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브 코딩(Vibe Coding)이 2025년 소프트웨어 개발의 가장 뜨거운 격전지로 떠올랐다. 코드를 직접 작성하는 대신 자연어로 AI에게 지시하면 애플리케이션 전체를 만드는 이 새로운 방식은 OpenAI 공동창업자 안드레이 카르파티(Andrej Karpathy)가 2025년 2월 만든 용어로, 메리엄-웹스터 사전 등재와 콜린스 사전의 올해의 단어 선정으로 대중화됐다.
시장조사기관들은 바이브 코딩 시장이 2024년 약 47억 달러에서 2032년 370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2024년 글로벌 코드의 41%가 AI로 작성됐고, 포춘 500대 기업의 87%가 최소 하나의 AI 코딩 도구를 도입했다.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는 신규 코드의 30%를 AI가 생성하고 있으며, 가트너(Gartner)는 2028년까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의 75%가 AI 코딩 도구를 사용할 것으로 예측했다.
2025년 빅테크 전면전: 앤쓰로픽, OpenAI, 구글의 공세
앤쓰로픽의 클로드 코드 파상공세
앤쓰로픽(Anthropic)은 2025년 가장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2025년 3월 클로드 3.7 소네트(Claude 3.7 Sonnet)과 함께 명령줄 도구 클로드 코드(Claude Code)를 선보였다. 실제 GitHub 이슈 해결 능력을 측정하는 SWE-bench Verified에서 최고 성능을 기록했다.
5월에는 클로드 소네트 4(Claude Sonnet 4)와 오푸스 4(Opus 4)를 공개하며 코딩과 에이전트에 집중한 전략을 공고히 했다. 11월에는 클로드 오푸스 4.5를 출시하며 “세계 최고의 코딩 모델”을 표방했다. 토큰 사용량을 65%까지 줄이면서도 더 높은 정확도를 달성했다. 가격도 500만 토큰당 5달러/2500만 토큰으로 대폭 인하해 접근성을 높였다.
11월에는 브라우저 기반 클로드 코드를 베타로 공개했다. 터미널 없이 웹에서 직접 GitHub 저장소를 연결해 코딩 작업을 할 수 있다. 12월에는 슬랙(Slack) 통합을 발표해 개발자들이 대화 중 바로 코딩 작업을 시킬 수 있게 됐다. 슬랙은 2025년 초 일일 활성 사용자 4200만 명을 돌파했다.
앤쓰로픽의 전략은 명확하다. 채팅 인터페이스에서는 ChatGPT에 밀렸지만, 기업용 개발 도구에서는 선도하고 있다. 클로드 코드는 전문가들이 지난 6개월간 시도한 에이전트 중 가장 선호하는 경험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OpenAI의 코덱스 부활과 코파일럿 통합
OpenAI는 2025년 GPT-5-Codex를 GitHub 코파일럿에 통합하며 반격에 나섰다.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소유인 GitHub 코파일럿(GitHub Copilot)은 2021년 OpenAI 코덱스(Codex) 모델 기반으로 시작됐지만, 현재는 OpenAI GPT, 앤쓰로픽 클로드, 구글 제미나이 등 여러 LLM을 선택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진화했다. OpenAI와 GitHub는 여전히 긴밀히 협력하지만, 코파일럿은 더 이상 OpenAI에만 의존하지 않는다.
9월 공개 프리뷰를 시작한 GPT-5-Codex는 에이전틱 코딩에 최적화된 모델로, 코파일럿 Pro, Pro+, Business, Enterprise 사용자가 VS Code에서 선택할 수 있다. 12월에는 더 강력한 GPT-5.1-Codex-Max를 공개했다.
2025년 OpenAI 코덱스는 단순 자동완성을 넘어 자율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에이전트로 재탄생했다. 격리된 클라우드 환경에서 기능 구현, 버그 수정, 코드베이스 분석, 복잡한 멀티 파일 프로젝트를 독립적으로 처리한다. “사용자 인증 구현”이나 “결제 처리 기능 추가” 같은 전체 작업을 맡길 수 있다.
