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를 계기로 많은 이들이 자신만의 일과 창작에 대한 갈망을 느끼게 되었다. 특히 하나의 정체성에 얽매이지 않고 여러 영역을 넘나들며 활동하는 ‘다능인’들이 늘어나면서, 이들을 위한 플랫폼의 필요성도 대두되고 있다.
2020년 개인 프로젝트로 시작된 ‘사이드’는 이제 3만 명이 넘는 다능인 창작자 커뮤니티를 보유한 사이드 콜렉티브로 성장했다. 다능인을 위한 커뮤니티부터 브랜드 협업, 그리고 글로벌을 겨냥한 뉴미디어 플랫폼까지, 창작자 생태계 전반을 아우르는 독특한 비즈니스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정혜윤 대표는 10년간 다양한 에이전시와 스타트업에서 브랜드 마케터로 일하며 음악과 페스티벌 같은 문화예술을 브랜드와 연결하는 일을 해왔다. 2020년 독립 후 시작한 ‘사이드’ 프로젝트가 지금의 사이드 콜렉티브가 되기까지, 그 과정은 한국의 독립 창작자들이 겪는 현실적 문제들과 맞닿아 있다.
사이드 콜렉티브는 단순히 창작자들을 위한 커뮤니티에 머물지 않고, 실제 수익을 만들어내는 브랜드 협업 프로젝트를 운영하며 창작자들에게 지속 가능한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LG전자, 29CM, 데스커, 카카오브런치 등과의 대규모 협업을 통해 검증된 실행력을 바탕으로, 이제는 글로벌 시장으로의 확장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주목할 점은 팀원 모두가 독립 창작자라는 점이다. 브랜드 마케터, 디자이너, 에디터, 영상 제작자, 아티스트 등 각기 다른 영역의 전문가들이 프로젝트마다 유연하게 협업하는 콜렉티브 방식으로 운영된다. 이러한 구조 덕분에 전시, 팝업, 콘텐츠, 브랜딩 등 다양한 영역을 빠르게 넘나들며 실행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게 되었다.
2025년 하반기에는 새로운 도전이 기다리고 있다. 다능인을 위한 뉴미디어 플랫폼 ‘사이드 센터’를 본격 론칭하고, 2026년부터는 콘텐츠를 영문화해 글로벌 뉴스레터로 확장할 계획이다. 서울 해방촌에 마련한 ‘사이드버스’ 공간을 거점으로 한 오프라인 프로그램도 확대 운영된다.
사이드 콜렉티브는 현재 문화체육관광부와 예술경영지원센터가 주관하고 피지벤처스가 운영하는 ‘2025 예술분야 초기창업 지원사업’에 참여하면서 사업 고도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웹사이트 리뉴얼 등 실질적 자원을 확보하고, 멘토링을 통해 사업 방향성에 대한 확신을 얻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정혜윤 대표가 그리는 미래는 명확하다. 2029년까지 글로벌 다능인 플랫폼으로 성장하여, 한국의 로컬 아티스트와 브랜드가 전 세계 창작자 및 팬들과 연결되는 ‘지속 가능한 창작의 우주(Side Universe)’를 만드는 것이다.
예술 창업을 결심한 계기가 궁금합니다.
10년간 다양한 에이전시와 스타트업에서 브랜드 마케터로 일하며 음악이나 페스티벌 같은 문화예술을 브랜드와 연결하는 일을 해왔습니다. 그 과정에서 가장 보람을 느낄 때는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작업이 더 넓은 시장과 관객에게 닿도록 돕는 순간이었습니다.
