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돌아보기] 기업용 생성 AI 투자 370억 달러 돌파, 3년 만에 22배 폭증…”거품 아닌 붐”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털 멘로 벤처스(Menlo Ventures)가 2025년 기업용 생성형 AI 시장 규모가 370억 달러(약 53조원)에 달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2024년 115억 달러 대비 3.2배 증가한 수치로, 2023년(17억 달러) 대비로는 무려 22배 급증한 것이다. 챗GPT 출시 3년 만에 AI 애플리케이션이 전체 소프트웨어 시장의 6%를 차지하며 역사상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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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로 벤처스는 495명의 미국 기업 의사결정권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3차 연례 조사를 통해 이번 보고서를 작성했다. 보고서 작성을 주도한 팀 툴리(Tim Tully) 파트너는 “기업용 AI 투자가 1년 만에 3배로 늘었다는 사실은 역사상 가장 빠른 기업 시장 확장이 지금 펼쳐지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모든 주요 기업이 AI 통합에 나서는 이유는 생산성 향상이 명백하고, 뒤처질 경우의 경쟁 리스크가 치명적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여름 MIT 미디어랩의 난다 이니셔티브(NANDA Initiative)가 생성형 AI 프로젝트의 95%가 실패한다는 내용의 ‘비즈니스 AI 현황 2025(The GenAI Divide: State of AI in Business 2025)‘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AI 버블론이 고개를 들었지만, 멘로 벤처스의 데이터는 정반대 상황을 보여준다. 실제 프로덕션 배포가 진행되면서 실질적인 수익과 확산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앤트로픽이 오픈AI 제치고 기업용 LLM 1위 등극

기초 모델 시장에서는 앤트로픽(Anthropic)이 오픈AI를 제치고 1위 자리를 차지했다. 멘로 벤처스에 따르면 앤트로픽은 현재 기업용 LLM API 시장의 40% 점유율을 기록했다. 이는 2023년 12%에서 3년 만에 3배 이상 급증한 것이다. 반면 오픈AI(OpenAI)는 2023년 50%에서 27%로 절반 가까이 급락했다. 구글(Google)도 7%에서 21%로 3배 성장하며 3위를 차지했다.

13 enterprise llm api market share scaled Menlo Ventures - 와우테일

앤트로픽의 약진은 코딩 시장에서의 압도적 우위에서 비롯됐다. 앤트로픽은 코딩 부문에서 54% 시장 점유율을 기록했는데, 이는 오픈AI(21%)의 2배가 넘는 수치다. 6개월 전 42%에서 더욱 증가한 것으로, 클로드 코드(Claude Code)의 인기가 주요 성장 동력이 됐다.

멘로 벤처스의 디디 다스(Deedy Das) 파트너는 “앤트로픽은 2024년 6월 클로드 소넷 3.5 출시 이후 18개월간 코딩 분야 리더보드 정상을 유지했다”며 “40% 점유율을 달성한 현재, 곧 기업용 LLM API 시장의 절반을 차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오픈AI가 자동으로 승리하던 시대는 끝났다”며 “기업이 벤더를 선택하면 대부분 그대로 유지하는 경향이 있어 앤트로픽을 따라잡기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애플리케이션 투자 190억 달러, 코딩이 최대 시장

2025년 기업용 AI 투자의 절반 이상인 190억 달러가 애플리케이션 레이어로 흘러갔다. 이는 전체 생성형 AI 지출 370억 달러 중 가장 큰 비중이다. 나머지 180억 달러는 기초 모델 API, 모델 학습 인프라, AI 인프라에 투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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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리케이션 지출은 세 가지 카테고리로 나뉜다. 부서별 AI(Departmental AI)가 73억 달러로 가장 크고, 산업별 AI(Vertical AI)가 35억 달러, 범용 AI(Horizontal AI)가 84억 달러를 기록했다. 부서별 AI 중에서는 코딩이 40억 달러로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이는 부서별 AI 지출의 55%에 해당하며, 개발자의 50%가 매일 AI 코딩 도구를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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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드 생성은 AI의 첫 번째 ‘킬러 유즈케이스’가 됐다. 2024년 중반 앤트로픽의 소넷 3.5가 경제적으로 의미 있는 성능을 달성하면서 이 카테고리가 본격 성장했다. 코드 자동완성이 23억 달러, 코드 에이전트와 AI 앱 빌더가 제로에서 급성장했다. 팀들은 러버블(Lovable), 오픈핸즈(Open Hands), 위버(Weaver), 메티큘러스(Meticulous) 같은 도구를 프로토타이핑부터 배포까지 소프트웨어 개발 전 과정에 도입하며 15% 이상의 생산성 향상을 보고했다.

