군사·우주 미션에 집중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샤인 캐피탈의 알렉스 하르츠 제너럴파트너는 “금세기 들어 미국에서 핵분열 원자로를 가동한 스타트업은 없다”며 “안타레스는 설계·인허가 성숙도, 연료 공급망, 아이다호 국립연구소·NASA와의 협력 덕분에 2026년 이 이정표를 달성할 위치에 있다”고 평가했다. 브램블 CEO는 “미국이 수십 년간 해내지 못한 일, 즉 몇 년 안에 원자로를 설계·제작·시험하는 것을 실현할 자본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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