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드 발굴부터 계약 예측까지, AI가 바꾸는 B2B 영업·마케팅 지형도 2026


마케팅 기술(MarTech)과 영업 기술(SalesTech) 시장에서 AI는 단순한 기능 추가가 아니라 업무 방식 자체를 바꾸고 있다.

Martech AI landscape cover - 와우테일

세일즈포스(Salesforce)가 CRM 시장을 장악한 건 2000년대다. 허브스팟(HubSpot)이 인바운드 마케팅을 정의한 건 2010년대다. 그 위에 마케팅 자동화, 영업 인에이블먼트, 대화 인텔리전스 툴이 쌓였다. 기업들은 툴을 샀고, 영업팀의 하루는 여전히 CRM 데이터 정리와 이메일 작성으로 채워졌다.

지금은 다른 일이 벌어지고 있다. AI가 툴을 더 잘 쓰게 해주는 게 아니라, 툴이 하던 일을 직접 한다. 누구한테 팔지 찾고, 메시지를 쓰고, 연락하고, 대화를 분석하는 일을 AI 에이전트가 처리하기 시작했다. 기존 SaaS 강자들은 AI를 기능으로 덧붙이는 전략을 택했다. 처음부터 AI로 설계된 신생 플레이어들이 레이어별로 치고 들어오고 있다.

마케팅·영업 AI 생태계는 네 레이어로 구분할 수 있다.

레이어 1. 데이터 & 인텔리전스 — 누구한테 팔지 어떻게 아나

모든 영업·마케팅 AI의 출발점이다. 어떤 회사가 지금 구매할 가능성이 높은지, 담당자가 누구인지, 어떤 변화가 있는지를 실시간으로 파악한다. 이 레이어가 없으면 나머지 레이어가 전부 무의미해진다.

전통 강자 줌인포(ZoomInfo)는 B2B 연락처·기업 데이터의 최대 공급자다. 6센스(6sense)는 계정 기반 마케팅(ABM) 분야를 개척했다. 잠재 고객의 구매 의도 신호를 추적해 “지금 이 회사가 솔루션을 찾고 있다”는 타이밍을 잡아준다. 어폴로(Apollo.io)는 B2B 연락처 데이터와 아웃리치 기능을 통합한 올인원 플랫폼으로, 중소기업 시장에서 빠르게 점유율을 키웠다.

이 레이어에서 가장 주목받는 AI 네이티브 플레이어는 클레이(Clay)다. 150개 이상의 데이터 소스를 AI로 통합해 영업·마케팅 에이전트가 쓸 수 있는 맞춤형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조합한다. 2022~2024년 매출이 매년 6~10배씩 성장했고 2025년 12월 ARR 1억 달러를 돌파했다. 알파벳 독립 성장펀드 캐피탈G(CapitalG) 주도 시리즈C 1억 달러 유치, 기업가치 31억 달러. 이후 두 번째 임직원 유동성 이벤트에서 기업가치는 50억 달러로 재평가됐다. 오픈AI, 앤트로픽, 캔바, 허브스팟이 고객사다.

크러스트데이터(CrustData)는 링크드인 채용 공고, 인력 변동, 성장 신호를 실시간으로 추적하는 B2B 영업 인텔리전스 플랫폼이다. AI 에이전트가 “이 회사는 CTO를 막 뽑았다”는 신호를 잡아 아웃리치 타이밍을 포착하는 데 쓰인다. YC·A캐피탈(A Capital) 주도 600만 달러 시드 유치.

섬블(Sumble)은 캐글(Kaggle) 창업자 앤서니 골드블룸(Anthony Goldbloom)과 벤 해머(Ben Hamner)가 세운 AI 영업 인텔리전스 플랫폼이다. 260만 개 기업 데이터를 LLM 기반 지식 그래프로 구조화해 “지금 이 기업은 왜 우리 솔루션이 필요한가”를 파악하는 데 특화됐다. 코아튜(Coatue)·카나안 파트너스(Canaan Partners) 주도 3850만 달러 유치.

온파이어(Onfire)는 IT 소프트웨어 영업팀 특화 플랫폼이다. 스택 오버플로, 레딧 같은 개발자 커뮤니티 대화를 AI로 분석해 실제 구매 의사가 있는 고객을 찾아낸다. 베타 출시 1년 만에 고객사들이 5000만 달러 이상의 계약을 성사시켰다. 그로브 벤처스(Grove Ventures)·TLV 파트너스(TLV Partners) 주도 2000만 달러 유치.

