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워크플로 플랫폼 ‘트리거닷데브’, 1600만 달러 시리즈 A 투자 유치


개발자 도구 스타트업 트리거닷데브(Trigger.dev)가 스탠다드 캐피털(Standard Capital) 주도로 1600만 달러 규모의 시리즈 A 투자를 유치했다. 기존 투자사인 Y Combinator, 리퀴드2(Liquid 2), 웨이파인더 벤처스(Wayfinder Ventures), 파이어니어 펀드(Pioneer Fund), 레벨 펀드(Rebel Fund)가 참여했으며, 마이클 그리니치(Michael Grinich)와 CTO 펀드(CTO Fund)가 신규 투자자로 합류했다.

trigger.dev v4 beta launch - 와우테일

트리거닷데브는 개발자가 코드로 복잡한 백그라운드 작업을 쉽게 만들고 실행할 수 있게 해주는 플랫폼이다. 웹사이트에서 사용자가 버튼을 누르면 즉시 응답해야 하지만, 실제로는 이메일 수천 통 보내기, 대용량 파일 처리하기, 동영상 인코딩 같은 시간이 오래 걸리는 작업들이 있다. 이런 작업을 사용자가 기다리게 하면 서비스가 느려 보이므로, 백그라운드에서 따로 처리한다.

문제는 이런 백그라운드 작업을 안정적으로 실행하는 게 생각보다 복잡하다는 점이다. 작업이 실패하면 재시도하고, 수많은 작업이 동시에 들어오면 순서대로 처리하고, 작업이 중간에 멈추면 이어서 실행하는 모든 로직을 직접 구현해야 한다. 개발팀이 며칠에서 몇 주를 투자해 큐 시스템, 워커 서버, 모니터링 도구를 구축해야 한다.

트리거닷데브는 이 모든 인프라를 대신 제공한다. 개발자는 자신의 코드베이스에 몇 줄만 추가하면 백그라운드 작업을 만들 수 있고, 실패 시 자동 재시도, 작업 우선순위 관리, 실시간 모니터링을 별도 설정 없이 사용할 수 있다. 2023년 Y Combinator 출신으로 시작한 회사는 처음에는 범용 백그라운드 작업 플랫폼으로 출발했지만, AI 붐이 일면서 방향을 크게 틀었다.

AI 에이전트와 워크플로가 핵심 고객층이 된 것이다. AI 작업은 일반 백그라운드 작업보다 훨씬 복잡하다. 예를 들어 고객 문의에 답변하려면 1) AI가 내용을 분석하고, 2) 관련 문서를 검색하고, 3) 여러 AI 모델에 질의하고, 4) 답변을 생성하고, 5) 사람에게 검토를 요청하는 여러 단계를 거친다. 각 단계는 실패할 수 있고, 몇 분씩 걸릴 수 있으며, 중간에 상태를 저장했다가 나중에 이어가야 할 수도 있다.

트리거닷데브는 이런 복잡한 AI 워크플로를 안정적으로 실행하고 관리해주는 인프라 역할을 한다. AI 에이전트 자체를 만들어주는 게 아니라, 개발자가 만든 AI 에이전트들이 프로덕션 환경에서 제대로 작동하도록 뒤에서 지원한다. 현재 3만 명 이상의 개발자가 사용 중이며, 매월 수억 건의 AI 워크플로를 처리하고 있다. 교육 AI 플랫폼 매직스쿨(MagicSchool), AI 광고 제작 플랫폼 아이콘(Icon.com), AI 오디오 데이터셋 플랫폼 데이비드AI(DavidAI) 등이 고객사다.

회사는 매트 에이트킨(Matt Aitken), 에릭 알람(Eric Allam), 대니얼 파텔(Daniel Patel), 제임스 리치(James Ritchie)가 2022년 공동 창업했다. CEO 매트는 애플 ‘올해의 아이패드 앱’ 수상자이고, CTO 에릭은 코드스쿨(CodeSchool) 공동 창업자다. 이들은 오픈소스 개발자 도구 JSON Hero를 만든 경험을 바탕으로 2023년 Y Combinator W23 배치를 거쳐 트리거닷데브를 시작했다.

백그라운드 작업 및 워크플로 오케스트레이션 시장에는 여러 경쟁사가 있다. 템포럴(Temporal)은 이 분야 선두주자로 2025년 3월 1억4600만 달러를 유치하며 기업가치 17억2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넷플릭스, 스냅, 코인베이스 등이 고객이다. 서버리스 워크플로 플랫폼 인게스트(Inngest)는 2024년 1월 a16z 주도로 610만 달러를 조달했으며, 사운드클라우드와 트립어드바이저가 사용 중이다.

템포럴은 범용 워크플로 엔진으로 시작해 최근 AI 워크플로로 확장했고, 인게스트는 서버리스 환경에 최적화돼 있다. 트리거닷데브는 개발자 경험과 AI 에이전트 워크플로에 집중하는 차별화 전략을 취한다. 엔터프라이즈 시장에서는 UiPath, ServiceNow, IBM과 AWS, Azure, Google Cloud 같은 클라우드 벤더들도 유사한 기능을 제공한다.

트리거닷데브는 투자금으로 관찰성 기능을 강화하고 마이크로VM으로 실행 속도를 높일 계획이다. 샌드박스 기능을 추가해 신뢰할 수 없는 코드도 안전하게 실행할 수 있게 하고, AI 에이전트 컨텍스트 관리 도구도 출시한다. 회사는 유럽에 본사를 두고 미국 스타일로 운영하며, 오픈소스를 중시하는 엔지니어를 채용 중이다.

이번 투자를 주도한 스탠다드 캐피털은 2025년 출범한 시리즈 A 전문 펀드다. Y Combinator 최장수 파트너였던 달튼 콜드웰(Dalton Caldwell), Gmail 창시자이자 초기 OpenAI 투자자 폴 뷰캐넌(Paul Buchheit), 초기 스트라이프 엔지니어 브라이언 버그(Bryan Berg)가 설립했다. 스탠다드 캐피털은 4억2500만 달러 규모의 첫 펀드를 조성했으며, AI 스타트업에 집중 투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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