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네이티브 ERP 릴렛, 1억 달러 시리즈C 유치…유니콘 등극


ERP는 지난 20년간 ‘기록 보관소’였다. 이미 벌어진 일을 저장하는 곳이었고, 실제 작업은 스프레드시트와 곁가지 도구에서 이뤄졌다. 최근 등장한 AI 제품들도 이 구조를 그대로 물려받았다. 애초에 에이전트를 염두에 두지 않은 시스템 위에 에이전트를 얹는 방식이다.

AI 네이티브 ERP 릴렛, 1억 달러 시리즈C 유치…유니콘 등극

릴렛은 순서를 바꿨다. 실시간 총계정원장을 중심에 두고, AI 에이전트가 그 원장 안에서 직접 일하게 만들었다. 데이터는 기본 연동을 통해 구조화된 형태로 흘러들고, 에이전트는 전체 맥락과 감사 추적을 갖춘 상태에서 작업한다. 사람은 승인 권한과 가시성을 유지한다. 회사는 이를 ‘재무 조직의 하네스’라고 부른다.

재무팀 3명으로 ARR 20억 달러

효과는 고객 쪽에서 드러난다. AI 학습 전문가 매칭 기업 머코어는 릴렛의 에이전트와 함께 일하며 재무팀 3명으로 연간 반복매출 20억 달러 규모를 운영하고 있다. 머코어는 지난해 100억 달러 가치에 3억5천만 달러를 조달한 회사다. 워크플로 플랫폼 템포럴과 펑션헬스도 릴렛을 쓴다.

고객은 600곳을 넘었고 상장사도 포함돼 있다. 최근 3개월 사이 신규 ARR이 두 배로 늘었다. 초기에는 테크·AI 기업이 중심이었지만 지금은 바이오테크와 헬스케어, 핀테크, 물류, 전문 서비스로 넓어지고 있다. 오라클 퓨전과 SAP, 워크데이, 마이크로소프트 그레이트플레인스, 넷스위트를 걷어내고 릴렛으로 옮기는 대형 기업들이 나오고 있다.

회계법인과의 관계도 함께 깔았다. 올해 초 언스트앤영과 재무 전환 얼라이언스를 맺었고, 어카운팅투데이가 꼽는 상위 20개 회계법인 가운데 절반 이상과 공식 파트너 관계다. 감사와 자문을 하는 쪽을 먼저 확보한 것은 회계 시스템을 갈아타는 데 필요한 신뢰를 사는 방식이다.

1년에 세 번, 누적 2억 달러

릴렛은 1억 달러 규모의 시리즈C 투자를 유치했다고 발표했다. 기업가치는 10억 달러로 평가받아 유니콘에 올랐다. ICONIQ이 이끌었고 세쿼이아캐피탈과 앤드리슨호로위츠, 세쿼이아 글로벌에쿼티스, 베인캐피탈벤처스, 오크HC/FT, 배터리벤처스, 퍼스트마크, 스케일벤처파트너스, 크레안둠이 참여했다.

주목할 것은 속도다. 이번이 최근 1년 사이 세 번째 라운드다. 지난해 8월에는 12주 만에 7천만 달러를 추가로 조달했다. 누적 조달액은 2억 달러를 넘어섰다. 스텔스를 벗은 것이 2024년이니 2년 만에 유니콘이 된 셈이다.

공동창업자 겸 CEO 니콜라스 코프는 ERP가 이제 ‘이미 일어난 일을 저장하는 시스템’에서 ‘다음에 일어날 일을 운영하는 계층’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재무 에이전트에게 필요한 것은 데이터 접근 권한이 아니라 총계정원장 안에서 일할 자리라는 것이다. 그는 2~3년 안에 모든 기업이 실시간·에이전트 방식으로 재무를 운영하게 될 것으로 봤다.

경쟁 구도

회계·재무에 AI를 붙이는 시도는 층마다 나뉘어 있다.

가장 정면에서 겨루는 곳은 베이시스다. 회계 AI 에이전트로 1억 달러를 유치해 유니콘에 올랐다. 캠프파이어도 AI 회계를 내걸고 3개월 만에 6,500만 달러를 추가로 받았다. 릴렛과 마찬가지로 ERP 자체를 다시 쓰겠다는 쪽이다.

지출·비용 쪽에서 올라오는 경로도 있다. 램프440억 달러 가치에 7억5천만 달러를 유치했다. 카드와 지출 관리에서 시작해 재무 자동화로 범위를 넓히는 방식이다. 특정 업무만 깊게 파는 회사들도 있다. 페이즈시프트매출채권 회수를 AI로 처리해 1,700만 달러, 캔디드 헬스의료 재무 인프라 자동화로 1억2천만 달러를 받았다.

국내에서도 같은 자리를 노리는 회사가 있다. 한국인이 창업한 세무 AI 솔로몬랩스미국 대형 회계법인과 100만 달러 규모 계약을 맺었고, 브이원씨는 재무회계부터 세금신고까지 잇는 무료 AI ERP를 내놨다. 다만 릴렛처럼 총계정원장을 새로 쓰는 접근과는 층이 다르다.

이 기사는 영문기사로 발행되었습니다: Rillet Raises $100M Series C at $1B Valuation for AI-Native ER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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