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라이어블 로보틱스, 1억6천만 달러 투자유치.. “올해 자율 화물 운항 시작”


항공 사고의 주된 원인은 조종사 과실이다. 전 세계 항공업계는 파일럿 부족 문제까지 겹치며 이중고를 겪고 있다. 자율비행 기술이 해법으로 부상하는 배경이다.

ReliableRobotics Team - 와우테일

릴라이어블 로보틱스(Reliable Robotics)는 기존 항공기에 자율비행 시스템을 탑재해 조종사 없이도 전 구간을 운항할 수 있게 하는 회사다. 새 기체를 개발하는 대신, 이미 운항 중인 기종에 시스템을 얹는 레트로핏(retrofit) 방식이 특징이다. 기존 항공 인프라나 국가공역시스템(NAS) 변경 없이 곧바로 통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규제 장벽도 낮다.

공동창업자 겸 CEO 로버트 로즈(Robert Rose)는 항공우주·자율주행 양쪽에서 검증된 엔지니어다. SpaceX 비행 소프트웨어 디렉터로서 팔콘9 로켓과 드래곤 우주선 개발을 이끌었고, 테슬라(Tesla)에서는 오토파일럿 1.0을 세상에 내놓은 시니어 디렉터였다. 이후 구글X에서 대형 기계에 AI 인식 기술을 접목하는 프로젝트를 맡았다가, 2017년 릴라이어블 로보틱스를 창업했다.

이 회사가 이번에 1억6천만 달러 규모의 신규 투자를 유치했다. 님블 파트너스(Nimble Partners)가 라운드를 이끌었고, 기존 투자사인 이클립스(Eclipse), 라이트스피드(Lightspeed), 코아튀(Coatue), 패스브레이커 벤처스(Pathbreaker Ventures)가 후속 참여했다. 보잉(Boeing)의 전략 파트너 AE 벤처스(AE Ventures), RTX 벤처스(RTX Ventures), 스미토모(Sumitomo Corporation) 계열 프레시디오 벤처스(Presidio Ventures), 콕스엔터프라이즈(Cox Enterprises) 계열 소시움 벤처스(Socium Ventures) 등 방산·항공 업계 전략 투자자들도 새로 이름을 올렸다. 님블 파트너스 창업자 존 버뱅크(John Burbank)는 이사회에 합류한다.

핵심 제품은 RAS(Reliable Autonomy System)다. 택시·이륙·순항·착륙 전 구간을 자동화하며, FAA 인증을 위한 계획서·컴플라이언스 방법론·이슈페이퍼 심사가 이미 완료된 상태다. 테스트 기종인 세스나(Cessna) 208B 그랜드 캐러밴은 전 세계 2500대 이상이 운항 중인 검증된 화물기로, FedEx도 활발히 활용한다. 새 기체를 처음부터 인증받는 대신 FAA 검사관에게 이미 익숙한 기종에 자율 스택을 얹는 방식 덕분에 인증 속도를 높일 수 있다.

군·민간을 동시에 공략하는 듀얼유즈(dual-use) 전략도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8월 미 공군으로부터 인도-태평양 지역 자율 화물 운항 계약(1740만 달러)을 수주했고, 군 운항에서 축적된 비행 데이터는 FAA 상업 인증 심사에도 직접 활용된다. 올 3월에는 미 교통부·FAA 주관 고급 항공 이동성 파일럿 프로그램(eIPP)에 앨버커키시와 공동 선정됐다. 이를 통해 자회사 릴라이어블 에어라인스(Reliable Airlines)가 앨버커키—샌타페이—콜로라도 두랑고를 잇는 자율 화물 노선을 올해 안에 운항할 계획이다.

이번 투자금은 채용 확대와 생산 시설 확충에 쓰인다. 직전 라운드 이후 임직원 수는 약 세 배로 늘었으며, 상업·군사 고객으로부터 200건 이상의 시스템 수주를 확보한 상태다. 로즈 CEO는 “자동화가 더 높은 수준의 안전성을 실현하면서도 처리량을 늘릴 수 있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ReliableRoboticsLogo - 와우테일

자율비행 화물 시장은 현재 군소 스타트업들이 각자의 접근 방식으로 경쟁하는 구도다. 릴라이어블과 가장 유사한 레트로핏 방식을 택했던 엑스윙(Xwing)은 세스나 208B 캐러밴에 자체 개발 자율비행 소프트웨어를 탑재해 250회 이상의 완전 자율 비행을 완수했으나, 2024년 6월 조비 에비에이션(Joby Aviation)에 인수됐다. 조비는 엑스윙의 자율비행 기술을 흡수해 미 국방부 계약 수주에 활용하고 있다.

멀린랩스(Merlin Labs)는 릴라이어블과 달리 군용 대형기를 우선 공략하는 전략을 택했다. 2024년 미 특수작전사령부(USSOCOM)로부터 C-130J 슈퍼 허큘리스 자율화 개발 계약 1억500만 달러를 수주했고, GE 에어로스페이스·노스럽 그루먼·허니웰 등 방산 대기업들과 잇따라 파트너십을 맺었다. 2026년 3월에는 SPAC 합병을 통해 나스닥에 상장하며 2억 달러 이상을 조달했다. 기업가치는 약 10억 달러로 평가됐다.

엘로이 에어(Elroy Air)는 레트로핏이 아닌 자체 개발 하이브리드 전기 VTOL 드론 ‘차파랄(Chaparral)’로 시장을 공략한다. 300파운드 화물을 300마일 반경 내 운반하는 것이 목표로, 현재까지 총 1억1600만 달러를 조달했다. 올 3월에는 미 교통부 eIPP 프로그램에 루이지애나주·브리스토우 그룹과 공동 선정돼 멕시코만 연안 및 에너지 산업 지역에 자율 화물 운항을 준비 중이다.

경쟁사들이 신규 기체 개발이나 대형 군용기에 집중하는 것과 달리, 릴라이어블은 이미 시장에서 검증된 세스나 캐러밴에 레트로핏하는 방식으로 인증 속도와 배포 비용 양면에서 우위를 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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