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데이터센터가 부른 지열 에너지 붐… 퍼보 에너지, 나스닥 상장 첫날 33% 급등


AI 데이터센터가 전력을 마구 빨아들이고 있다. 대형 AI 모델 하나를 훈련시키는 데 원전 하나에 맞먹는 전력이 들기도 한다. 안정적이고 탄소 없는 전력을 어떻게 확보하느냐가 AI 인프라의 핵심 과제가 된 가운데, 주목받지 못하던 에너지 기술 하나가 갑자기 각광을 받고 있다. 바로 지열 에너지다.

퍼보 에너지 IPO Fervo Energy

퍼보 에너지(Fervo Energy)가 5월 13일(현지시간) 나스닥에 상장했다. 공모가는 주당 27달러. 주식이 거래를 시작하자마자 33% 치솟아 주당 36달러에 출발했고, 기업가치는 100억 달러를 넘어섰다. 퍼보는 이번 IPO로 18억 9천만 달러를 조달했다. 처음에는 13억 달러를 목표로 했지만, 로드쇼에서 투자자들이 “왜 더 많이 안 올리냐”고 물어볼 정도로 수요가 넘쳐 여러 차례 증액됐다. 지열 분야 스타트업이 상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석유산업의 기술로, 지구 열을 뚫는다

지열 에너지 자체는 오래된 개념이다. 땅속 열로 증기를 만들어 전기를 생산하는 방식은 수십 년 전부터 존재했다. 그런데 퍼보가 개발하는 건 ‘강화 지열(Enhanced Geothermal)’이라는 한 단계 진화한 기술이다. 더 깊이, 더 뜨거운 암반까지 뚫어 들어가 훨씬 많은 열을 뽑아낸다.

핵심은 석유·가스 업계에서 빌려온 수평 시추 기술이다. 셰일 혁명을 이끈 방향성 시추를 지열에 적용했다. 퍼보 측은 “셰일 에너지 업계의 플레이북을 그대로 반복하되, 정답지를 갖고 하는 것”이라고 표현했다. 실제로 14개 우물을 뚫으면서 굴착 시간과 피트당 비용을 모두 3분의 2씩 줄이는 데 성공했다.

지열의 가장 큰 무기는 ’24시간 365일 발전’이다. 태양광이나 풍력은 날씨에 따라 출력이 오르내리지만, 지열은 날씨와 무관하게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한다. 높은 가동률이 생명인 데이터센터 운영자들이 프리미엄을 내면서까지 지열 전력을 찾는 이유다.

유타와 네바다에 걸친 개발 계획

퍼보의 주력 프로젝트는 유타주 케이프 스테이션(Cape Station)이다. 올해 안으로 첫 가동을 시작해 1단계가 완성되는 3년 안에 500메가와트 발전을 목표로 한다. 현재 2기가와트 규모까지 개발 허가가 나 있고, 현장 열량을 분석한 외부 엔지니어링 보고서에 따르면 최대 4기가와트까지 가능하다.

전력 수요가 넘치다 보니 ‘뒤에서 직접 연결(behind the meter)’ 형태의 기업 문의도 늘고 있다. 구글(Google)은 네바다주 코르삭 스테이션(Corsac Station)에서 퍼보의 전력 115메가와트를 직접 구매하기로 했다. 구글은 지난해 12월 퍼보가 진행한 4억 6,200만 달러 라운드에도 투자자로 참여했다.

AI가 불붙인 에너지 IPO 붐

AI 데이터센터 수요가 에너지 시장 전체를 달구고 있다. 지난달 소형모듈원자로(SMR) 스타트업 엑스에너지(X-energy)도 데이터센터 수요를 등에 업고 10억 달러 규모 IPO를 성공시켰다. 메타(Meta)는 지열 스타트업 XGS 에너지(XGS Energy)와 손잡고 150메가와트 규모 지열 발전소 건설에 나섰다.

지열 에너지 분야 경쟁자들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랜드스케이프 기사는 아직 없으나 관련 기업들의 소식은 여기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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