드림데이터(Dreamdata)는 덴마크 코펜하겐 기반의 B2B 마케팅 어트리뷰션 플랫폼이다. 마케팅 채널별로 실제 매출 기여도를 AI로 측정해 “어떤 캠페인이 진짜 계약을 만들었나”를 파악하게 한다. 피크스팬캐피털(PeakSpan Capital) 주도 5500만 달러 시리즈B 유치.

하이터치(Hightouch)는 스노우플레이크·빅쿼리 같은 기업 데이터 웨어하우스 위에 에이전틱 마케팅 레이어를 얹는다. 데이터를 새 시스템으로 옮기지 않아도 AI 에이전트가 그 위에서 바로 작동한다. 골드만삭스 얼터너티브·베인 캐피탈 벤처스 공동 주도 시리즈D 1억5천만 달러 유치, ARR 1억 달러 달성.

레이어 2. 콘텐츠 생성 — 뭐라고 보낼지 AI가 만든다

마케팅 자산을 만드는 레이어다. 광고 카피, 이메일 본문, 영업 시퀀스 문구, 마케팅 영상까지 AI가 생성한다.

제스퍼(Jasper)카피에이아이(Copy.ai)는 생성 AI 붐 초기에 AI 카피라이팅 시장을 개척한 선발주자다. 제스퍼는 2022년 기업가치 15억 달러에 1억2500만 달러를 유치했고, 포춘500 기업을 포함한 10만 개 이상의 팀이 쓴다.

액티블리AI(ActivelyAI)는 마케팅 전략을 AI로 자동화하는 플랫폼이다. 캠페인 성과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최적의 메시지와 타깃을 추천하고 실행까지 이어지는 마케팅 의사결정 자동화를 추구한다. 2250만 달러를 유치했다.

힉스필드(Higgsfield)는 마케팅 영상 콘텐츠를 빠르게 생성하는 AI 플랫폼이다. 출시 5개월 만에 1,100만 사용자를 확보하고 ARR 2억 달러를 달성하며 기업가치 13억 달러의 유니콘으로 올라섰다. 생성 AI 지형도와 영역이 겹치는 플레이어이지만 마케팅 실행 맥락에서의 존재감이 크다.

레이어 3. 실행 & AI 에이전트 — 보내고, 연락하고, 직접 영업한다

이 레이어가 이번 지형도의 핵심이다. “무엇을, 언제, 어떤 채널로 보내느냐”의 실행과 “AI가 직접 영업사원 역할을 한다”는 에이전트가 사실상 분리되지 않는다. 이메일을 쓰는 AI는 그 이메일을 보내고, 보낸 뒤 반응을 보고 다음 연락을 결정한다. 채널 결정과 에이전트 실행이 하나의 흐름이다.

레거시 강자 — AI를 덧붙이는 중

브레보(Brevo)는 이메일 마케팅에서 출발해 CRM·SMS·왓츠앱·라이브챗을 아우르는 통합 플랫폼으로 진화했다. 제너럴 애틀랜틱(General Atlantic)·오클리 캐피탈(Oakley Capital)의 투자를 받으며 유니콘에 올라섰고, AI 연구소 설립에 5천만 유로를 투자할 계획이다. 직원 1,000명, 1억 DAU를 보유한다.

영업 실행 플랫폼에서는 중요한 합종연횡이 있었다. 아웃리치(Outreach)는 영업 시퀀스 자동화의 선발주자로 수십만 기업 고객을 보유한다. 클라리(Clari)와 세일즈로프트(Salesloft)는 2025년 12월 합병을 완료했다. 클라리의 수익 예측과 세일즈로프트의 영업 실행 플랫폼이 결합해 5,000개 이상 기업 고객, 관리 매출 10조 달러 규모의 플레이어가 됐다.

AI 네이티브 캠페인 실행

랜드베이스(Landbase)는 캠페인 목표만 입력하면 AI 에이전트가 타깃 선정, 메시지 작성, 채널 배포까지 자율적으로 처리한다. 130개 VC가 찾은 AI 마케팅 플랫폼으로, 시리즈A 3천만 달러를 유치했다.

컨버전(Converge)은 마케팅 채널 전반에 걸쳐 AI가 캠페인을 자동으로 최적화하는 플랫폼이다. 시리즈A 2800만 달러 유치.

아웃바운드 AI SDR — AI가 먼저 연락한다

리드를 찾고, 개인화된 이메일을 보내고, 후속 연락까지 AI 에이전트가 자율적으로 처리한다. B2B 영업의 핵심 직군인 SDR(Sales Development Representative) 역할을 AI가 대신하겠다는 플레이어들이다.

