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사용 우주캡슐 TEC, 유럽 스페이스테크 최대 4.5억 달러 투자유치


올여름부터 유럽 딥테크 업계에서 역대급 라운드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7월 독일 방산 AI 기업 헬싱(Helsing)이 18억 달러를 유치하며 유럽 방산 스타트업 사상 최대 기록을 세웠고, 같은 달 핵융합 기업 프록시마퓨전(Proxima Fusion)도 4억6800만 달러를 유치하며 유럽 최대 핵융합기업으로 올라섰다. 이번엔 우주 분야 차례다. 프랑스의 우주수송 기업이 유럽 스페이스테크 사상 최대 규모의 시리즈C를 유치했다.

재사용 우주캡슐 TEC, 유럽 스페이스테크 최대 4.5억 달러 투자유치

재사용 캡슐과 고추력 엔진, 두 축으로 유럽 우주수송을 노린다

TEC(The Exploration Company)는 2021년 프랑스 파리에서 항공우주 베테랑들이 모여 설립한 우주수송 기업이다. 두 축으로 사업을 전개하는데, 하나는 재사용 캡슐 ‘닉스(Nyx)’다. 발사체를 가리지 않고 여러 로켓에 실을 수 있게 설계됐으며, 현재와 미래의 우주정거장에 화물을 실어 나르고 안전하게 지구로 귀환시키는 게 목표다. 향후에는 유인 임무로도 확장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첫 완전 궤도 시연 임무에서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도킹한 뒤 지구로 귀환해, 재사용 가능한 궤도 수송 능력을 처음부터 끝까지 입증할 계획이다.

다른 하나는 고추력 재사용 로켓엔진 ‘스톰(Storm)’이다. 액체산소와 바이오메탄을 연료로 쓰는 완전유동 단계연소(full-flow staged combustion) 방식인데, 유럽에서 이 정도 수준의 재사용 고추력 엔진에 이만큼 큰 자금이 투입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회사는 설명한다. 최대 40톤을 재사용 가능한 형태로 저궤도에 올릴 수 있는 미래형 유럽 초대형 발사체의 추진 기반을 노린다.

TEC는 유럽 우주국(ESA)과 계약을 맺고 있고, 유럽 우주 스타트업 중 최초로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우주법협정(Space Act Agreement)을 체결해 ISS·민간 우주정거장 임무에 필요한 기술·안전 인증 작업을 함께하고 있다. 지금까지 확보한 공공·민간 계약·약정 규모는 20억 달러가 넘고, 유럽·미국·아랍에미리트(UAE)에 550명 넘는 인력을 두고 있다.

CEO 엘렌 위비(Hélène Huby)는 에콜 노르말 쉬페리외르(ENS)에서 경제·응용수학을, 국립행정학교(ENA)에서 행정학을 공부했다. 프랑스 연구고등교육부에서 유럽업무 부서를 거쳐 에어버스 디펜스&스페이스에서 혁신부문장(20개 이상 신사업 포트폴리오 구축)과 오리온 유럽서비스모듈 부사장을 지낸 뒤, 2021년 다른 항공우주 베테랑들과 함께 TEC를 창업했다.

“유럽 여성 창업자 역대 최대”…마크롱·폰데어라이엔도 코멘트

TEC는 베세머벤처파트너스(Bessemer Venture Partners)·아토미코(Atomico)·EQT가 운용하는 스케일업유럽펀드(Scaleup Europe Fund)가 공동 주도한 4억5000만 달러 규모 시리즈C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기존 투자자인 볼더튼캐피탈(Balderton Capital)·플루럴(Plural)·체리벤처스(Cherry Ventures)·레드리버웨스트(Red River West)도 참여했다. 유럽 스페이스테크 기업이 유치한 시리즈C로는 역대 최대이며, 여성 창업자 겸 CEO가 이끄는 EU 본사 기업이 유치한 단일 라운드로도 역대 최대 규모다. 이번 라운드로 누적 투자액은 약 6억8000만 달러로 늘었다. 베세머의 알렉스 페라라(Alex Ferrara) 파트너는 TEC 이사회에 합류한다.

이번 투자 소식에는 이례적으로 국가 정상급 인사들의 코멘트가 따라붙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파리 국제우주정상회의를 앞두고 나온 이번 라운드를 “프랑스-독일이 이끄는 엔진으로 유럽이 함께 만들어가는 우주기업들에 영감을 주는 사례”라고 평가했고,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 집행위원장은 “여러 회원국에 걸쳐 세워진 기업이 스케일업유럽펀드의 지원을 받아 핵심 우주 역량을 위한 대규모 자금을 확보했다”며 “여성 리더십에 대해서도 중요한 메시지를 보낸다”고 밝혔다.

엘렌 위비 CEO는 “지구의 모든 사람이 우주 인프라에 의존하고 있지만, 궤도에 도달하고 보급하고 귀환하는 능력은 여전히 희귀하다”며 “이번 자금으로 닉스를 ISS까지 보내고 안전하게 귀환시키는 동시에, 유럽의 미래 재사용 초대형 발사체에 필요한 추진력인 스톰 개발도 가속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베세머의 알렉스 페라라 파트너는 “우주가 현대 경제가 돌아가는 인프라 계층이 되어가는 만큼 우주 주권은 유럽 안보에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고, 유럽은 그 접근권을 빌려서 가질 수 없다”고 밝혔다. 아토미코의 로라 코넬(Laura Connell) 매니징파트너는 “닉스와 스톰을 함께 발전시키면서 TEC가 우주수송에서 가장 중요한 두 가지 제약을 동시에 해결하고 있다”고 평가했고, EQT의 테드 페르손(Ted Persson) 파트너 겸 스케일업유럽펀드 공동대표는 초기 단계부터 EQT벤처스를 통해 TEC를 지원해왔다고 밝혔다.

이번 자금은 향후 몇 달 안에 소형 추력실로 프리버너를 시험하는 것을 시작으로, 산화제 과잉 파워팩 테스트, 이후 몇 년 내 실제 규모 ‘워크호스’ 엔진 테스트까지 스톰 개발 일정을 단계적으로 밟는 데 쓰인다. 엔지니어링·제조·미션 운영·추진·프로그램 전반의 채용도 계속된다.

재사용 우주수송을 노리는 경쟁자들

닉스와 같은 재사용 화물 캡슐 영역에서는 이미 실제 운용 중인 벤치마크가 있다. 스페이스X(SpaceX)의 ‘카고 드래곤(Cargo Dragon)’은 ISS를 오가며 화물을 지구로 귀환시키는 능력을 이미 입증했고, 미국 시에라스페이스(Sierra Space)의 ‘드림체이서(Dream Chaser)’는 활주로에 착륙하는 리프팅보디 방식 우주비행체로 비슷한 시장을 노린다. 유럽 안에서는 아리안그룹 자회사인 프랑스의 마이아스페이스(MaiaSpace)가 메탄 연료 재사용 로켓을 개발 중이고, 스페인의 PLD스페이스(PLD Space)는 재사용 발사체 ‘미우라(Miura)’ 시리즈에 더해 유럽 최초 민간 유인 캡슐이 될 ‘린스(Lince)’까지 계획하고 있어 TEC와 여러 지점에서 경쟁 구도를 이룬다.

이 기사는 영문기사로 발행되었습니다: The Exploration Company Raises $450M, Europe’s Largest Space-Tech Series 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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