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협 “가상자산거래소 소유 분산, 규제보다 시장 친화적 해법 필요”


벤처기업협회는 최근 금융당국이 추진 중인 가상자산거래소의 대주주 소유 지분 제한에 대해 재검토해야한다는 입장을 14일 발표했다. 협회는 건전한 시장 질서 확립이라는 정부의 취지에는 공감하나 인위적인 지분 규제가 자칫 국내 벤처·스타트업 생태계의 혁신 동력을 저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표하며, 신중한 재검토를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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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금융위원회는 국내 가상자산거래소의 소유 지분을 15~20%로 제한하는 내용의 디지털자산기본법을 정부안으로 추진하며, 대체거래소(ATS) 수준의 지배구조 체계 확립을 목적으로 소유분산 기준 도입을 밝힌 바 있다.

협회는 이러한 강제적인 지분율 제한은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며 다음의 세 가지를 이유를 들었다. 

첫째, 소급 입법을 통한 강제 지분 매각은 사유재산권에 대한 침해 소지가 크다. 재산권은 헌법상 기본권으로서 엄격히 보호되어야 하며, 민간 기업에 대해 사후적으로 지분 분산을 강제하는 것은 전례를 찾기 힘든 과도한 규제다. 대체거래소(ATS)의 경우 설립 단계부터 법적 기준을 적용한 ‘사전적 규제’인 반면, 이미 설립되어 운영 중인 가상자산거래소의 지배구조를 강제로 개편하려는 것은 본질적으로 다르다. 이는 시장에서 형성된 정당한 지배구조를 소급적으로 흔드는 것으로, 우리 경제 시스템의 법적·경제적 안정성을 심각하게 저해할 것이다.

둘째, 글로벌 경쟁력이 필수적인 디지털자산 시장에서 국내 기업의 경쟁력만 약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디지털자산 산업은 급격하게 확장되고 있는 신생 산업으로서, 지금까지 창업가의 리더십을 바탕으로 한 신속·과감하고 전략적인 의사결정을 통해 성장해 왔다. 강제적 지분 분산은 글로벌 무한 경쟁에서 기업의 의사결정 역량을 약화시키고, 기술 혁신과 유연한 사업구조 개편 등을 지연시켜 국내 디지털자산 산업이 글로벌 경쟁에서 뒤쳐지게 만드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셋째, 창업자의 경영권을 위협하는 규제는 벤처·스타트업 생태계의 혁신 의지를 꺾고 성장동력을 상실케 할 것이다. 글로벌 주요 디지털자산 거래소들은 모두 창업가들의 기업가정신과 혁신을 통해 자발적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마찬가지로 국내 디지털자산 거래소의 소유 지분과 지배구조 역시 이러한 도전과 혁신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된 결과물이다. 만약 기업들이 도전과 혁신을 통해 일구어 놓은 성과들을 정부가 ‘핵심 인프라’라는 모호한 명분으로 지분율을 제한한다면, 앞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어떠한 기업가도 위험을 무릅쓴 채 혁신적인 도전을 하려 하지 않을 것이다. 이는 결국 국내 신산업 창업생태계 위축과 벤처생태계의 혁신성을 떨어뜨려 ‘벤처 4대 강국 실현’이라는 목표 달성은 요원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가상자산거래소 소유 지분 분산은 규제가 아닌 시장의 원리에 따라 자연스럽게 이루어져야 한다. 기업이 성장하여 자본시장에 진입하고 상장(IPO)을 하게 되면, 주주 구성은 자연스럽게 다양화되며 소유와 경영의 견제 시스템이 갖춰진다. 즉, 강제적인 지분 매각 대신 기업공개를 유도하여 시장 친화적인 방식으로 소유 분산이 이루어지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정부가 공익적 목적을 달성하면서도 기업의 혁신 의지를 꺾지 않도록, 강제 매각 대신 상장 활성화와 같은 시장 친화적 방식을 통해 지배구조 개선을 유도해 줄 것을 간곡히 요청한다. 디지털자산기본법이 우리 신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는 초석이 될 수 있도록 업계의 현실을 반영한 전향적인 재검토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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