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돌아보기] 2025년 글로벌 시드 투자 시장, AI 열풍에 역대 최대 


2025 Global Seed Investment image banner - 와우테일

올해 글로벌 시드 투자 시장이 그야말로 뜨거웠다. 1억 달러가 넘는 초대형 라운드들이 줄을 이었고, AI 스타트업들이 투자금을 쓸어 담았다. 미국이 전 세계 시드 투자의 절반을 차지하며 압도적인 존재감을 과시했다.

크런치베이스가 12일 발표한 연말 분석을 보면, 2025년에만 1000만 달러 이상 시드 라운드가 700건 가까이 나왔다. 시드 투자라고 하기엔 규모가 너무 큰 거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다.

ai seed funding trends - 와우테일

그중에서도 단연 화제는 1억 달러를 훌쩍 넘는 메가 라운드들이다. 미국 스타트업들이 올해 이 구간에서만 36억 달러를 끌어모았다. 여기서 대부분을 차지한 건 단 하나의 거래였다. 오픈AI 전 최고기술책임자(CTO) 미라 무라티가 세운 씽킹 머신스 랩(Thinking Machines Lab)이 7월 받은 20억 달러가 그 주인공이다. 앤드리슨 호로위츠가 주도하고 엔비디아, 액셀, 서비스나우, 시스코, AMD, 제인 스트리트가 뛰어든 이 투자로 회사 가치는 120억 달러를 찍었다.

12월엔 또 다른 대어가 낚였다. 데이터브릭스에서 AI를 총괄했던 나빈 라오가 차린 언컨벤셔널 AI(Unconventional AI)다. AI 연산에 최적화된 에너지 효율 컴퓨터를 만든다는 이 회사는 4억7500만 달러를 투자받았다. 앤드리슨 호로위츠와 라이트스피드 벤처 파트너스가 공동으로 이끈 이번 라운드 덕에 창업 두 달 만에 기업 가치 45억 달러를 인정받았다.

올해 10월에는 진짜 AI 과학자를 만들겠다는 페리오딕랩스(Periodic Labs)가 시드 단계에서 무려 3억 달러를 투자받았다. 여기 투자도 엔드리슨 호로위츠가 리드하고 엔비디아 등이 참여했다. 

올해 3월에는 일반적인 인공지능을 넘어서는 과학 슈퍼인텔리전스를 개발하는 릴라 사이언스(Lila Sciences)가 시드 단계에 2억 달러를 투자받았다. 

AI 투자 열기는 식을 줄 몰랐다. 올해 전 세계 시드 투자에서 AI가 차지한 비중이 42%를 넘었다. 작년만 해도 30%였는데 단숨에 뛰어오른 것이다. 투자 금액으로 따지면 150억 달러가 넘는다. 전년 대비 50%나 불어난 셈이다.

us seed funding share - 와우테일

미국의 독주도 눈에 띈다. 미국 스타트업들이 올해만 180억 달러를 시드 단계에서 받아냈다. 전 세계 시드 투자의 딱 절반이다. 최근 6년 동안 미국은 꾸준히 40%대를 유지했는데, 올해는 앞서 언급한 초대형 AI 라운드들이 비중을 50%까지 끌어올렸다.

이런 흐름을 보면 벤처 투자자들의 심리가 읽힌다. 초반부터 확실해 보이는 쪽에 집중 투자하겠다는 거다. 벤처캐피털의 수익 대부분이 소수의 대박에서 나온다는 걸 생각하면 이해가 가는 전략이다. 다만 ‘작은 돈으로 시험해본다’는 시드 라운드 본연의 의미는 많이 희석됐다.

크런치베이스는 “올해 시드 투자를 받은 스타트업 상당수가 이미 100억 원대나 1000억 원대 가치를 인정받았다”며 “빠르게 소규모로 엑시트하는 건 이제 선택지가 아니다. 성장하든가, 망하든가 둘 중 하나”라고 꼬집었다.

결국 시드 투자 시장의 변화는 규모의 문제만이 아니다. 유명 창업자, 검증된 팀, 핫한 섹터, 이 세 가지가 모두 갖춰져야 큰돈이 몰린다. 초기 단계부터 ‘승자 독식’ 구조가 굳어지고 있다는 신호다.

올해 와우테일을 통해 전해드린 글로벌 시드 투자 중 1,000만 달러 이상 투자를 받은 메가 라운드는 아래와 같은데, 내년에는 정말 유명해질 가능성이 큰 회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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