코딩 다음으로는 IT 운영(7억 달러), 마케팅(6억 6000만 달러), 고객 서비스(6억 3000만 달러) 순으로 투자가 이뤄졌다.

헬스케어가 산업별 AI 투자 43% 차지

산업별 AI 솔루션은 2024년 12억 달러에서 2025년 35억 달러로 3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 중 헬스케어가 15억 달러로 43%를 차지하며 압도적 1위를 기록했다. 이는 다음 4개 산업을 합친 것보다 많은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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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케어 투자의 대부분은 행정 및 임상 보조 업무에 집중됐다. 진료 기록을 자동으로 작성하는 앰비언트 스크라이브(ambient scribe) 시장이 6억 달러로 2.4배 성장하며 에이브리지(Abridge)와 앰비언스(Ambience)를 유니콘으로 만들었다. 의사들이 진료 5시간당 기록에 1시간을 쓰는 상황에서, 이 도구들은 문서화 시간을 50% 이상 줄여준다.

헬스케어 다음으로는 법률(6억 5000만 달러), 크리에이터 도구(3억 6000만 달러), 정부(3억 5000만 달러) 순으로 투자가 많았다.

범용 AI는 코파일럿이 지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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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억 달러 규모의 범용 AI(Horizontal AI) 시장은 코파일럿(Copilots)이 86%(72억 달러)로 압도적 점유율을 보였다. 챗GPT 엔터프라이즈(ChatGPT Enterprise), 클로드 포 워크(Claude for Work), 마이크로소프트 코파일럿(Microsoft Copilot)이 주도하고 있다. 에이전트 플랫폼(Agent Platforms)은 10%(7억 5000만 달러), 개인 생산성 도구는 5%(4억 5000만 달러)를 차지했다.

스타트업이 앱 시장의 63% 장악, 인프라는 기존 기업 우세

AI 애플리케이션 레이어에서는 스타트업이 63%의 시장 점유율로 기존 기업(37%)을 크게 앞섰다. 이는 작년 36%에서 거의 2배 늘어난 것이다. 스타트업은 기존 기업이 벌어들이는 1달러당 거의 2달러를 벌어들이는 셈이다.

6 startups winning application ai scaled Menlo Ventures - 와우테일

멘로 벤처스의 조프 레드펀(Joff Redfern) 파트너는 “AI가 기업의 소프트웨어 구매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며 “제품 주도 성장(PLG)이 AI 소프트웨어 지출의 거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거래 성사 속도는 기존 SaaS의 2배이며, 스타트업이 기존 기업보다 2배 많은 돈을 벌어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부서별로 보면 제품·엔지니어링 부문에서 스타트업 점유율이 71%, 영업 부문 78%, 재무·운영 부문 91%를 차지했다. 커서(Cursor)가 대표적 사례다. 커서는 기업 영업 담당자를 한 명도 채용하지 않고도 2억 달러 매출을 달성했다. 반면 IT와 데이터 과학 부문에서는 기존 기업이 여전히 강세를 보였다.

하지만 인프라 레이어로 내려가면 상황이 달라진다. 기존 기업이 56% 점유율로 우위를 지켰다. 많은 AI 앱 개발사들이 오랫동안 신뢰해온 데이터 플랫폼을 계속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템포럴(Temporal), 슈파베이스(Supabase), 네온(Neon), 파인콘(Pinecone) 같은 AI 네이티브 인프라 기업들이 인상적인 성장을 보이고 있지만, 데이터브릭스(Databricks), 스노우플레이크(Snowflake), 몽고DB(MongoDB), 데이터독(Datadog) 같은 기존 기업들도 재가속을 경험하고 있다.

