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마인드 출신이 만든 ‘표 데이터 AI’ 펀더멘털, 시리즈A서 2억2500만 달러 투자유치


2024년 10월 창업한 지 15개월 만에 총 2억5500만 달러(약 3700억원)를 유치하며 스텔스 모드를 벗은 AI 스타트업이 있다. 펀더멘털(Fundamental)이다. 이 회사는 구글 딥마인드 출신 팀이 개발한 ‘대형 표 모델(LTM·Large Tabular Model)’ 넥서스(NEXUS)를 공개했다. 표 형식 데이터를 위한 파운데이션 모델로, 기업들이 실제 의사결정에 사용하는 스프레드시트와 데이터베이스를 이해하고 예측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fundamental logo - 와우테일

펀더멘털은 시드 라운드에서 3000만 달러, 시리즈A에서 2억2500만 달러를 조달했다고 5일 발표했다. 시리즈A는 오크 HC/FT(Oak HC/FT)가 리드했으며, 벨러 에퀴티 파트너스(Valor Equity Partners), 배터리 벤처스(Battery Ventures), 세일즈포스 벤처스(Salesforce Ventures), 헤츠 벤처스(Hetz Ventures) 등 톱티어 벤처캐피털이 참여했다. 엔젤 투자자로는 퍼플렉시티 공동창업자 겸 CEO 아라빈드 스리니바스, 위즈 공동창업자 겸 CEO 아사프 라파포트, 브렉스 공동창업자 엔리케 두부그라스, 데이터독 공동창업자 겸 CEO 올리비에 포멜 등이 참여했다.

LLM(대형언어모델)이 텍스트와 이미지에서 놀라운 성과를 보였지만, 기업 데이터의 80%를 차지하는 표 형식 데이터는 딥러닝 혁명에서 소외돼왔다. 이유는 명확하다. 텍스트나 이미지와 달리 표의 각 셀은 맥락에 따라 의미가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이다. 같은 숫자가 한 데이터셋에서는 사람의 몸무게(kg)를, 다른 데이터셋에서는 아파트 면적(㎡)을 의미할 수 있다. 또한 표의 열 순서는 임의적이며, 데이터셋마다 열의 개수와 종류가 완전히 다르다.

이런 이유로 기업들은 여전히 딥러닝 이전 시대의 기계학습 알고리즘에 의존해왔다. 수요 예측, 가격 책정, 고객 이탈 예측, 사기 탐지 같은 핵심 비즈니스 의사결정이 구식 방법론에 갇혀 있던 셈이다. 펀더멘털의 CEO 겸 공동창업자 제레미 프랜켈은 “우리는 모든 기업과 산업 분야에서 예측의 기반이 되는 수십억 개의 표를 활용하기 위해 특별히 설계된 범용 파운데이션 모델을 구축했다”며 “넥서스는 비즈니스 의사결정을 위한 OS”라고 말했다.

펀더멘털 팀은 구글 딥마인드 출신들로 구성됐다. 딥마인드는 알파고로 유명한 AI 연구소로, 단백질 구조 예측 모델 알파폴드로 2024년 노벨화학상을 수상한 바 있다. 이들은 수십억 개의 표 형식 데이터셋으로 사전 학습된 넥서스를 개발했다. 넥서스는 아마존 세이지메이커 하이퍼팟(Amazon SageMaker HyperPod)에서 훈련됐으며, 행과 열 전반에 걸친 비선형 관계와 상호작용을 이해한다.

기업들은 넥서스를 기존 데이터 스택에 단 한 줄의 코드만으로 통합할 수 있다. 복잡한 파라미터 튜닝이나 피처 엔지니어링 없이도 모델은 새로운 데이터에 즉시 적응하며 정확한 예측을 제공한다. 펀더멘털은 이미 포춘 100대 기업들과 7자리 수 계약을 체결했으며, 수요 예측·가격 예측·고객 이탈 등의 예측 사용 사례에 모델이 적용되고 있다.

