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데이터, 5500만 달러 투자 유치…”AI 시대 B2B 마케팅 플랫폼 구축”


덴마크 코펜하겐 기반의 B2B 마케팅 애널리틱스 플랫폼 드림데이터(Dreamdata)가 5500만 달러(약 750억원) 규모의 시리즈 B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이번 라운드는 미국의 성장 단계 투자 전문사인 피크스팬캐피털(PeakSpan Capital)이 주도했으며, 기존 투자자인 인리치벤처스(InReach Ventures), 엔젤인베스트(Angel Invest), 큐리오시티벤처캐피털(Curiosity VC), 크라우베리캐피털(Crowberry Capital) 등이 참여했다.

dreamdata logo - 와우테일

드림데이터는 14일 자사 블로그를 통해 이번 투자 소식을 발표했다. 2018년 설립 이후 누적 투자 유치액은 6700만 달러에 달한다. 회사는 2022년 12월 시그널스벤처캐피털(Signals Venture Capital)이 주도한 800만 달러 규모의 시리즈 A를 유치한 바 있다.

닉 터너(Nick Turner) 최고경영자는 크런치베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라운드의 기업가치가 이전 투자 대비 “매우 큰 폭으로 상승했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수치는 공개하지 않았다. 그는 “B2B 마케터들은 지금까지 기본적인 운영 시스템 없이 일해왔다”며 “이제 마케터들이 마땅히 받아야 할 플랫폼을 제공할 때”라고 강조했다.

영업의 CRM처럼, 마케팅에도 통합 플랫폼이 필요하다

드림데이터가 해결하려는 문제는 명확하다. B2B 마케터들은 고객 여정의 70% 이상을 담당하지만, 영업팀의 CRM과 같은 통합 시스템이 없었다. 광고 플랫폼, 웹사이트 분석, 이메일 마케팅, CRM 등 각종 도구에서 나오는 데이터가 파편화되어 있어 어떤 마케팅 활동이 실제로 매출을 만들어내는지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웠다.

드림데이터는 이러한 모든 데이터를 한 곳에 모아 정제하고 분석한다. 평균 211일에 달하는 긴 B2B 구매 여정에서 발생하는 여러 접점을 추적하고, 각 접점이 최종 매출에 얼마나 기여했는지 측정하는 멀티터치 어트리뷰션 기능이 핵심이다. 터너 CEO는 “우리는 단순한 리포팅 도구가 아니라 B2B 마케터를 위한 운영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플랫폼은 세 가지 핵심 기능을 제공한다. 첫째, 어트리뷰션과 투자수익률(ROI) 분석을 통해 모든 마케팅 활동의 실제 영향을 측정한다. 둘째, 오디언스 구축과 활성화 도구로 정밀한 타겟팅과 광고 플랫폼 연동을 지원한다. 셋째, AI 기반 인텔리전스로 구매 신호를 포착하고 적시에 영업팀에 알림을 보내 워크플로를 자동화한다.

AI 시대의 B2B 마케팅 플랫폼으로 진화

이번 투자금은 AI 기반 기능 확장에 집중 투입된다. 예측 신호 생성, 주요 광고 플랫폼과의 자동화된 전환 동기화, 스마트 워크플로 구축 등이 주요 과제다. 드림데이터는 마케터들이 데이터 엔지니어링 팀 없이도 고도의 데이터 분석과 실행을 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피크스팬캐피털의 공동창립자이자 매니징파트너인 매트 멜리무카(Matt Melymuka)는 “드림데이터는 단순한 어트리뷰션 벤더가 아니다”며 “통합된 데이터 모델과 실시간 활성화 레이어를 결합해 게임의 규칙을 바꾸고 있다. AI 시대를 위한 B2B 마케팅 플랫폼이 될 독보적인 위치에 있다”고 평가했다.

B2B SaaS 기업에 대한 전문 투자사인 피크스팬캐피털은 15억 달러 이상의 운용자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53개의 소프트웨어 기업에 투자한 경력이 있다. 이번 투자는 회사의 시장 진출 기술(Go-To-Market Technology) 투자 테마의 일환이다.