PLG가 AI 도입의 주요 경로로 부상

AI 솔루션은 개별 사용자를 통해 기업에 침투하는 제품 주도 성장(Product-Led Growth, PLG) 방식으로 확산되고 있다. PLG는 기업 영업팀이 아닌 제품 자체의 가치를 통해 개별 사용자가 먼저 도입하고, 이것이 상향식으로 확산되어 결국 기업 전체로 퍼지는 성장 전략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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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애플리케이션 지출의 27%가 PLG를 통해 발생하는데, 이는 기존 소프트웨어(7%)의 거의 4배에 달한다.

직원들이 개인 신용카드로 결제하는 ‘그림자 AI 도입’까지 고려하면 PLG 비중은 40%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된다. 챗GPT 플러스 사용량의 약 27%가 업무 관련이라는 점을 감안한 추정치다.

AI에서는 PLG가 기존 SaaS보다 훨씬 빠르게 기업 규모로 확장되고 있다. 커서는 기업 영업 담당자를 한 명도 고용하지 않고 2억 달러 매출을 달성했고, n8n은 오픈소스 커뮤니티 도입을 기반으로 사업을 구축했으며, 일레븐랩스(ElevenLabs), 감마(Gamma), 위스퍼 플로우(Wispr Flow)도 같은 방식으로 성장했다.

AI 구매자 전환율 47%, 기존 SaaS의 2배

기업 구매자들은 AI에 대해 상당히 높은 의향을 보인다. 조직이 AI 솔루션 검토에 나서면 거래가 성사될 확률이 47%로, 기존 SaaS(25%)의 거의 2배다. 이는 강력한 구매 의지와 명확한 즉각적 가치를 반영한다.

조사에 따르면 대부분의 조직이 10개 이상의 잠재적 AI 유즈케이스를 찾아내지만, 실제 도입은 단기 생산성 향상이나 비용 절감에 집중한다. 기업들이 식별하는 유즈케이스는 내부용(59%)이 고객 대면용(41%)보다 약간 많지만, 두 카테고리 모두 거의 동일한 속도로 파이프라인을 통과한다.

오픈소스 채택률 절반으로 급감

기업의 오픈소스 LLM 채택률은 2024년 19%에서 2025년 11%로 거의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올해 메타의 라마 4 출시가 4월 이후 중단되면서 정체 상태에 빠진 것이 주요 원인이다.

기업들은 특히 중국 오픈소스 모델에 신중한 태도를 보인다. 치웬(Qwen), 딥시크(DeepSeek), 문샷/키미(Moonshot/Kimi), 미니맥스(MiniMax), Z AI의 GLM 등이 성능 면에서 인상적인 진전을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기업용 오픈소스의 약 10%만을 차지한다.

반면 스타트업과 독립 개발자들 사이에서는 중국 모델 채택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vLLM과 오픈라우터(OpenRouter) 데이터를 보면 중국 모델 사용량이 지속적으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에어비앤비는 사용자 대면 AI 기능에 치웬을 많이 활용하고, 커서는 자체 모델의 오픈소스 기반으로 치웬을 사용한다.

2026년 전망: AI 실용성 향상과 엣지 이동

멘로 벤처스는 2026년에 대해 다섯 가지를 전망했다. 첫째, AI가 일상적인 프로그래밍 작업에서 인간 성능을 초과할 것이다. 둘째, 추론 비용이 하락함에도 추론 볼륨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며 생성형 AI 순지출이 계속 늘어나는 제번스 역설이 지속될 것이다.

셋째, 자율성과 의사결정이 증가하면서 설명 가능성과 거버넌스가 주류로 자리잡을 것이다. 굿파이어(Goodfire) 같은 신경망 해석 기업의 중요성이 커질 전망이다. 넷째, 저지연 요구사항과 프라이버시·보안 요인에 힘입어 모델이 마침내 엣지로 이동할 것이다. 구글, 애플, 삼성 같은 모바일 제조사들이 빠른 추론을 제공하는 전용 저전력 GPU 컴퓨트를 탑재할 것이다.

덧> 아래는 현재 AI의 레이어를 구분한 것이다. 대표적인 기업은 멘로벤처스의 포트폴리오이니 감안해서 구조를 참고하면 될 듯.

17 modern ai stack 121025 scaled 1 - 와우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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