GitHub 코파일럿은 2025년 2월 에이전트 모드를 발표했다. 프로그래밍 작업을 받으면 사용자 컴퓨터의 Visual Studio 인스턴스에서 명령을 실행하며 자율적으로 작업한다. 5월에는 코딩 에이전트를 공개했다. 클라우드 개발 환경을 초기화하고 작업을 수행한 뒤 초안 풀 리퀘스트를 작성해 사용자에게 코드 리뷰를 요청한다.
코파일럿은 2024년 연 4억 달러 매출을 기록했으며, GitHub 인수 당시 전체 GitHub 매출보다 크다.
구글의 제미나이 코드 어시스트 대공세
구글(Google)은 2024년 Duet AI를 제미나이 코드 어시스트(Gemini Code Assist)로 리브랜딩하며 본격 공세에 나섰다. 2025년 7월 제미나이 2.5를 기반으로 개인용과 기업용 모두 정식 출시했다. 개인용은 무료로 제공되며, Standard는 월 19달러, Enterprise는 월 45달러다.
구글의 차별화 전략은 통합이다. 제미나이 코드 어시스트는 VS Code, JetBrains IDE, Android Studio뿐 아니라 Firebase, Cloud Shell Editor, Google Cloud 전반과 통합된다. Enterprise 버전은 조직의 비공개 코드베이스로 맞춤화가 가능하다. 내부 라이브러리와 코딩 표준을 학습해 조직에 최적화된 코드를 생성한다.
2025년 실험 결과 제미나이 코드 어시스트를 사용한 개발자는 도구 없이 작업한 개발자보다 일반 개발 작업 완료 성공률이 2.5배 높았다. 구글은 Vertex AI에서 200만 토큰 컨텍스트 윈도우를 제공할 계획이며, 이는 대규모 코드베이스 작업에 혁신을 가져올 전망이다.
12월에는 제미나이 2.0 플래시(Gemini 2.0 Flash) 지원과 함께 Tools 기능을 도입했다. 아틀라시안(Atlassian), GitHub, GitLab, 센트리(Sentry), 스닉(Snyk) 등과 파트너십을 맺어 IDE에서 직접 외부 시스템 정보에 접근할 수 있다. 10월에는 기존 도구를 에이전트 모드로 대체했다.
2025년 스타트업 격전: 293억 달러 vs 18억 달러
커서, 5개월 만에 3배 성장
바이브 코딩 스타트업의 절대강자는 애니스피어(Anysphere)의 커서(Cursor)다. 2024년 12월 26억 달러 가치로 1억 5000만 달러를 투자받은 후, 2025년 5월 90억 달러로, 6월 99억 달러로, 11월에는 293억 달러 가치에 23억 달러를 조달했다. 5개월 만에 가치가 3배 급증한 것이다.
ARR 성장은 더 놀랍다. 2025년 1월 1억 달러를 달성한 후 6월 5억 달러, 11월 10억 달러를 돌파했다. 마케팅 비용 없이 달성한 수치다. 현재 100만 명 이상의 일일 활성 사용자와 5만 개 이상의 기업 고객을 보유하고 있다. OpenAI, 우버(Uber), 스포티파이(Spotify), 인스타카트(Instacart)가 사용한다.
커서는 VS Code 기반 AI 네이티브 IDE로, 전체 코드베이스를 이해하고 여러 파일을 동시에 편집한다. 스라이브 캐피털(Thrive Capital), 안드레센 호로위츠(Andreessen Horowitz), 액셀(Accel), 코아튜(Coatue), 구글, 엔비디아(NVIDIA)가 투자했다. OpenAI가 인수를 시도했으나 거절했다.
러버블, 출시 8개월 만에 유니콘
스웨덴 스타트업 러버블(Lovable)은 가장 빠른 성장을 기록했다. 2024년 11월 공식 출시 후 12월 출시 4주 만에 400만 달러 ARR을 달성했다. 2025년 2월 크레안둠(Creandum) 주도로 1500만 달러 프리시리즈A를 조달할 당시 이미 1700만 달러 ARR과 3만 명의 유료 고객을 확보했다.
