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에 데이터센터 짓는 ‘스타클라우드’, 1억 7천만 달러 유치…YC 역대 최단 유니콘


지구 위 데이터센터 부지는 이미 포화 상태다. AI 연산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새 데이터센터를 짓는 데 허가부터 완공까지 최대 5년이 걸린다. 땅도 없고, 전력도 부족하고, 지역 주민 반발도 심하다. 이 막힌 길 앞에서 일부 스타트업들은 아예 다른 방향을 선택했다. 위를 보는 것이다.

Starcloud concept 1 - 와우테일

스타클라우드(Starcloud)는 궤도 위에 데이터센터를 짓는 회사다. 지구 저궤도(LEO)에는 태양광이 무한에 가깝고, 우주의 극저온 환경 덕분에 냉각도 자연적으로 해결된다. 물도, 냉각탑도, 토지도 필요 없다. 스타클라우드는 바로 이 조건을 AI 인프라로 활용하겠다는 구상이다.

창업자 세 명의 이력이 이 구상을 가능하게 했다. CEO 필립 존스턴(Philip Johnston)은 맥킨지(McKinsey & Co.)에서 UAE·사우디아라비아 국가 우주기관 프로젝트를 담당했으며, 하버드 국가안보·기술 석사, 와튼 MBA, 컬럼비아 응용수학·이론물리 석사를 보유한 연쇄 창업가다. CTO 에즈라 파일든(Ezra Feilden)은 에어버스 방산우주(Airbus Defence & Space) 출신으로, NASA 달 탐사 임무에도 참여한 위성 설계 전문가다. 임피리얼 칼리지 런던에서 재료공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수석 엔지니어 아디 올테안(Adi Oltean)은 스페이스X 스타링크에서 주요 추적 빔 프로그램을 이끌었고, 그 이전엔 마이크로소프트에서 20년 넘게 대규모 GPU 클러스터를 구축하며 25개 이상의 특허를 냈다.

세 사람은 2024년 1월 ‘루멘오빗(Lumen Orbit)’이라는 이름으로 창업했고, 같은 해 와이콤비네이터(Y Combinator) 데모데이에서 당시 최대 규모 시드 라운드 중 하나를 유치했다. 2025년 3월, 루멘 테크놀로지스의 상표권 분쟁으로 지금의 스타클라우드로 사명을 바꿨다.

스타클라우드는 30일(현지시간) 1억 7천만 달러 규모의 시리즈A 투자 유치를 발표했다. 기업가치는 11억 달러로, 데모데이 17개월 만에 유니콘에 오른 YC 역사상 가장 빠른 기록이다. 이번 라운드로 누적 투자액은 2억 달러가 됐다.

투자는 두 차례 트랜치로 나뉘어 진행됐다. 1차는 벤치마크(Benchmark)가 주도하고 EQT가 참여했으며, 2차 익스텐션은 두 곳이 공동 주도했다. EQT는 70개 이상의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세계 2위 사모펀드다. 벤치마크는 수익률 기준 세계 최고 수준의 VC로 꼽힌다. 맥쿼리 캐피털(Macquarie Capital), NFX, 네뷸라(Nebular), YC, 어드자센트(Adjacent), 776 벤처스, 퓨즈 벤처스, 맨해튼 웨스트, 모놀리스 파워 시스템즈도 참여했다. 앤젤 투자자로는 미 공군 전 부참모총장 스티븐 윌슨(Stephen Wilson) 장군, 보잉 전 CEO 데니스 뮬렌버그(Dennis Muilenburg), 스타벅스 전 CEO 케빈 존슨(Kevin Johnson)이 이름을 올렸다. 벤치마크 제너럴 파트너 체탄 풋타쿤타(Chetan Puttagunta)는 이사회에 합류한다.

스타클라우드는 단 300만 달러의 프리시드 자금으로 창업 21개월 만에 첫 위성 스타클라우드-1을 발사했다. 지난해 11월 스페이스X 팰컨9에 실려 궤도에 오른 이 위성에는 엔비디아(NVIDIA) H100 GPU가 탑재됐다. 이전까지 궤도에서 가동된 GPU보다 약 100배 강력한 컴퓨팅 성능이었다. 이후 인류 최초로 우주에서 AI 모델을 학습시키는 데 성공했으며, 구글 딥마인드의 Gemma(제마)를 궤도에서 추론하는 것도 처음으로 실현했다. 현재는 레이더 위성 업체 캐펠라 스페이스(Capella Space)의 SAR 데이터를 궤도에서 직접 처리하는 첫 상업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올해 안에는 스타클라우드-2를 발사할 계획이다. 스타클라우드-1보다 전력 생성 용량이 100배에 달하는 이 위성에는 엔비디아 블랙웰 B200 칩과 AWS 서버 블레이드가 탑재된다. 역대 민간 위성 최대 규모의 방열판(deployable radiator)도 장착한다. 클라우드 컴퓨팅 업체 크루소(Crusoe)가 첫 고객사로 계약을 마쳤으며, AWS·구글 클라우드·엔비디아와도 파트너십을 맺었다.

Starcloud Logo White Background - 와우테일

장기 로드맵은 더 야심차다. 스페이스X의 스타십(Starship)에 탑재할 수 있는 200킬로와트급 대형 데이터센터 위성 스타클라우드-3 개발에 착수하고, 전용 제조시설도 구축한다. 최종 목표는 8만 8천 개 위성을 거느린 기가와트 규모의 궤도 데이터센터 네트워크다.

우주 데이터센터 경쟁은 이미 가열됐다. 스페이스X는 FCC에 100만 개 위성 기반 분산 컴퓨팅 네트워크 신청서를 냈고, 구글은 프로젝트 선캐처(Project Suncatcher)를 추진 중이다. 아이더플럭스(Aetherflux) 5천만 달러 시리즈A에 이어 현재 20억 달러 기업가치로 2억 5천만~3억 5천만 달러 규모의 시리즈B를 추진 중이다. 에테로(Aethero)는 엔비디아의 첫 우주 기반 젯슨(Jetson) GPU를 발사한 바 있다. 소피아 스페이스(Sophia Space)는 기존 위성에 모듈 형태로 부착하는 방식의 궤도 엣지 컴퓨팅 플랫폼을 개발 중이다.

존스턴 CEO는 여전히 경쟁 우위를 자신한다. “우리가 유일하게 실제로 궤도에서 칩을 운용해 본 회사다. 어떤 스타트업보다 최소 2년은 앞서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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