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글로벌스타 116억 달러에 인수…스타링크에 정면 도전


스페이스X 스타링크가 1만 기 이상의 위성으로 전 세계 인터넷 서비스를 지배하는 동안, 아마존의 위성 사업 ‘아마존 레오(Amazon Leo)‘는 겨우 200여 기의 위성으로 시작조차 못 한 채 출시를 준비 중이다. 이 격차를 단숨에 좁히기 위해 아마존이 대형 카드를 꺼내들었다.

amazon leo globalstar - 와우테일

아마존(Amazon)은 14일 위성통신 기업 글로벌스타(Globalstar)를 약 115억7천만 달러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주당 90달러로, 10월 말 매각 검토 보도 이전 주가 대비 약 117% 프리미엄이 붙은 가격이다. 주주들은 현금 또는 동일 가치의 아마존 주식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다만 현금 지급은 전체 주식의 40%까지만 허용되며 나머지는 주식으로 정산된다. 글로벌스타 의결권의 58%를 보유한 주주들이 이미 서면 동의로 거래를 승인했다. 거래 완결은 규제 승인 등을 거쳐 2027년으로 예상된다.

글로벌스타는 1991년 로럴스페이스(Loral Space & Communications)와 퀄컴(Qualcomm)의 합작으로 출발한 3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위성통신 회사다. 루이지애나주 코빙턴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현재 저궤도에 24기의 위성을 운용하고 있다. 2025년에는 2억7,300만 달러의 매출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그러나 글로벌스타가 전 세계 이목을 끌게 된 것은 2022년 애플(Apple)과 맺은 파트너십 덕분이다. 아이폰 14부터 탑재된 ‘위성 긴급 SOS(Emergency SOS via satellite)’ 기능이 바로 글로벌스타의 위성망을 통해 작동한다. 셀룰러 망이 닿지 않는 오지에서도 긴급 서비스에 연결할 수 있는 이 기능은 브리티시컬럼비아의 눈폭풍에 고립된 스카우트 대원, 콜로라도에서 250피트 절벽 아래로 차가 추락해 헬기로 후송된 여성 등 수많은 생명을 구했다.

애플은 이 파트너십을 강화하기 위해 2022년 4억5천만 달러를 시작으로 2024년에는 추가로 10억 달러 이상을 투입해 글로벌스타에 총 15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단행했다. 이를 통해 글로벌스타 자회사의 지분 약 20%를 확보했으며, 네트워크 용량의 85%를 독점적으로 사용할 권리도 얻었다. 애플의 대규모 지분은 이번 인수 협상의 가장 큰 변수였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매각 탐색 초기에는 스페이스X도 인수 후보로 거론됐으나, 결국 아마존이 협상을 타결지었다.

스타링크와의 격차 좁힐 결정적 자산, 주파수 스펙트럼

아마존이 글로벌스타에서 가장 탐낸 것은 위성 자체가 아니라 주파수다. 글로벌스타는 L밴드와 S밴드 스펙트럼 면허를 글로벌하게 보유하고 있다. 이 주파수들은 별도의 특수 단말기 없이 일반 스마트폰에 직접 위성 신호를 송수신할 수 있는 DTC(Direct-to-Cell·디바이스 직접 연결) 서비스에 필수적인 자원이다. 신규 사업자가 새로 취득하기 매우 어렵게 규제된 희소 자산이다.

아마존은 이번 인수로 글로벌스타의 위성 운영 인프라, 지상국 네트워크, 그리고 이 스펙트럼 면허를 통째로 가져온다. 인수 후 글로벌스타 위성군과 아마존 레오 위성망은 하나의 통합 네트워크로 운용될 예정이다.

아마존은 스타링크에 한참 뒤처져 있다. 스타링크가 1만 기 이상의 위성으로 약 150개국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반면, 아마존 레오는 현재 약 200기만 궤도에 올렸다. 당초 올해 7월까지 1,600기를 배치해야 한다는 미 연방통신위원회(FCC) 규정을 맞추지 못해 기한 연장을 신청하기도 했다. 하지만 FCC 의장 브렌던 카(Brendan Carr)는 이번 인수에 대해 CNBC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차세대 DTC 기술을 선도하겠다는 장기 비전과 일치한다”며 전향적인 입장을 밝혔다.

아마존 레오는 인수 발표 하루 전인 13일, 항공기용 기가비트급 위성 인터넷 안테나도 공개했다. 델타항공, 제트블루와 맺은 기내 와이파이 공급 계약을 위한 것이다. 앤디 재시(Andy Jassy) CEO도 지난 9일 주주서한에서 레오의 고객사로 AT&T, 보다폰, 호주 국가광대역망(NBN), NASA를 열거하며 사업 기반을 강조한 바 있다. 2028년부터는 글로벌스타 인프라를 기반으로 자체 DTC 위성 시스템 배치를 시작해, 전 세계 수억 개의 기기를 연결하는 통합 위성망 구축을 목표로 한다.

애플 아이폰의 위성 서비스는 아마존 레오로 이전

인수와 함께 아마존과 애플은 별도의 장기 서비스 계약을 체결했다. 인수 완결 후에도 아이폰과 애플워치의 위성 기능, 즉 긴급 SOS, 위성 문자 메시지, Find My 위치 공유, 로드사이드 어시스턴스 등을 아마존 레오가 계속 제공하기로 한 것이다. 애플의 그레그 조스위악(Greg Joswiak) 월드와이드 마케팅 수석 부사장은 “아마존과 AWS를 통해 오랜 협력 관계를 유지해왔고, 아마존 레오와도 그 협력을 이어갈 것”이라며 “사용자들이 의지해온 위성 기능들이 계속 제공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마존 레오는 기존 글로벌스타 위성망을 지원하는 한편, 향후 확장된 레오 위성망에서 새로운 애플 위성 서비스를 공동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글로벌스타의 폴 제이콥스(Paul Jacobs) CEO는 이번 거래를 “언제 어디서나 연결 가능한 세계를 만들겠다는 글로벌스타의 장기 비전이 논리적으로 완성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저궤도 위성 인터넷 경쟁은 이미 치열하다.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Starlink)가 1만 기 이상의 위성과 900만 명이 넘는 가입자로 압도적 선두를 달리고 있다. 영국-캐나다 합작 텔레샛(Telesat)도 자체 LEO 위성군 구축에 나서고 있으며, 유럽에서는 EU 주도의 아이리스²(Iris²) 컨소시엄이 정부 지원을 등에 업고 위성망 구축을 추진 중이다. 우주항공 분야 주요 기업들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여기를 참고하시길.

기사 공유하기

답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