7월 액셀 주도로 18억 달러 가치에 2억 달러 시리즈A를 유치하며 출시 8개월 만에 유니콘이 됐다. 6월 1억 달러 ARR 돌파 후 11월 2억 달러 ARR을 달성했다. 현재 18만 명의 유료 구독자와 하루 2만 5000개의 새로운 앱이 만들어지고 있다.
러버블은 채팅 인터페이스에 아이디어를 입력하면 백엔드부터 프론트엔드, 데이터베이스까지 완전한 앱을 자동 생성한다. 전체 고객의 절반이 기업 사용자다. 20VC, 바이파운더스(Byfounder), 크레안둠, 허밍버드(Hummingbird), 비저너리즈 클럽(Visionaries Club)이 투자했다.
레플릿, 50배 성장 신화
2016년 설립된 레플릿(Replit)은 2024년 9월 레플릿 에이전트 출시로 본격 바이브 코딩 플랫폼으로 전환했다. 2023년 약 280만 달러의 ARR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에이전트 출시 후 1년도 안 되어 1억 5000만 달러 ARR을 달성하며 50배 성장했다.
2025년 9월 프리즘 캐피털(Prysm Capital) 주도로 30억 달러 가치에 2억 5000만 달러를 투자받았다. 아멕스 벤처스(Amex Ventures), 구글 AI 퓨처스 펀드(Google AI Futures Fund), 안드레센 호로위츠, 코슬라 벤처스(Khosla Ventures), 크래프트 벤처스(Craft Ventures), Y Combinator가 참여했다. 4000만 명 이상의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으며, 질로우(Zillow), 듀오링고(Duolingo), 코인베이스(Coinbase)가 활용한다.
코그니션, 102억 달러 가치 달성
경쟁 프로그래밍 금메달리스트들이 2023년 8월 설립한 코그니션 AI(Cognition AI)는 2024년 3월 AI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데빈(Devin)을 공개했다. 2024년 4월 20억 달러 가치로 1억 7500만 달러를 투자받아 유니콘이 됐고, 2025년 9월 102억 달러 가치에 4억 달러를 조달했다.
데빈의 ARR은 2024년 9월 100만 달러에서 2025년 6월 7300만 달러로 급증했다. 7월 윈드서프(Windsurf) 인수로 ARR이 30% 이상 추가 증가했다. 골드만삭스(Goldman Sachs), 시티(Citi), 델(Dell), 시스코(Cisco), 램프(Ramp), 팔란티어(Palantir)가 고객사다. 파운더스 펀드(Founders Fund), 럭스 캐피털(Lux Capital), 8VC, 일래드 길(Elad Gil)이 투자했다.
볼트닷뉴, 죽음 직전에서 부활
스택블리츠(StackBlitz)의 볼트닷뉴(Bolt.new)는 가장 극적인 스토리다. 2023년 말 이사회로부터 폐업 경고를 받았으나, 2024년 6월 앤쓰로픽의 클로드 3.5 소네트 출시로 전환점을 맞았다. 10명이 3개월 만에 개발해 10월 3일 출시한 볼트닷뉴는 1주일 만에 ARR 100만 달러를 달성했다.
12월 2000만 달러 ARR, 2025년 3월 4000만 달러 ARR을 기록했다. 2025년 1월 이머전스 캐피털(Emergence Capital)과 GV 주도로 8350만 달러를 조달하며 7억 달러 가치를 인정받았다. 현재 500만 명의 등록 사용자를 보유하며 흑자를 기록 중이다.
볼트닷뉴의 비결은 웹컨테이너(WebContainer) 기술이다. 클라우드 서버 대신 브라우저에서 직접 Node.js를 실행해 지연시간과 비용을 대폭 줄였다.