아티산(Artisan)의 AI BDR 에이전트 ‘Ava’는 3억 개 이상의 연락처 데이터베이스에서 리드를 발굴하고 개인화 이메일·후속 연락까지 처리한다. 앤드리슨 호로위츠(Andreessen Horowitz)·벤치마크(Benchmark) 주도 7400만 달러 유치.

11x.ai는 아웃바운드 AI SDR ‘Alice’와 AI 콜드콜 에이전트 ‘Jordan’을 함께 제공한다. 이메일·LinkedIn·음성을 아우르는 멀티채널 아웃리치를 자율 수행하며, 대규모 엔터프라이즈 파이프라인 생성에 특화돼 있다.

AiSDR은 인간 영업 사원의 문체와 어조를 가장 정밀하게 모방하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완전 자율형보다 인간 검수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포지셔닝한다.

그러나 이 카테고리에서는 냉정한 현실도 직시해야 한다. 아티산·11x.ai 같은 완전 자율형 AI SDR을 도입한 기업들 중 상당수가 하이브리드 모델로 되돌아갔다. AI SDR은 ‘영업팀 대체’가 아닌 ‘메시지와 타깃이 이미 검증된 팀의 실행 속도를 높이는 도구’로 이해할 때 효과가 있다는 것이 현장의 판단이다.

인바운드 AI SDR — AI가 찾아온 고객을 받는다

원마인드(1mind)는 아웃바운드가 아닌 인바운드에 집중한다. 얼굴과 목소리를 가진 AI 에이전트가 웹사이트 방문자를 실시간으로 응대하고 화상으로 맞춤형 데모까지 진행한다. 6센스 창업자 아만다 카로우(Amanda Kahlow)가 이끌며, 배터리 벤처스(Battery Ventures) 주도 4천만 달러를 조달했다. 허브스팟이 도입한 AI 에이전트 ‘피오나(Fiona)’로 78% 무료 체험 증가, 25% 계약 전환율 상승 성과를 냈다.

Qualified의 ‘Piper’는 세일즈포스 플랫폼에 특화된 AI 인바운드 영업 에이전트다. 웹사이트 방문자의 CRM 데이터를 실시간 조회해 고가치 리드를 즉시 식별하고 대화를 시작한다.

세일즈 인에이블먼트 — AI가 영업사원을 코치한다

레터 AI(Letter AI)는 진행 중인 영업 거래에 AI 코치를 붙인다. 고객 미팅 직전 영업 담당자가 실시간으로 딜 맞춤 전략을 받아볼 수 있다. 기존 인에이블먼트 플랫폼 세이스믹(Seismic),하이스팟(Highspot)이 콘텐츠 저장소 수준에 머무는 동안, 딜의 맥락에 녹아드는 실시간 지원으로 차별화한다. 배터리 벤처스 주도 시리즈B 4천만 달러 유치.

레이어 4. 딜 인텔리전스 — 영업 대화에서 패턴을 뽑는다

모든 영업 통화·미팅·이메일을 AI가 분석해 “왜 이겼나, 왜 졌나”를 파악하고 다음 분기 수익을 예측하는 레이어다. 영업이 끝난 뒤 리포팅이 아니라 영업하는 순간에 개입한다.

곤(Gong)은 이 카테고리를 ‘리베뉴 인텔리전스(Revenue Intelligence)’라 이름 붙이고 시장을 개척했다. 전 세계 5,000개 이상의 기업 고객, ARR 3억 달러 돌파. 누적 투자 5억8400만 달러, 시리즈E 기업가치 72억5천만 달러. 최근 2차 유통 시장 거래에서는 기업가치가 45억 달러로 재평가됐고 IPO 타이밍을 저울질하고 있다.

클라리+세일즈로프트 합병 체는 레이어 3의 영업 실행 플랫폼에 이 레이어의 수익 예측 기능까지 더했다. 두 기능을 따로 쓰던 기업에게는 단일 계약 정리 기회가 생겼지만, 실질적인 제품 통합까지는 수년이 소요될 전망이다.

시로(Siro)는 이 레이어에서 현장 영업에 특화된다. 문을 두드리거나 매장을 방문하는 대면 영업 사원의 대화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즉각적인 코칭을 제공한다. 온라인 중심인 곤·클라리와 달리 오프라인 현장 영업을 커버하며, 시리즈B 5천만 달러를 유치했다.

마케팅·영업 AI 전반의 에이전트 트렌드는 에이전틱 AI 지형도를, 고객 응대 자동화의 경계 영역은 고객 서비스(CX) AI 지형도를 참고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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