2020년에 회사 생활을 졸업하고 독립하면서 여러 가지 정체성을 가진 ‘다능인’이란 개념을 알게 되었고, 하고 싶은 일이 많아서 고민인 사람들을 한곳에 모아두고 영감과 용기를 주고 받기 위해 ‘사이드’라는 뉴스레터 겸 커뮤니티를 시작했습니다. ‘사이드 프로젝트’와 다능인이라는 키워드를 바탕으로 점점 사람들이 모여들고, 프리랜서로 하던 마케팅 프로젝트도 점점 스케일이 커지며 각각 사이드 커뮤니티와 콜렉티브로 진화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현 시대가 원하다면 모두가 아티스트인 시대로 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자신의 일을 시작하고 싶은 사람들이 먼저 시작해본 사람들로부터 인사이트와 용기를 얻고, 일의 형태가 더 다양해질 수 있도록 새로운 문화적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는 장을 만들기 위해 사이드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사이드 콜렉티브가 해결하려는 문제점은 무엇인가요?
많은 창작자들이 안정적인 플랫폼, 네트워크, 수익 모델의 부재로 지속적인 활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요. 특히 다능인들은 특정 장르나 업계로 쉽게 분류되지 않아 자신의 정체성을 표현할 무대를 찾기 어렵습니다.
독립적인 창작자, 1인 기업가, N잡러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지만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어떤 방식으로 수익을 만들어야 할지”에 대한 정보와 실행 전략은 여전히 부족해요. 브랜드와 아티스트의 협업 사례, 창작과 수익화 노하우 같은 내용이 단편적으로만 존재해 창작자들이 참고할 만한 체계적인 리소스가 부족합니다.
또한 한국의 인디·로컬 기반 서브컬처에 관심을 가진 글로벌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이들을 대상으로 한 정보와 콘텐츠는 아직 충분히 정리되어 있지 않아요.
어떤 방식으로 이 문제들을 해결하고 있나요?
세 가지 축으로 접근하고 있어요. 먼저 ‘사이드 커뮤니티’로 2020년부터 시작한 뉴스레터와 모임을 통해 3만 명이 넘는 다능인들이 연결되어 있고, 창작 영감과 실질적인 인사이트를 공유합니다.
‘사이드 콜렉티브’ 스튜디오 사업에서는 다른 프리랜서 창작자들과 크루 형태로 협업하며 브랜드, 기관, 로컬 아티스트와 함께 전시·팝업·브랜딩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운영해요. 2023년 이후 LG전자, 29CM, 데스커, 카카오브런치 등 대형 프로젝트를 통해 이 구조가 검증되었습니다.
모두가 아티스트인 시대라고 믿기 때문에 주체적인 삶과 일을 만드는데 도움이 되고 싶어요. 사이드는 다능인들이 서로의 세계관을 공유하고 연결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단발성 이벤트가 아니라 지속적으로 기록되고 아카이빙되는 구조를 지향합니다.
또 중요한 지향점은 다양성이에요. 대중문화 중심의 흐름만 좇지 않고, 로컬 브랜드·독립 아티스트·서브컬처 같은 작은 결들을 조명합니다. 이를 통해 더 다양한 목소리가 시장과 연결되도록 하고, 글로벌 팬들과 이어지는 새로운 기회를 열고자 해요.
결국 저희가 지향하는 것은 창작자·브랜드·팬이 콘텐츠를 매개로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지속 가능한 창작 생태계입니다.
경쟁사 대비 사이드 콜렉티브만의 경쟁력은 무엇인가요?
첫째, 2020년부터 구축한 3만 명 이상의 다능인 창작자 네트워크라는 커뮤니티 기반이 있어요. 단순한 구독자가 아니라 서로의 경험과 노하우가 오가며 창작을 지속할 힘을 주고받는 실질적 커뮤니티입니다.
둘째, 검증된 브랜드 협업 경험으로 기획, 디자인, 운영까지 전 과정을 소화하며 뛰어난 디자인 및 콘텐츠 역량을 입증했어요.
셋째, ‘다능인’을 겨냥한 독창적 포지셔닝입니다. 특정 장르로 한정하지 않고 여러 분야를 넘나드는 창작자들을 묶어낸 것이 저희만의 강점이에요. 또한 온·오프라인 융합 모델로 공간, 커뮤니티, 미디어를 함께 운영하며 지속 가능한 생태계를 만들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글로벌 확장성이에요. 해외에서 한국의 로컬 브랜드와 서브컬처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고, 내년부터 콘텐츠를 영문화해 글로벌 플랫폼으로 확장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현재 제공하는 주요 서비스들을 소개해주세요.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 시작할 ‘사이드 센터’가 핵심이에요. 다능인을 위한 뉴미디어 플랫폼으로 국내 아티스트와 로컬 브랜드의 협업 사례, 창작자들의 노하우를 콘텐츠로 아카이빙하고 웹진·뉴스레터로 발행합니다.
