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프터쿼리, 전문가 10만 명의 암묵지로 AI 훈련 — ARR 1억 달러·시리즈A 3천만 달러


세계 최고의 외과의사는 하루에 한 수술실에만 있을 수 있다. 최고의 변호사도 한 번에 소화할 수 있는 케이스 수가 정해져 있다. 수십 년에 걸쳐 쌓인 전문 지식은 결국 한 사람의 머릿속에 갇혀 있다. AI가 이 한계를 바꿀 수 있다면?

AfterQuery Team - 와우테일

애프터쿼리(AfterQuery)는 의사, 변호사, 금융 분석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의 추론 패턴을 데이터로 포착해 AI 모델 훈련에 공급하는 응용 연구 기관(applied research lab)이다. 창업 14개월 만에 전 세계 주요 AI 랩 전체를 고객으로 확보했고, 연간 반복 매출(ARR)은 1억 달러를 넘어섰다.

회사는 이달 3천만 달러 규모의 시리즈A를 유치했다. 알토스 벤처스(Altos Ventures)가 라운드를 이끌었고, 레인 그룹(The Raine Group)이 신규로 참여했다. 기존 투자사인 와이콤비네이터(Y Combinator)와 박스그룹(BoxGroup)도 함께했다. 투자 후 기업가치는 3억 달러다.

월스트리트와 실리콘밸리를 동시에 거친 팀

공동창업자는 스펜서 마테가(Spencer Mateega)(CEO), 카를로스 조르제스쿠(Carlos Georgescu)(CTO), 대니 탕(Danny Tang) 세 명이다. 마테가와 조르제스쿠는 고등학교 시절 구글 여름 프로그램에서 처음 만났고, 이후 메타(Meta) 인턴으로 함께 일했다. 마테가와 탕은 고교 시절 스타트업을 함께 창업해 팔았고, 나란히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Wharton School)에 진학해 룸메이트가 됐다.

마테가는 메타와 구글에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일한 뒤, 모건스탠리(Morgan Stanley) 기술 투자은행 부문과 실버레이크(Silver Lake) 기술 사모펀드 부문까지 거쳤다. 와튼에서 금융·통계 학사, 펜실베이니아대에서 컴퓨터사이언스 석사 학위를 동시에 받았다. 조르제스쿠는 시타델 시큐리티스(Citadel Securities)에서 두 차례 인턴을 거쳤고, 에드테크 스타트업을 창업해 엑싯한 이력도 있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UBC) 컴퓨터사이언스 전공으로, 캐나다 최대 규모의 학업 장학금을 받았다. 탕은 고등학교 때 마이크로소프트 AI 국제 대회에서 우승했고, 모건스탠리에서 2024년 최대 규모 IPO를 포함한 부동산 딜을 담당했다.

세 창업자가 애프터쿼리를 설립한 건 2025년 1월이다.

전문 지식은 웹에 없다

오늘날 AI 모델은 시험을 척척 통과하고, 완성도 높은 이미지를 만들고, 논문 한 편을 거뜬히 써낸다. 하지만 실제 전문가들이 매일 다루는 업무 앞에서는 여전히 취약하다. M&A 실사에서 계약을 망칠 독소 조항을 짚어내는 변호사의 직관, 영상 하나만 보고 시스템이 버텨낼 수 없다는 걸 아는 엔지니어의 감각 — 이런 지식은 웹에서 긁어올 수 없고, 합성 데이터로 만들어낼 수도 없다. 수십 년의 실패와 통찰이 쌓여야 비로소 완성되는 암묵지(tacit knowledge)이기 때문이다.

내일의 AI가 수천억 달러짜리 M&A 구조를 설계하고, 개인 맞춤형 치료 계획을 세우고, 사람이 수백 시간 걸려 읽을 판례를 분 단위로 분석하려면, 그 전문 지식을 담은 훈련 데이터가 먼저 필요하다는 게 애프터쿼리의 출발점이다.

소프트웨어 우선 접근법

현재 약 10만 명의 검증된 현직 전문가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다. 의학, 법률, 금융, 엔지니어링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플랫폼에서 문제를 풀고, 그 추론 과정이 데이터로 기록된다.

경쟁사들과 다른 점은 이 데이터를 만드는 방식이다. 외주 대신 모든 프로젝트의 도구와 워크플로우를 직접 개발해 인하우스로 운영한다. 데이터 품질을 높이고 운영 통제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결과물은 크게 두 가지다. 금융 추론·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기업 워크플로우 등 도메인별 고품질 데이터셋과, AI 모델이 실제 전문 환경에서 의사결정을 반복 훈련하는 강화학습(RL) 환경이다. 앤트로픽(Anthropic), 오픈AI(OpenAI), 구글 딥마인드(Google DeepMind), 메타,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AI 등 주요 랩 출신 엔젤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AI 군비경쟁의 조용한 병목

AI 랩들은 컴퓨트 확보와 알고리즘 연구를 둘러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컴퓨트는 빠르게 범용화되고, 알고리즘 혁신은 오픈 리서치를 통해 금방 퍼진다. 결국 모델 성능의 진짜 차별화 요소는 훈련 데이터의 품질이 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알토스 벤처스의 잭 모링(Zac Mohring)은 “인간 데이터는 거대한 시장이자 프런티어 모델의 핵심 병목”이라며 이번 라운드와 함께 이사회에 합류했다.

AI 전문가 데이터 시장에는 여러 플레이어가 각축을 벌이고 있다. 머코(Mercor)는 100억 달러 기업가치로 3억 5천만 달러 시리즈C를 유치하며 오픈AI 등 프런티어 랩에 포스트트레이닝 전문 인력을 공급하고 있다. 튜링(Turing)은 전 세계 AI 개발자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1억 1천만 달러 시리즈E를 유치했다. 스케일 AI(Scale AI)는 시장의 오랜 강자지만, 메타와의 전략적 파트너십 이후 중립적인 데이터 공급사를 찾는 랩들의 수요가 늘고 있다. 애프터쿼리는 이 흐름에서 빠르게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이번 투자금은 전문가 네트워크 확대, 도메인 커버리지 확장, 기업 솔루션 사업 구축에 쓰인다. 현재 운영, 엔지니어링, 리서치 전 분야에서 채용을 진행 중이다.

기사 공유하기

답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