2024년 주목할 대규모 투자
2024년은 바이브 코딩 투자가 본격화된 해였다. 매직 AI(Magic AI)는 전 구글 CEO 에릭 슈미트(Eric Schmidt) 주도로 3억 2000만 달러를 추가 조달해 총 4억 6500만 달러를 확보했다. 1000만 줄의 코드를 이해하는 LTM-2-mini 모델을 개발했다.
어그먼트(Augment)는 서터힐 벤처스(Sutter Hill Ventures) 주도로 2억 2700만 달러 시리즈B를, 풀사이드(Poolside)는 베인 캐피털 벤처스(Bain Capital Ventures) 주도로 5억 달러 시리즈B를 조달했다. 엔비디아가 풀사이드에 최대 10억 달러 투자를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빛과 그림자: 생산성 vs 품질 저하
바이브 코딩은 명확한 생산성 향상을 제공한다. 개발자의 74%가 생산성 증가를 보고했고, 작업 완료 속도가 51% 빨라졌다. 비개발자 63%가 직접 앱을 제작하며 소프트웨어 민주화가 현실화되고 있다.
하지만 2025년 ‘바이브 코딩 숙취’라는 표현이 등장했다. Fast Company는 9월 시니어 엔지니어들이 AI 생성 코드 작업을 개발 지옥이라고 표현한다고 보도했다. SaaStr 창업자는 7월 레플릿 에이전트가 명시적 지시를 무시하고 데이터베이스를 삭제한 경험을 공유했다.
보안 문제도 심각하다. 2025년 5월 러버블로 생성된 앱 중 10%에서 개인정보 유출 취약점이 발견됐다. AI 생성 코드의 45%가 보안 취약점을 포함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GitClear 분석에 따르면 코드 리팩토링은 2021년 25%에서 2024년 10% 미만으로 60% 감소했다. 2주 내 수정되는 코드 이탈률은 2020년 3.1%에서 2024년 5.7%로 증가했다. 개발자 신뢰도는 2023년 77%에서 2024년 72%로 하락했지만, 사용률은 44%에서 62%로 증가했다.
고용 시장도 변화 중이다. 22~27세 개발자의 고용률이 2022년 말 대비 20% 감소했고, 주니어 개발자 일자리가 20% 줄었다.
미래: 에이전틱 코딩과 의도 기반 개발
2025년 핵심 트렌드는 에이전틱 코딩으로의 진화다. 단순 자동완성을 넘어 AI 에이전트가 전체 개발 생명주기를 자율 관리한다. 가트너는 2025년 생성형 AI 사용 기업의 25%가 AI 에이전트를 도입할 것으로 예측했다.
OpenAI의 A-SWE(Autonomous Software Engineer)는 전체 애플리케이션 생성, 테스트, 문서 작성을 자율 수행한다. 미스트랄 AI(Mistral AI)는 12월 1230억 개 파라미터의 데브스트랄 2(Devstral 2)를 공개하며 오픈소스 바이브 코딩 경쟁에 뛰어들었다.
시장조사기관들은 2028년까지 연평균 24~31% 성장을 전망한다. 커서, 레플릿, 코그니션, 러버블 등 주요 스타트업의 기업가치는 2024년 중반 약 80억 달러에서 2025년 말 360억 달러 이상으로 350% 급증했다.
바이브 코딩이 개발자를 대체할지, 더 강력하게 만들지는 향후 몇 년간 지켜봐야 할 것이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소프트웨어 개발의 민주화가 현실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뉴욕타임스 기자는 2025년 2월 비전문가로서 바이브 코딩으로 여러 앱을 만들며 한 사람을 위한 소프트웨어 시대를 예고했다.
2025년은 빅테크와 스타트업이 AI 코딩 패권을 놓고 전면전을 벌이는 해다. 이제 진짜 경쟁은 막 시작됐다.
올해 와우테일을 통해 소식을 전한 바이브코딩 스타트업 소식은 아래와 같다. 내년(2026년)에 어떤 회사가 전면에 나설지 기대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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