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내에서 직접 면역세포를 CAR-T로… 크리에이트 메디신스, 1억2200만 달러 투자유치


암과 자가면역질환 치료에서 CAR-T 세포치료제는 혁명적인 성과를 냈지만, 환자에게 닿기까지의 과정은 여전히 험난하다. 환자 혈액에서 T세포를 뽑아 제조 시설로 보내고, 유전자를 편집해 CAR(키메라 항원 수용체)를 심은 뒤 다시 배양해 환자에게 돌려보내는 데 수 주가 걸린다. 비용은 수억 원, 제조 공간도 특수 시설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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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CAR-T가 왜 이 병들에 효과가 있는 걸까. T세포는 우리 몸이 바이러스와 암세포를 찾아 죽이는 ‘킬러 면역세포’다. 그런데 암세포는 교묘하게 위장해 T세포의 눈을 피한다. 여기에 CAR, 즉 키메라 항원 수용체를 T세포에 붙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CAR는 일종의 ‘탐지 안테나’로, 암세포 표면에 달린 특정 단백질(표적)을 인식한다. 기존 T세포가 위장한 적을 못 보던 것과 달리, CAR-T는 이 안테나 덕분에 표적을 정확히 찾아 달라붙어 죽인다. 자가면역질환에서는 면역계가 정상 세포를 공격하는 B세포를 제거하는 용도로 쓰인다. 효과는 강력하지만, 이 치료제를 만드는 데 ‘환자 본인의 세포’를 꺼내어 편집해야 한다는 점이 문제였다.

매사추세츠 캠브리지에 본사를 둔 크리에이트 메디신스(CREATE Medicines)는 이 방정식을 바꾸려 한다. 체외 공정을 아예 없애고, mRNA와 지질나노입자(LNP)를 체내에 직접 주입해 환자의 T세포·NK세포·골수세포가 스스로 CAR를 발현하도록 유도하는 플랫폼이다. mRNA는 세포에 “이 CAR 단백질을 만들어라”는 지시를 내리고, 세포는 그 지시를 읽어 스스로 CAR를 장착한다. 주사 한 번으로 체내에서 CAR-T가 만들어지는 셈이다. 회사는 이 방식으로 “하루짜리 제조 공정”이 가능하다고 밝힌다.

이 기술을 앞세워 크리에이트 메디신스는 아치 벤처 파트너스(ARCH Venture Partners), 뉴패스 파트너스(Newpath Partners), 해터러스 벤처 파트너스(Hatteras Venture Partners) 공동 주도로 1억2200만 달러 규모의 시리즈B를 유치했다고 발표했다. 알렉산드리아 벤처 인베스트먼츠(Alexandria Venture Investments)와 기존 투자자들도 참여했다.

회사의 전신은 2021년 설립된 마이엘로이드 테라퓨틱스(Myeloid Therapeutics)다. 세포치료 분야의 선구자인 로널드 베일(Ronald Vale)과 퓰리처상 수상 작가이자 생물학자인 시다르타 무케르지(Siddhartha Mukherjee)가 공동 창업했다. 골수세포 기반 CAR-T에서 출발해 RNA 기반 체내 CAR-T 전반으로 파이프라인을 확장하면서 지난해 크리에이트 메디신스로 사명을 바꿨다.

이번 투자금은 세 가지 목적에 집중 투입된다. 자가면역질환을 타깃으로 하는 CD19 표적 체내 CAR-T 치료제 CRT-402의 임상 진입, CD19와 BCMA를 동시에 겨냥하는 이중 CAR 프로그램 확장, 그리고 종양학 파이프라인 고도화다. CD19와 BCMA는 이미 기존 CAR-T 치료제들이 혈액암과 자가면역질환에서 효능을 입증한 주요 표적이다.

회사는 현재까지 자사 프로그램에서 50명 이상의 환자에게 투여를 완료했으며, 이는 체내 CAR 분야에서 가장 큰 임상 데이터셋이라고 밝혔다. 지난달에는 HER2 양성 유방암 및 위암을 비롯한 고형암을 대상으로 ‘MT-304’ 후보물질의 1/2상 임상에서 첫 환자 투여에 성공했다.

바이오텍 업계 베테랑 론 필립(Ron Philip)이 이번 투자와 함께 이사회 의장(Executive Chairman)으로 합류했다. 아치 벤처의 시니어 파트너 브라이언 쿠네오(Brian Cuneo)와 뉴패스 파트너스의 톰 토머스(Tom Thomas)도 이사회에 이름을 올렸다.

체내 CAR 시장은 빅파마의 대규모 인수전으로 재편되고 있다. 2025년 6월 애브비(AbbVie)는 체내 CAR-T 플랫폼 개발사 캡스탄 테라퓨틱스(Capstan Therapeutics)를 약 21억 달러에 인수했다. 일라이 릴리(Eli Lilly)는 2026년 2월 오르나 테라퓨틱스(Orna Therapeutics)를 최대 24억 달러에, 4월에는 켈로니아(Kelonia)를 최대 70억 달러에 잇따라 사들이며 이 분야를 집중 공략하고 있다. 체외 CAR-T 제조 자동화에 집중하는 셀라레스(Cellares)는 블랙록·이클립스 주도로 2억5700만 달러 시리즈D를 유치했다. 크리에이트 메디신스는 제조 공정 자체를 체내로 이전한다는 점에서 이와 차별화된 접근을 취하고 있다.

독립 플레이어들의 경쟁도 치열하다. 우모자 바이오파마(Umoja Biopharma)는 애브비와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UB-VV111 등 lentivirus-LNP 혼합 플랫폼으로 임상을 진행 중이며, 2025년 1월 시리즈C에서 1억 달러를 조달했다. 나스닥 상장사인 사나 바이오테크(Sana Biotechnology)는 CD8 표적 슈도타입 렌티바이러스 기반 플랫폼으로 SC291 1상 데이터를 2026년 공개할 예정이다. 크리에이트 메디신스는 임상 데이터 규모에서 이들 독립 경쟁사 중 가장 앞서 있다고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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