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돌아보기] 2025년 실리콘밸리 트렌드 총정리와 2026년 주목해야 할 키워드


작년부터 이어진 AI 투자 광풍은 실리콘밸리의 움직임에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필자는 그 동안 민관이 합심해서 노력한 덕분에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 수준이 실리콘밸리에 6개월 정도 뒤쳐졌다고 생각(착각)했었는데, 글로벌 투자 혹한기와 본격적인 AI 시대에 접어들면서 다시 최소 2년 이상 벌어진 것 같은 위기감을 느꼈다. 그 동안 설렁설렁 봤던 실리콘밸리 소식을 올해 초부터 꼼꼼하게 체크하고 와우테일을 통해 전한 이유기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 1년 동안 실리콘밸리 소식을 전하면서 우리가 주목하고 반드시 따라가야할 키워드를 정리해봤다.

2025 Silicon Valley Trends Banner - 와우테일

2025년 실리콘밸리는 AI 투자 광풍 속에서 여러 구조적 변화를 목격했다. 바이브 코딩이 올해의 단어로 선정되고, AI 롤업 전략이 새로운 M&A 패러다임으로 부상했다. 솔로 유니콘의 가능성이 현실로 다가왔고, 예측시장은 90억 달러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원자력과 SMR에 대한 빅테크의 투자가 급증했으며, 장수 프로젝트와 방산 스타트업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2025년 핵심 트렌드

바이브 코딩(Vibe Coding)이 올해의 키워드로 떠올랐다. 콜린스 사전(Collins Dictionary)은 바이브 코딩을 2025년 올해의 단어로 선정했다. 오픈AI 공동창업자 안드레이 카파시(Andrej Karpathy)가 만든 이 용어는 자연어 프롬프트만으로 AI가 코드를 작성하는 방식을 뜻한다. 카파시는 “코드가 존재한다는 사실조차 잊고 분위기에 맡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Y콤비네이터(Y Combinator)에 따르면 2025년 겨울 배치 스타트업의 25%가 코드베이스의 95%를 AI로 생성했다. 스웨덴의 바이브 코딩 플랫폼 러버블(Lovable)은 출시 8개월 만에 유니콘이 됐다. 다만 전문가들은 AI 생성 코드의 보안 취약점과 디버깅 어려움을 경고하고 있다.

AI 롤업(AI Roll-up) 전략이 새로운 M&A 패러다임으로 부상했다. VC 지원 스타트업이 저성과 기업을 인수한 뒤 AI로 운영 효율을 높여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전략이다. 제너럴 카탈리스트(General Catalyst), 스라이브 캐피털(Thrive Capital), 코슬라 벤처스, 베세머 벤처 파트너스 등이 이 전략에 투자하거나 탐색 중이다. 제너럴 카탈리스트는 2025년 초 기업 법무팀을 위한 AI 플랫폼 유디아(Eudia)를 AI 롤업 방식으로 런칭했다. 부동산 관리, 헬스케어 서비스, 콜센터 등 노동집약적 산업이 주요 타깃이다. 2025년 상반기 스타트업 M&A 규모는 1000억 달러를 넘어 전년 동기 대비 155% 증가했다.

솔로 유니콘(Solo Unicorn)의 가능성이 현실로 다가왔다. 오픈AI CEO 샘 올트먼은 “테크 CEO 그룹챗에서 최초의 1인 10억 달러 기업이 언제 나올지 베팅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앤트로픽(Anthropic) CEO 다리오 아모데이는 “2026년”이라고 예측했다. 실제로 31세 개발자 마오르 슬로모는 바이브 코딩 플랫폼 베이스44(Base44)를 6개월 만에 만들어 윅스(Wix)에 8000만 달러에 매각했다. 직원은 단 8명이었다. AI 이미지 생성 서비스 미드저니(Midjourney)는 11명으로 연 매출 2억 달러를, 코딩 도구 커서(Cursor)는 50명 미만으로 ARR 5억 달러를 기록했다. 패스트컴퍼니는 2025년을 “1인 유니콘을 가능케 하는 도구들이 갖춰진 해”로 평가했다.

