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의 예측 시장 ‘칼시’, 220억 달러 밸류로 시리즈F 10억 달러 유치


미국에서 가장 뜨거운 논쟁거리가 된 예측 시장이 월가를 파고들고 있다.

kalshi funding - 와우테일

예측 시장 플랫폼 칼시(Kalshi)가 기업가치 220억 달러로 시리즈F 10억 달러를 유치했다고 7일(현지 시각) 발표했다. 5개월 전 시리즈E에서 기록한 110억 달러 밸류에서 정확히 두 배가 됐다. 7개월 사이 세 번째 투자 유치다.

이번 라운드는 코아튜 매니지먼트(Coatue Management)가 주도했고, 세쿼이아 캐피탈(Sequoia Capital), 앤드리슨 호로위츠(Andreessen Horowitz), IVP, 패러다임(Paradigm), 모건 스탠리(Morgan Stanley), 아크 인베스트(ARK Invest)가 참여했다.

6개월 만에 거래량 3배, 기관 거래량은 800% 폭증

숫자가 가파르다. 연간 거래량 기준으로 6개월 전 520억 달러였던 게 지금은 1,780억 달러다. 3배 이상이다. 주간 거래량도 1년 전 1억 달러 수준에서 30억 달러로 뛰었다. 월간 이용자는 200만 명이고, 미국 내 예측 시장 점유율은 90%를 넘는다. 연간 매출(ARR)은 15억 달러에 달한다.

기관의 진입이 이 성장을 이끌고 있다. 헤지펀드, 자산운용사, 프롭트레이딩 회사들이 이벤트 계약을 활발히 쓰기 시작하면서, 기관 거래량이 6개월 만에 800% 급증했다.

이벤트 계약은 “X라는 일이 일어날 것인가, 아닌가”에 베팅하는 이진(binary) 구조다. 기관 입장에서는 두 가지 용도가 있다. 하나는 헤지다. 예를 들어 “연준이 9월에 금리를 인하할 것인가”라는 계약에 포지션을 잡으면, 금리 변동에 노출된 채권·주식 포트폴리오의 리스크를 상쇄하는 수단이 된다. 다른 하나는 정보 신호다. 시장 참여자들의 집단 베팅 결과가 선거 결과, 규제 변화, 지정학 이벤트 등에 대한 실시간 확률 신호가 된다. 기존 금융 지표로는 포착하기 어려운 불확실성을 가격으로 읽어내는 도구다.

칼시는 이번 자금을 헤지펀드·보험사 등 기관 고객 확장에 쓸 계획이다. 최근 출시한 블록 트레이딩 기능과 리스크 상품, 브로커 연동 심화가 주요 방향이다. 소액 리테일 베팅이 아니라, 대형 포지션을 기관 워크플로에 맞게 처리할 수 있는 인프라를 갖추겠다는 것이다.

코아튜 창업자 필립 라퐁(Philippe Laffont)은 “칼시는 실세계 이벤트 거래의 선도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이미 받아들였고, 기관도 따라올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칼시 공동 창업자 겸 CEO 타렉 만수르(Tarek Mansour)는 “AI를 제외하고 최근 역사에서 이만큼 빠르게 성장한 카테고리는 거의 없다”며 “이벤트 계약이 조 단위 시장이 될 수 있고, 우리는 아직 초입에 있다”고 밝혔다.

선거에 베팅하는 핀테크… 규제와 법적 분쟁은 현재진행형

칼시는 2018년 만수르와 공동 창업자 루아나 로페스 라라(Luana Lopes Lara)가 MIT에서 만나 세웠다. 둘 다 골드만삭스, 시타델, 브리지워터 출신의 트레이더다. 미래 사건의 결과에 돈을 거는 이 구조를, 복잡한 금융 파생상품 묶음이 아닌 직접적이고 투명한 계약으로 만들겠다는 게 창업 아이디어였다.

2020년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로부터 지정계약시장(DCM) 라이선스를 획득하면서 법적 기반을 갖췄다. 칼시가 내세우는 핵심 논리는 ‘이것은 도박이 아니라 선물 계약’이라는 것이다. 연방 금융 파생상품 규제 체계 안에 있기 때문에 각 주(州)의 도박 금지법을 적용받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이 논리로 2024년 선거 베팅을 금지하려 한 CFTC를 상대로 한 소송에서 이겼고,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CFTC가 규제 시도를 철회하면서 더 넓은 여지가 생겼다.

하지만 주 단위 반발은 여전히 거세다. 네바다, 뉴저지, 일리노이 등 여러 주 규제 당국이 스포츠 베팅 계약이 주 도박법을 위반한다며 영업정지 명령을 내렸다. 애리조나주는 불법 도박·선거 베팅 혐의로 아예 형사 고발까지 했다. 칼시는 연방 규제 우위를 주장하며 법적 대응을 이어가고 있다.

논란은 규제에만 그치지 않는다. 지난 2월 이란 공습 직전 폴리마켓에서 의심스러운 베팅이 포착되면서 내부자 거래 논란이 불거졌다. 칼시 역시 하메네이 최고지도자 사망 관련 계약에서 특정 트레이더가 55만 달러 이상을 벌어들이자 해당 계약을 소급 정산해 이용자 반발을 샀다. 의회에서는 양당 모두 공직자의 비공개 정보를 이용한 예측 시장 베팅을 금지하는 법안을 발의한 상태다.

경쟁사 폴리마켓은 150억 달러 밸류 추진 중

최대 경쟁사인 폴리마켓(Polymarket)은 현재 150억 달러 기업가치로 4억 달러 추가 조달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두 플랫폼의 올해 3월 기준 누적 거래량 합계는 1,500억 달러를 넘어섰다. 번스타인(Bernstein) 애널리스트들은 예측 시장이 스포츠, 정치, 경제, 문화를 아우르는 광범위한 정보 허브로 진화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기사 공유하기

답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