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 IPO 수정 공시, ‘물 부족’부터 앤트로픽 계약까지 쏟아낸 것들


스페이스X IPO 물 부족 AI 데이터센터

스페이스X(SpaceX)가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제출한 수정 공시(S-1/A)가 예사롭지 않다. 물 부족 리스크, 앤트로픽(Anthropic)과의 400억 달러 규모 계약 세부 내용, 테슬라 합병을 암시하는 문구까지 — 한 번의 수정으로 공개된 정보의 밀도가 달라졌다.

전력 옆에 ‘물’이 생겼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리스크 항목의 추가다. 스페이스X는 수정 공시에서 처음으로 수자원을 공식 리스크 요인으로 명시했다. 기존 공시에서 데이터센터 확장의 제약 요인은 “경제적으로 실현 가능한 가격의 전력”과 긴 건설 일정, 자재 부족이었다. 수정본에서는 “전력과 물의 경제적 공급 가능성”으로 바뀌었고, 물 관련 서술이 여러 줄 추가됐다.

회사는 “대규모 데이터센터 운영에는 냉각을 위한 상당한 양의 물이 필요하다”며, 수자원 가용성이 “데이터센터 부지 선정과 개발, 운영의 핵심 고려 사항”이 됐다고 밝혔다. 가뭄, 지역 수자원 경쟁, 규제적 제한이 냉각 능력을 제약하거나 비용을 높이고 확장을 지연시킬 수 있다는 경고도 담았다.

왜 지금일까. SEC는 IPO 심사 과정에서 추가 설명을 요구하는 코멘트 레터를 발송했고, 그에 따른 보완이 이번 공시에 반영됐을 가능성이 높다. 구체적인 경위는 IPO 완료 후 해당 서한이 공개되면 확인될 전망이다.

앤트로픽에 GPU 32만5천 개, 월 12.5억 달러

수정 공시에서 처음으로 세부 내용이 공개된 건 앤트로픽과의 컴퓨팅 계약이다. 스페이스X는 테네시주 멤피스에 운영 중인 ‘콜로서스(Colossus)’와 ‘콜로서스 II’ 데이터센터에서 엔비디아 GPU 약 32만5천 개에 달하는 컴퓨팅 자원을 앤트로픽에 임대하고 있다. 앤트로픽은 2029년 5월까지 매달 12억5천만 달러를 지불하며, 총 규모는 400억 달러를 넘는다.

앤트로픽은 지난달 9,650억 달러 기업가치로 650억 달러를 조달했다. 아이러니한 건 앤트로픽이 스페이스X의 AI 부문 xAI의 경쟁자라는 점이다. 경쟁사의 컴퓨팅 인프라를 빌려 AI를 훈련시키는 구도다.

이 관계를 복잡하게 만드는 것이 하나 더 있다. 스페이스X는 수정 공시에서 AI 코딩 스타트업 커서(Cursor)를 600억 달러에 인수하는 계약도 밝혔다. 커서의 연간반복매출(ARR)은 올해 4월 30억 달러를 넘어섰고 연말까지 60억 달러 돌파가 예상된다. 인수 대금은 전액 IPO 이후 Class A 보통주로 지급된다.

xAI 손실, 얼마나 깊나

화려한 계약들 뒤에는 무거운 숫자가 있다. 스페이스X가 IPO 서류에 담은 AI 인프라 전략의 실상을 보면, xAI는 2025년 한 해에만 60억 달러 이상의 손실을 냈고, 2026년 1분기에도 25억 달러를 태웠다. 회사 전체로는 2025년 매출 187억 달러에 순손실 49억 달러, 2026년 1분기 매출 47억 달러에 순손실 43억 달러다. AI 사업이 수익성 악화의 핵심 요인이다.

테슬라 합병 암시

수정 공시에서 시장이 주목한 문구가 하나 더 있다. 스페이스X는 “IPO 이후의 향후 거래와 관련해 상당한 규모의 신주를 발행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기존 주주 지분 희석 가능성을 명시한 것인데, 테슬라와의 합병을 앞둔 사전 정지 작업으로 읽는 시각이 많다. 스페이스X의 상장 예상 기업가치는 1조7,500억 달러, 현재 테슬라 시가총액은 약 1조6천억 달러다.

임직원과 경영진 지인에게 IPO 공모 주식의 최대 5%를 우선 배정하겠다는 내용도 이번에 추가됐다.

물이 다음 병목이 된다

스페이스X가 물을 공식 리스크로 올린 것은 업계 전반의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북미 데이터센터들이 2025년 소비한 물은 약 1조 리터로, 뉴욕시 연간 소비량과 맞먹는다.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아마존(Amazon), 구글(Google) 모두 지역사회 반발로 수십억 달러 규모의 데이터센터 건설 계획을 최근 철회한 사례가 있다. 올해 4월에는 10여 명의 주주들이 세 회사에 부지별 물·에너지 사용량 공개를 요구하는 서한을 보냈다.

AI 서버 확산으로 2030년까지 미국에서만 연간 2,000억~3,000억 갤런의 물 소비가 추가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칩과 전력 다음 AI 인프라의 병목은 수도 사정과 기후 조건이 될 수 있다는 신호가 공시 문서 안에 이미 들어와 있다. AI 데이터센터 인프라 경쟁의 전체 그림은 AI 데이터센터 인프라 지형도 2026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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