서울 해방촌의 ‘사이드버스’는 3층 규모의 창작자 복합문화공간으로, 전시·워크숍·브랜드 팝업·커뮤니티 프로그램을 운영해요. 올 가을에는 ‘사이드 매거진’ 0호를 발간해 사이드 콜렉티브를 이루는 12명의 독립 창작자들을 조명할 예정이고, 브랜드 콜라보레이션 사업도 지속 확대하고 있습니다.
타깃 시장과 핵심 고객은 누구인가요?
핵심 고객은 본업 외 창작 욕구가 강한 다능인 창작자, 독립 크리에이터, 초기 창업자예요. 이들은 사이드 프로젝트나 퍼스널 브랜딩을 통해 자기만의 일을 만들고 싶어 하지만, 실제 실행 방법과 수익화 모델에 대한 정보가 부족합니다.
확장 고객은 창작자와의 협업을 원하는 브랜드·기업·기관이고요. 국내만 해도 1인 창작자와 프리랜서는 200만 명 이상으로 추산되며, MZ세대를 중심으로 다중 정체성을 가진 다능인들이 꾸준히 늘고 있어요.
글로벌 크리에이터 이코노미는 2030년 약 700조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K-컬처와 서브컬처에 관심 있는 해외 팬들도 로컬 아티스트와 인디 브랜드 콘텐츠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비즈니스 모델은 어떻게 구성되어 있나요?
B2C 모델로는 다능인 창작자 대상 구독·참여 기반 서비스가 있어요. 사이드 센터의 유료 멤버십, 전시·워크숍 티켓 판매, 매거진과 굿즈 같은 한정판 출판물 판매 등입니다.
B2B 모델은 브랜드와 기관을 위한 맞춤형 크리에이티브 프로젝트로, 현재 주요 수익원이에요. 전시, 팝업스토어, 브랜딩, 콘텐츠 제작 등 풀서비스 기획·운영을 제공합니다.
장기적으로는 IP 비즈니스도 준비 중이에요. 다능인 창작자의 작품과 협업 사례를 체계적으로 아카이빙하고, 라이선스 유통과 글로벌 뉴스레터 발행을 통해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할 계획입니다.
사업을 운영하면서 겪은 주요 전환점과 비전은 무엇인가요?
첫 번째 전환점은 2023년 사이드가 콜렉티브 형태로 일하기 시작한 것이에요. 개인 중심에서 여러 창작자들이 함께 일하는 구조로 확장되었습니다.
두 번째는 2024년 LG전자의 커뮤니티인 라이프집 팝업을 총괄한 경험이에요. 성수동에서 약 1만 명이 방문한 대규모 전시를 기획·운영하며 사이드 콜렉티브가 대중과 업계에 본격적으로 알려졌습니다.
세 번째는 2025년 사이드버스 공간 오픈과 예술창업패키지 선정으로, 신사업인 사이드 센터를 본격적으로 준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어요.
저희의 비전은 2029년까지 글로벌 다능인 플랫폼으로 확장해서, 한국을 대표하는 창작자 생태계 허브로 자리 잡고 지속 가능한 창작의 우주(Side Universe)를 만드는 것입니다.
지금까지의 성과와 향후 계획은?
커뮤니티는 2020년 시작한 다능인 뉴스레터가 현재 3만 명 이상의 구독자를 가진 커뮤니티로 성장했고, 브랜드 협업에서는 다양한 대규모 프로젝트를 통해 사이드만의 역량을 검증했어요. 제도적으로는 2025년 예술창업패키지에 선정되며 사이드 센터 신사업을 추진할 기반을 마련했습니다.
