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AI 팩토리 ‘퍼머스’, 20억 달러 투자유치…기업가치 105억 달러


엔비디아(NVIDIA)가 하이퍼스케일러(대형 클라우드)와의 ‘AI 패권 경쟁’에서 네오클라우드를 우군으로 끌어들이는 가운데, 그 흐름이 미국 밖으로도 빠르게 번지고 있다. 호주 시드니에 본사를 둔 AI 인프라 기업 퍼머스(Firmus)가 그 선두에 서 있다.

호주 AI 팩토리 '퍼머스', 20억 달러 투자유치…기업가치 105억 달러

퍼머스는 “전기를 넣어 토큰을 뽑아낸다(energy in, tokens out)”는 단순한 명제를 내건 ‘AI 팩토리 플랫폼’ 기업이다. 모델부터 전력망까지 수직 통합한 구조로, 자체 개발한 냉각·에너지 기술과 하이퍼큐브(HyperCube) 플랫폼, 그리고 전력망 상황을 실시간 반영하는 그리드 인식(grid-aware) 소프트웨어를 결합해 AI 인프라를 짓는다. 특히 엔비디아의 ‘DSX AI 팩토리 레퍼런스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용량을 더 빨리 온라인화하고 ‘와트당 토큰'(전력 효율)을 끌어올리는 데 초점을 맞췄다. 재생에너지 도입을 앞당기고 전력망을 강화하는 AI 팩토리를 표방한다는 점도 특징이다.

이번 자금은 호주에서 진행 중인 ‘AI 팩토리’ 프로젝트 사우스게이트(Project Southgate)의 다음 단계를 가속하고,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아시아·태평양 시장으로 확장하는 토대를 놓는 데 쓰인다. 올리버 커티스(Oliver Curtis) 퍼머스 공동 CEO는 “이번 투자로 여러 전선에서 동시에 움직일 수 있게 됐다”며 “호주 전역으로 확장하는 동시에 최근 발표한 인도네시아 개발 등 아·태 지역 진출을 앞당길 것이며, 호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AI 인프라 플랫폼 중 하나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퍼머스는 20억 달러 규모의 전략적 지분투자 라운드를 완전 청약(fully subscribed)으로 마감했다고 7일 밝혔다. 기존 투자자인 코아튜(Coatue)엔비디아(NVIDIA)가 후속 참여했고, 블랙스톤(Blackstone)의 택티컬 오퍼튜니티스 등 블랙스톤 계열 펀드가 신규 투자자로 합류했다. 글로벌 트레이딩·기술 기업 제인스트리트(Jane Street)도 새로 이름을 올렸다.

이로써 퍼머스가 지난 1년간 새로 조달한 지분투자는 30억 달러를 넘어섰고, 포스트머니 기업가치는 105억 달러 이상으로 뛰었다. 불과 4개월 전 코아튜·엔비디아 참여로 5억 500만 달러를 확보하며 55억 달러 가치를 인정받았던 것과 비교하면, 몸값이 두 배 가까이 불어난 셈이다. 존 왓슨 블랙스톤 시니어 매니징디렉터는 “AI 인프라는 글로벌 성장의 근간이 될 것이며, 우리의 최우선 투자 테마 중 하나”라고 했고, 로버트 인 코아튜 제너럴파트너는 “퍼머스는 자체 IP와 제조 혁신, 반복 가능한 배포 모델을 결합한 차별화된 접근”이라고 평가했다.

미국 밖 ‘AI 팩토리’ 경쟁…네이버도 뛰어들었다

그동안 네오클라우드 경쟁은 코어위브(CoreWeave)를 필두로 미국 기업들이 주도해 왔다. 코어위브가 여전히 규모 면에서 앞서지만, 최근에는 미국 밖에서 자국·역내 수요를 겨냥한 ‘소버린(sovereign) AI 인프라’가 빠르게 부상하고 있다. 퍼머스는 그 아·태 지역의 대표 주자로 꼽힌다.

한국의 움직임도 궤를 같이한다. 네이버는 지난 7월 브룩필드·엔비디아와 손잡고 100억 달러 규모의 AI 팩토리 구축에 나섰고, SK 역시 엔비디아와 5,000억 달러 규모의 AI 인프라 협력으로 2GW급 팩토리를 추진 중이다. 엔비디아의 레퍼런스 아키텍처를 축으로 각국이 자체 AI 팩토리를 세우는 흐름 속에서, 퍼머스의 이번 대형 투자는 ‘AI 인프라의 지역 분산’이 본격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미국 하이퍼스케일러가 장악해온 컴퓨팅 공급을, 호주·한국 등 역내 사업자가 전력·에너지 효율을 앞세워 나눠 갖기 시작한 것이다.

이 기사는 영문기사로 발행되었습니다: Australian AI-Factory Firmus Raises $2B at a $10.5B Valu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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