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와우파트너스입니다. 와우파트너스는 지난 2월에 립스(LIPS) 운영사에 선정되었습니다. 립스(LIPS)는 Lifestyle business Incubating Program for Strong Enterprise의 약자로, 로컬(Local) 및 라이프스타일(Lifestyle) 분야 창업자를 지원하는…
이 기사는 신약개발에 AI가 직접 개입하는 영역만 다룬다. 분자 설계, 타깃 발굴, 임상 가속 등 AI가 핵심 기술로 작동하는 스타트업과 플랫폼을 정리했다. 전통적인 신약개발 방법론 자체(TPD, ADC, 항체치료제 등)는 이 기사의 범위 밖이다.
신약 하나를 개발하는 데 평균 10년과 수십억 달러가 든다. 임상시험까지 간 후보물질 중 실제로 환자에게 도달하는 것은 10%에 불과하다. AI가 이 비효율을 뒤집을 수 있다는 가설에 자본이 몰리고 있다. 2025년 한 해 동안 AI 신약개발 분야에 투입된 벤처캐피털은 110억 달러를 넘어섰다. 전년(89억 달러) 대비 23% 이상 늘었다.
하지만 숫자 뒤에 중요한 사실이 있다. AI가 설계한 신약 중 Phase 3 임상을 완료하고 규제 승인을 받은 사례는 아직 없다. 2026년과 2027년이 진짜 시험대다. 가장 앞선 파이프라인들이 이 기간에 결과를 내놓을 예정이다.
이 기사는 AI 신약개발의 전체 밸류체인을 7개 레이어로 나눠 정리한다. 투자자들이 주목하는 핵심 메시지는 하나다. AI 바이오텍의 경쟁력은 모델 자체가 아니라 데이터와 실험 속도에 있다. 데이터를 독점하고 실험 사이클을 가장 빨리 돌리는 기업이 이긴다.
레이어 1: 생물학 파운데이션 모델
모든 하위 레이어의 기초다. 여기서 만들어진 모델이 없으면 레이어2의 분자 설계도, 레이어3의 임상 파이프라인도 존재하지 않는다. DNA, RNA, 단백질 데이터를 학습한 대형 AI 모델이 여기에 속한다. 텍스트를 학습한 GPT가 언어를 이해하듯, 생물학 파운데이션 모델은 생명의 언어를 학습한다. 신약을 직접 만들지는 않는다. 다른 모든 레이어가 이 위에서 작동한다.
**구글 딥마인드(Google DeepMind)**는 이 레이어의 출발점이다. 2020년 단백질 구조 예측 대회에서 실험과 거의 동일한 정확도를 달성한 알파폴드(AlphaFold)는 2024년 노벨 화학상을 수상했다. 최신 버전 알파폴드3는 단백질뿐 아니라 DNA, RNA, 의약품에 필수적인 리간드와의 상호작용까지 예측할 수 있다. 2억 개 이상의 단백질 구조를 무료로 공개해 업계 전체의 연구 속도를 끌어올렸다.
에볼루셔너리스케일(EvolutionaryScale)은 메타 AI 연구소(FAIR)에서 단백질 언어모델을 처음 만든 팀이 2023년 독립해 세운 회사다. 1.42억 달러 시드를 유치하며 공개한 ESM3는 98억 파라미터 규모로, 단백질의 서열·구조·기능을 동시에 학습하는 최초의 생성형 생물학 모델이다. 자연계에서 5억 년의 진화가 필요한 새로운 단백질을 AI가 즉시 생성했다는 시연으로 업계를 놀라게 했다. 2025년 11월 찬 저커버그 바이오허브(Chan Zuckerberg Biohub)에 인수됐으며, 공동창업자 알렉스 리브스(Alex Rives)가 바이오허브 수석과학자로 합류했다. 모델은 공개 연구용으로 계속 제공된다.
**엔비디아(NVIDIA)**는 바이오 영역에서도 인프라를 장악하고 있다. 제약사들이 생물학 AI 모델을 학습하고 추론하는 플랫폼인 바이오네모(BioNeMo)를 제공하며, 릴리(Eli Lilly)와는 AI 신약 파이프라인 공동 개발 협력을 발표했다. 에볼루션어리스케일, 자이라 테라퓨틱스, 릴라 사이언시스 등 주요 AI 바이오텍 다수에 직접 투자했다.