향후 계획은 2025년 하반기 사이드 센터 정식 론칭과 웹사이트 리뉴얼, 사이드버스 거점 프로그램 확대, 사이드 매거진 발간이에요. 2026년부터는 글로벌 뉴스레터를 발행하고, 2027년 이후에는 해외 전시·팝업으로 확장해 글로벌 브랜드와 창작자가 만나는 장을 만들 계획입니다.
사이드 콜렉티브 팀의 특별한 경쟁력이 있다면?
팀원 모두가 프리 에이전트이자 독립 창작자라는 점이에요. 각자 브랜드 마케터, 디자이너, 에디터, 영상 제작자, 아티스트 등 서로 다른 영역에서 이미 자기만의 프로젝트와 커리어를 만들어온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그래서 고정된 위계나 직책보다는 프로젝트마다 적합한 사람이 주도적으로 리드하고 나머지는 유연하게 협업하는 방식으로 운영돼요. 모두가 다능인의 정체성을 지닌 팀원들이기에 전시·팝업·콘텐츠·브랜딩 등 다양한 영역을 빠르게 넘나들며 실행할 수 있습니다.
결국 “다양한 영역의 독립 창작자들이 모여, 함께일 때 더 큰 결과를 만들어내는 힘”이 사이드 콜렉티브의 방식이자 강점입니다.
투자가 필요한 이유를 세 가지로 말씀해주신다면?
첫째, 검증된 커뮤니티 기반과 실행력이에요. 사이드는 3만 명 이상의 다능인 창작자 커뮤니티를 보유하고 있으며, 여러 기업들과의 협업을 통해 기획–디자인–운영까지 전 과정을 실행할 수 있는 역량을 입증했습니다.
둘째, 다능인을 겨냥한 독창적 포지셔닝입니다. 대부분의 크리에이터 플랫폼이 특정 장르에 집중하는 반면, 사이드는 여러 정체성을 가진 다능인들을 묶어내는 최초의 플랫폼이에요. 급성장 중인 독립 창작자·프리랜서 시장에서 차별화된 포지션을 차지합니다.
셋째, 글로벌 확장성과 IP 비즈니스 가능성입니다. 2026년부터 콘텐츠를 영문화해 글로벌 뉴스레터로 발행하고, 로컬 아티스트와 브랜드가 해외 팬들과 연결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장기적으로는 창작자 콘텐츠 아카이빙과 라이선스 유통으로 확장할 수 있습니다.
2025 예술분야 초기창업 지원사업을 통해 어떤 도움을 받으셨나요?
실질적 자원과 멘토링에서 큰 도움을 받았어요. 그동안 아이디어 차원에서만 머물렀던 것들을 실제 실행으로 옮길 수 있었고, 특히 웹 리뉴얼처럼 개발이 필요한 영역은 비용 문제로 엄두를 못 내고 있었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본격적으로 시도할 수 있었습니다.
멘토링 과정에서 사업 방향에 대한 구체적인 조언을 얻으며, 막연히 의심하던 부분들에 대해서도 확신을 가질 수 있었어요. “우리가 하고 있는 일이 충분히 의미 있고 확장 가능하다”는 자신감을 얻게 된 것이 가장 큰 성과였습니다.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사이드는 단순히 하나의 회사나 프로젝트가 아니라, 다능인들을 위한 우주를 만들고 있다는 마음으로 움직이고 있어요. 우리는 누구나 삶 속에서 창작할 수 있다고 믿고, 그 창작이 서로 연결될 때 더 큰 문화적·경제적 가치가 만들어진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사이드는 커뮤니티, 콜렉티브, 센터라는 세 축을 통해 창작자들이 혼자서는 도달하기 어려운 기회와 시장을 함께 열어가고자 해요. 궁극적으로는 “다능인으로 산다는 것”이 하나의 정체성으로 자리 잡고, 더 많은 사람들이 자기만의 언어와 방식으로 창작을 이어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사이드는 그 여정의 든든한 동반자가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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