예측시장(Prediction Market) 대활황이 펼쳐졌다. 폴리마켓(Polymarket)은 뉴욕증권거래소 모회사 ICE로부터 20억 달러 투자를 유치하며 90억 달러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2024년 대선에서 36억 달러 이상이 거래되며 여론조사보다 정확한 예측을 보여준 것이 계기가 됐다. 경쟁사 칼시(Kalshi)도 a16z와 세쿼이아 캐피털의 투자로 50억 달러 기업가치를 달성한데 이어 최근에 110억 달러 가치에 10억 달러를 투자받았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2025년 10월 예측시장 거래량이 2024년 대선 시즌을 넘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구글 파이낸스, 야후 파이낸스가 예측시장 데이터를 통합하면서 주류 금융 인프라로 자리잡고 있다.

원자력·SMR에 대한 빅테크 투자가 급증했다.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 폭증에 대응해 빅테크들이 원자력에 베팅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컨스텔레이션 에너지와 20년 계약을 맺고 스리마일 섬 원자로를 재가동하기로 했다. 아마존 AWS는 X-에너지에 5억 달러를 투자하고 2039년까지 5GW SMR 용량 확보를 목표로 한다. 구글은 카이로스 파워와 세계 최초 기업 SMR 구매 계약을 체결했고, 메타도 컨스텔레이션과 20년 전력구매계약(PPA)을 발표했다. 온타리오 전력공사의 BWRX-300 SMR은 2029년 가동을 목표로 캐나다달러 77억 규모로 건설 중이다.

장수(Longevity) 프로젝트 투자가 본격화됐다. 샘 올트먼이 투자한 장수 스타트업 레트로 바이오(Retro Bio)가 50억 달러 기업가치로 대규모 펀딩을 추진 중이라고 STAT이 보도했다. 레트로 바이오는 “인간 수명 10년 연장”을 목표로 후성유전학적 편집과 세포 대체 치료법을 개발 중이다. 코인베이스 CEO 브라이언 암스트롱이 공동창업한 뉴리밋(NewLimit)은 2025년 1억 3000만 달러를 유치했다. 글로벌 안티에이징 시장은 2025년 약 780억 달러 규모로, 2034년까지 1400억 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다.

방산(Defense) 분야 투자 폭증이 나타났다. 방산 스타트업 안두릴(Anduril)이 파운더스 펀드 주도로 25억 달러를 유치하며 기업가치 305억 달러를 달성했다. 파운더스 펀드 역사상 최대 규모인 10억 달러 단일 투자였다. 안두릴은 2024년 매출을 두 배로 늘려 약 10억 달러를 기록했고, CNBC 디스럽터 50 리스트에서 오픈AI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피치북 데이터에 따르면 2021년 이후 방산 스타트업에 1300억 달러 이상이 투자됐으며, 2025년 상반기에만 380억 달러가 투입됐다. 사로닉(Saronic)은 무인 해상 선박 개발에 6억 달러를, 쉴드 AI(Shield AI)는 자율 드론으로 주목받고 있다.

에이전틱 AI(Agentic AI)가 본격 상용화됐다. 가트너는 2025년 AI 하이프 사이클에서 AI 에이전트를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기술로 선정했다. 단순히 질문에 답하는 챗봇을 넘어 실제 업무를 자율적으로 수행하는 AI 에이전트가 등장했다. 세일즈포스의 에이전트포스, 앤트로픽의 클로드 코드 등이 대표적이다. 세쿼이아 캐피털은 2025년을 “AI가 답변 엔진에서 행동 엔진으로 진화한 해”로 규정했다.

버티컬 AI(Vertical AI)도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범용 AI 대신 법률, 의료, 금융 등 특정 산업에 특화된 AI 솔루션이 급성장했다. 베세머 벤처 파트너스는 버티컬 AI의 시장 규모가 기존 SaaS 시장의 10배에 달할 것으로 예측한다. 리걸테크 스타트업 하비(Harvey)가 80억 달러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것이 대표적 사례다.

피지컬 AI(Physical AI)와 로보틱스 투자도 급증했다. 크런치베이스 데이터에 따르면 2025년 9개월간 피지컬 AI 분야에 160억 달러 이상이 투자됐다. 피규어 AI(Figure AI)는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에 10억 달러를, 피지컬 인텔리전스(Physical Intelligence)는 6억 달러를 확보했다. 코슬라 벤처스의 비노드 코슬라는 2030년대에 거의 모든 가정이 휴머노이드 로봇을 보유하고, 향후 2~3년 내 로보틱스에서 ChatGPT급 혁신의 순간이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테이블코인 인프라 투자도 확대됐다. 암호화폐 투기를 넘어 스테이블코인이 글로벌 결제 인프라로 자리잡고 있다. 서클(Circle)의 기업공개, 테더(Tether)의 스타트업 투자 확대, 미국 GENIUS Act 통과 등이 이 흐름을 보여준다. 허클(Hercle)은 기관용 스테이블코인 인프라 구축에 6000만 달러를 유치했다.