펀더멘털은 아마존웹서비스(AWS)와 전략적 파트너십도 체결했다. AWS 고객들은 대시보드에서 컴퓨팅이나 스토리지를 구매하는 것처럼 넥서스를 구매하고 배포할 수 있다. AWS 최고 데이터 및 AI 책임자 스와미 시바수브라마니안은 “펀더멘털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고객들이 표 데이터를 강력한 예측 자산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한다”며 “이 협업은 기업급 보안과 확장성으로 혁신적인 AI 솔루션을 시장에 제공하려는 우리의 약속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표 데이터 AI 시장은 최근 급격히 성장하고 있다. 펀더멘털의 직접적인 경쟁사로는 독일 프라이부르크에 본사를 둔 프라이어 랩스(Prior Labs)가 있다. 프라이어 랩스는 2024년 말 설립됐으며, 2025년 2월 볼더튼 캐피털과 XTX 벤처스가 리드한 프리시드 라운드에서 900만 유로(약 130억원)를 조달했다.

프라이어 랩스는 TabPFN(Tabular Prior-data Fitted Network)이라는 표 데이터 파운데이션 모델을 개발했다. TabPFN은 2025년 네이처(Nature)에 게재됐으며, 1억3000만 개의 합성 데이터셋으로 사전 학습됐다. 프라이어 랩스의 CEO이자 공동창업자인 프랑크 후터 교수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인용되는 오토ML 연구자다. TabPFN은 최대 5만 개 샘플과 2000개 특성까지 처리할 수 있으며, 오픈소스로 공개돼 약 100만 회 다운로드됐다. 프라이어 랩스는 API와 자체 호스팅 모델 형태로 상용화를 진행하고 있다.

두 회사의 차이점은 규모와 접근 방식에 있다. 펀더멘털은 아마존 세이지메이커 하이퍼팟에서 대규모로 훈련된 모델로 기업급 배포에 집중하는 반면, 프라이어 랩스는 소규모 데이터셋에서 뛰어난 성능을 보이는 모델로 빠른 예측에 강점을 보인다. 펀더멘털이 AWS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포춘 100대 기업을 타깃으로 하는 것과 달리, 프라이어 랩스는 헤지펀드와 SAP 같은 기업들과 개별 개념증명을 진행하고 있다.

프라이어 랩스의 모델을 실제로 활용하는 사례도 등장하고 있다. 택타일(Taktile)은 금융 서비스 분야의 리스크 관리와 사기 탐지에 특화된 의사결정 자동화 플랫폼으로, TabPFN과 파트너십을 맺고 사기 탐지와 신용 리스크 이상 탐지에 활용하고 있다. 택타일은 2025년 2월 시리즈B에서 5400만 달러를 조달했다.

한편 스노우플레이크(Snowflake) 데이터브릭스(Databricks) 같은 데이터 플랫폼 대기업들도 AI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스노우플레이크는 코텍스 AI를 통해 LLM 기반 자연어-SQL 변환과 예측 분석을 제공하며, 2026년 1월 오픈AI와 2억 달러 규모의 다년간 계약을 체결했다. 데이터브릭스는 오픈소스 뿌리를 바탕으로 DBRX 같은 자체 LLM을 개발하고 있다. 이들이 주로 데이터 웨어하우스 위에 AI 레이어를 추가하는 방식인 반면, 펀더멘털과 프라이어 랩스는 처음부터 표 데이터에 특화된 파운데이션 모델을 구축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오크 HC/FT의 공동창업자 겸 매니징 파트너 애니 라몬트는 “펀더멘털 모델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구조화된 관계형 데이터는 아직 딥러닝 혁명의 혜택을 받지 못했다”며 “금융 사기부터 병원 재입원, 에너지 가격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예측할 수 있는 펀더멘털의 능력은 사실상 모든 산업과 분야를 지원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깊은 기술 전문성과 입증된 상업적 실행력을 결합한 세계적 수준의 연구팀이 드문 연구 엄격성과 기업 GTM 이해력을 제공한다”고 덧붙였다.

조달된 자금은 컴퓨팅 확장, 기업 배포 확대, 연구·엔지니어링·영업 조직의 급속한 성장에 사용될 예정이다. 펀더멘털은 매달 수억 건의 리스크 의사결정을 제공하며 이 추세를 가속화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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