50명으로 ARR 2배 성장, 효율적 확장 입증

드림데이터의 성장세도 주목할 만하다. 회사는 직원 수를 50명으로 유지하면서도 연간 반복 매출(ARR)을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늘렸다. 터너 CEO는 “지속 가능한 성장을 통해 규율 있는 야망을 실천하고 있다”며 유럽과 북미 시장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객사로는 법률 기술 업체 클리오(Clio), 금융 소프트웨어 기업 피나스트라(Finastra), B2B 세일즈 인텔리전스 플랫폼 코그니즘(Cognism), 글로벌 HR 플랫폼 오이스터(Oyster), AI 인재 매칭 업체 튜링(Turing) 등 수천 개 기업이 포함된다.

코그니즘의 최고마케팅책임자(CMO) 앨리스 드 쿠르시(Alice de Courcy)는 “드림데이터는 우리가 마케팅을 통해 수익을 이해하고 창출하는 방식의 중추가 되었다”며 “최초의 익명 접촉부터 계약 체결까지 B2B 고객 여정의 완전한 그림을 제공하고, 그 인사이트를 즉각 행동으로 전환할 수 있게 해준다”고 평가했다.

트러스트파일롯 출신 창업자들의 두 번째 도전

드림데이터는 리뷰 플랫폼 트러스트파일롯(Trustpilot) 출신인 라스 그뢴네고르(Lars Grønnegaard)와 올레 달레럽(Ole Dallerup), 그리고 업워크(Upwork)와 에어테임(Airtame)에서 근무한 스테펜 헤데브란트(Steffen Hedebrandt)가 공동 창업했다.

그뢴네고르 CEO는 트러스트파일롯 재직 당시 영업팀이 모든 매출의 공을 독차지하는 것을 보며 문제의식을 느꼈다고 한다. “제품이 매달 수천 개의 비즈니스 리드를 만들고, 마케팅과 고객 성공팀도 각자의 역할을 했는데, 직관적으로 이건 옳지 않다고 생각했다”며 “비즈니스는 하나의 유기체이고, 가치 창출을 총체적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창업자들이 강조하는 또 다른 인사이트는 B2B 영업 사이클의 실제 길이다. 많은 기업이 자사의 영업 사이클을 실제보다 2~4배 짧게 추정하고 있으며, 이는 예산 계획과 목표 달성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B2B 광고비의 69%가 낭비되고 있다

드림데이터가 시장에서 주목받는 이유는 실제로 해결하는 문제가 크기 때문이다. 현재 B2B 광고 지출의 최대 69%가 투자수익을 내지 못하는 캠페인에 낭비되고 있다. B2B 기업들은 B2C용으로 설계된 도구를 억지로 사용하면서 긴 구매 여정과 다수의 의사결정자를 제대로 추적하지 못하고 있다.

기존 고객들은 드림데이터를 사용한 후 B2B 마케팅 지출의 효율성을 최대 70%까지 개선했으며, 이는 고객 획득 비용 감소와 매출 증가로 이어졌다. 회사는 리뷰 플랫폼 G2에서 고객 여정 애널리틱스 및 어트리뷰션 소프트웨어 부문 ‘카테고리 리더’로 선정되며 별 5개 평가를 받고 있다.

드림데이터는 전통적인 경쟁사인 어도비(Adobe)의 마케토 메저(Marketo Measure, 구 비지블) 등과 차별화되는 점으로 ‘미래 지향적 실행’을 강조한다. 과거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분석하는 데 그치지 않고, 다음에 무엇을 해야 할지 제시하고 실행까지 돕는다는 것이다.

마케팅 테크 시장, 투자 감소 속에서도 견조

이번 투자 유치는 마케팅 기술 시장의 투자가 다소 위축된 상황에서 나온 것이어서 더욱 의미가 있다. 크런치베이스에 따르면 2025년 10월 10일까지 세일즈 및 마케팅 기술 스타트업에 대한 글로벌 벤처 투자는 59억 달러로, 전년 동기 67억 달러 대비 11.9% 감소했다.

같은 기간 하이터치(Hightouch)가 2월 사파이어벤처스(Sapphire Ventures) 주도로 8000만 달러 시리즈 C를 유치하며 기업가치 12억 달러의 유니콘이 됐고, 캐나다 토론토의 스택어답트(StackAdapt)는 교사연금기금의 성장 투자 부문인 티처스벤처그로스(Teachers’ Venture Growth) 주도로 2억3500만 달러를 조달하는 등 대형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드림데이터는 향후 AI 기반 마케팅 자동화와 예측 분석 기능을 더욱 강화해 “B2B 마케터가 없어서는 안 될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한다는 목표다. 터너 CEO는 “마케터들이 영향력을 입증하고, 더 빠르게 움직이며, 더 스마트하게 확장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우리의 미션”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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