소버린 AI(Sovereign AI) 인프라 경쟁도 본격화됐다. AI 인프라가 국가 전략 자산으로 부상하면서 각국 정부가 자국 내 AI 데이터센터 구축에 나서고 있다. 미국의 스타게이트 프로젝트 5000억 달러, 영국의 AI 성장 특구에 마이크로소프트·구글 350억 달러 투자 등이 대표적이다. 글로벌 데이터센터 허브는 2025년 3분기를 “AI 인프라가 국가 주권이 된 분기점”으로 평가했다.

마지막으로 스타트업이 가장 많이 쓰고 실제 비용을 지출하는 AI 서비스에 대해 알아보자. 천문학적인 투자를 받는 것과는 좀 다른 이야기인데, 실제로 가장 많은 매출을 올리고 있는 스타트업이다. 

2026년 주목해야 할 트렌드

소비자용 AI 에이전트의 대중화가 예상된다. 2025년이 기업용 AI 에이전트의 해였다면, 2026년에는 일반 소비자를 위한 AI 에이전트가 본격 등장할 전망이다. 세쿼이아 캐피털은 일정 관리, 여행 예약, 파일 정리 등을 완전히 자동화하는 소비자용 AI 제품이 대중화될 것으로 예측했다. MIT 슬론 경영대학원은 AI 에이전트가 사용자 대신 구매, 판매, 협상까지 수행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AI 칩 경쟁 심화와 커스텀 실리콘 확산도 예상된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2026년 AI 서버 출하량이 전년 대비 20% 이상 성장할 전망이다. AMD가 MI400으로 엔비디아에 도전하고, 빅테크들의 자체 AI 칩 개발이 가속화된다. 중국도 바이트댄스, 바이두, 알리바바 등이 자체 칩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스타트업의 도전도 이어지고 있다.

에너지 저장 시스템(ESS)의 AI 인프라 핵심화가 부상한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AI 데이터센터의 변동하는 워크로드에 대응하기 위해 에너지 저장 시스템이 단순 백업에서 핵심 인프라로 전환된다. 향후 5년간 AI 데이터센터가 ESS 시장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전망이다.

레거시 SaaS 기업의 AI 스타트업 인수 급증도 예상된다. 베세머 벤처 파트너스는 기존 엔터프라이즈 소프트웨어 대기업들이 AI 역량 확보를 위한 M&A를 공격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전망했다. 헬스케어, 물류, 금융서비스, 리걸테크 분야에서 대형 인수합병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모건 루이스에 따르면 전략적 인수자들이 M&A를 인재 확보 전략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인재 유지 조항이 딜 구조의 핵심이 되고 있다.

피지컬 AI의 본격 도약도 예상된다. 오픈오션은 2026년 초 피지컬 AI 분야에서 대규모 도약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유럽에서도 로보틱스 르네상스가 일어나고 있다. 와이즈에 따르면 2025년 유럽 로보틱스에 10억 달러 이상이 투자됐으며, 뮌헨 기반 ARX 로보틱스가 방산 로보틱스 분야에서 3100만 유로를 유치하는 등 유럽이 로보틱스 허브로 부상하고 있다.

고대역폭 광통신 기술의 AI 인프라 표준화도 진행된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800G·1.6T 광트랜시버가 양산에 들어갔고, 2026년부터 차세대 SiPh/CPO 광통신 플랫폼이 AI 스위치에 본격 적용될 예정이다.

요약하면, 2025년은 AI가 ‘말하는 것’에서 ‘일하는 것’으로 전환한 해였다. 바이브 코딩이 개발 방식을 바꾸고, AI 롤업이 M&A 전략을 재정의했으며, 솔로 유니콘의 가능성이 현실로 다가왔다. 예측시장이 주류 금융으로 편입되고, 원자력이 AI 인프라의 핵심 에너지원으로 부상했다. 2026년은 이 전환이 소비자 시장까지 확장되고, AI 인프라를 둘러싼 지정학적 경쟁이 심화되며, 피지컬 AI가 본격적인 성과를 내기 시작하는 해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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