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복리후생 저축 관리 ‘베스트웰’, 3.85억 달러 투자유치… 기업가치 두 배로 껑충


미국인들의 노후 준비와 직장인 저축을 돕는 핀테크 베스트웰(Vestwell)이 3억 8,500만 달러 규모의 시리즈E 투자 유치를 발표했다. 2023년 시리즈D 당시 10억 달러였던 기업가치는 20억 달러로 두 배 뛰었고, 창업 10년 만에 누적 투자금은 6억 6,000만 달러를 넘어섰다.

Vestwell logo - 와우테일

베스트웰이 하는 일을 쉽게 설명하면 이렇다. 미국 직장인에게는 401(k) 퇴직 저축, 529 대학 교육비 저축, 비상자금 계좌, 장애인을 위한 ABLE 계좌 등 목적별로 다양한 저축 수단이 있다. 문제는 이것들이 각각 다른 시스템에서 운영되다 보니, 중소기업 사업주 입장에서는 직원 복리후생으로 제공하기가 번거롭고 비용도 만만치 않다는 점이다. 

베스트웰은 이 모든 저축 수단을 하나의 플랫폼으로 묶어서, 급여 시스템·HR 솔루션·금융기관과 한 번에 연동해준다. 중소기업 직원이라도 대기업 수준의 금융 복리후생을 누릴 수 있도록 중간에서 다리를 놓는 역할이다. 현재 200만 명이 넘는 직장인이 베스트웰을 통해 저축을 관리하고 있고, 운용 자산은 500억 달러를 웃돈다.

이번 투자는 블루 오울 캐피털(Blue Owl Capital)과 식스스 스트리트 그로스(Sixth Street Growth)가 공동 주도했다. 노이버거 버만(Neuberger Berman), 실버 레이크 워터맨(SLW), 모건 스탠리(Morgan Stanley), 프랭클린 템플턴(Franklin Templeton), TIAA 벤처스(TIAA Ventures), 하버베스트(HarbourVest) 등도 이름을 올렸다. JP모건(JPMorgan)은 주관사와 구조화 에이전트를 맡았다. 연간 반복 매출(ARR) 2억 달러를 돌파하며 흑자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이 이 같은 투자자 라인업을 이끌어냈다.

아론 슈쿰(Aaron Schumm) 창업자 겸 CEO는 베스트웰 이전에도 자산관리 핀테크 폴리오다이나믹스(FolioDynamix)를 공동 창업해 엔베스트넷(Envestnet)에 매각한 연쇄 창업자다. 그는 “미국에는 50조 달러 규모의 저축 공백이 존재한다”며 “이번 자금으로 급여 플랫폼과 파트너사 채널을 더 촘촘하게 넓히고, AI 기반 개인화 기능도 더 깊이 심겠다”고 말했다.

베스트웰이 풀려는 문제의 규모는 작지 않다. 미국 성인의 약 절반은 여전히 고용주가 제공하는 은퇴 저축 혜택 자체를 받지 못하고 있고, 4명 중 1명은 은퇴 저축이 아예 없다. 목적별로 쪼개진 저축 수단과 복잡한 행정 처리가 중소기업 도입의 발목을 잡아왔다. 베스트웰은 이 진입 장벽을 낮추는 것을 사업 모델의 핵심으로 삼고 있다. 현재 40개 이상의 정부 프로그램이 베스트웰 위에서 운영되고 있고, 서비스는 20개 이상 언어를 지원한다. 지난해 말에는 아크루 401k(Accrue 401k) 인수를 통해 3만 개 플랜과 35만 명의 저축자를 단번에 더했다.

이번 자금은 세 방향에 집중된다. 급여·복리후생 플랫폼과의 연동을 확대해 유통 채널을 넓히고, 기존에는 대형 기관 연금에서나 가능했던 맞춤형 투자 솔루션을 중소기업 저축자들에게도 열어준다. 여기에 AI로 개인별 저축 조언을 자동화하고 사업주의 행정 부담을 줄이는 기능 고도화도 병행한다.

경쟁 지형도 빠르게 바뀌고 있다. 같은 시장을 공략하던 가이드라인(Guideline)은 2025년 8월 급여 플랫폼 구스토(Gusto)에 약 6억 달러에 인수됐고, 휴먼 인터레스트(Human Interest)는 2025년 11월 시리즈E에서 1억 달러를 추가 조달하며 기업가치 30억 달러를 인정받았다. 선두 주자들이 대형 플랫폼에 흡수되거나 IPO를 향해 독자 성장 경쟁을 벌이는 상황에서, 베스트웰은 특정 채널에 귀속되지 않는 중립적 인프라 전략으로 차별화한다는 점이 투자자들이 주목한 대목이다.

블루 오울 캐피털의 팀 드그랑쥐(Tim DeGrange) 프린시펄은 “수익성을 유지하면서 상품 폭과 채널을 함께 넓혀온 실행력이 모델의 내구성을 보여준다”며 “AI 시대에 걸맞은 장기 저축 인프라를 쌓고 있다”고 평가했다. 세계경제포럼(WEF) 유니콘 커뮤니티에도 이름을 올린 베스트웰이 이번 투자를 계기로 단순한 연금 행정 툴을 넘어, 미국인의 저축 전반을 아우르는 인프라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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