필로(Phylo)는 생물학 연구에 필요한 도구 300개를 하나의 플랫폼으로 통합했다. 각 도구를 개별적으로 쓰던 연구자들이 워크플로를 자동화할 수 있게 해준다. 앤드리슨 호로위츠(Andreessen Horowitz) 주도로 시드 1350만 달러를 유치했다.
엑소닉(Exonic)은 신약개발을 크라우드소싱으로 여는 실험이다. YC 출신으로, 오픈소스 생물학 AI 모델들을 누구나 코드 없이 조합하고 활용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유리탑 속 폐쇄적인 연구”를 오픈 토너먼트로 바꾸겠다는 포부다.
레이어 2: 분자·단백질 설계 플랫폼
레이어1이 생물학의 언어를 AI에게 가르쳤다면, 여기서는 그 언어로 실제 분자를 처음부터 창작한다. 아직 약이 아니라 설계도다. 타깃 단백질에 결합할 새로운 분자나 항체를 AI가 직접 생성한다. 기존 방식이 수만 개의 화합물을 시행착오로 테스트했다면, AI는 원하는 특성을 가진 분자를 처음부터 설계한다.
자이라 테라퓨틱스(Xaira Therapeutics)는 이 분야의 상징이다. 2024년 4월 설립과 동시에 10억 달러를 조달했다. 2024년 노벨 화학상 수상자 데이비드 베이커(David Baker) 교수와 캐롤린 베르토치(Carolyn Bertozzi) 교수가 공동 창업에 참여했다. 전 FDA 국장 스콧 고틀리브(Scott Gottlieb), 전 존슨앤드존슨 CEO 알렉스 고르스키(Alex Gorsky)가 경영진과 이사회에 이름을 올렸다. 단순한 스타트업이 아니라, 업계가 AI 신약개발에 얼마나 진지하게 베팅하는지를 보여주는 신호탄이었다. 설립 1년 만에 800만 세포 규모의 Perturb-seq 데이터셋 X-Atlas를 공개하며 가상세포 커뮤니티에 공헌했다.
아이소모픽 랩스(Isomorphic Labs)는 구글 딥마인드에서 분사한 회사로, 알파폴드 개발자 데미스 하사비스(Demis Hassabis)가 직접 이끈다. 2025년 3월 스라이브 캐피탈(Thrive Capital) 주도로 6억 달러 시리즈A를 유치했다. 설립 4년 만의 첫 외부 투자다. 일라이 릴리와 17억 달러, 노바티스와 12억 달러 규모의 파트너십을 동시에 체결하며 AI 신약설계 플랫폼의 가치를 빅파마에 직접 증명했다.
레이턴트랩(Latent Labs)은 알파폴드2 프로젝트의 핵심 연구자 사이먼 콜(Simon Kohl) 박사가 창업했다. 최신 생성형 AI 기술로 처음부터 단백질을 설계하는 플랫폼을 개발하며 5000만 달러를 유치했다. 제프 딘(Google 최고 과학자), 에이든 고메즈(Cohere 창업자)가 앤젤 투자자로 참여했다.
차이 디스커버리(Chai Discovery)는 오픈AI가 투자한 AI 신약개발 스타트업으로, 알파폴드에 도전하는 오픈소스 구조 예측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생화학 분자 간 상호작용을 예측하고 재프로그래밍하는 AI 플랫폼으로, 타깃 정보만으로 새로운 항체 서열을 제로샷 생성한다. 2025년 12월 시리즈B에서 1억3천만 달러를 유치하며 기업가치 13억 달러를 인정받았다.
앤스로젠(Anthrogen)은 1020억 파라미터 규모의 단백질 멀티모달 AI 모델 ‘오디세이(Odyssey)’를 공개했다. 단백질의 서열, 3차원 구조, 기능을 동시에 학습하며 여러 설계 목표를 한 번에 최적화한다.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스텔스 스타트업으로 현재 API 조기 접근을 열어두고 있다.
컨버지바이오(Converge Bio)는 DNA, RNA, 단백질 같은 생물학 데이터로 직접 학습한 생성형 AI로 신약 개발을 가속화한다. 텍스트 기반 LLM과 달리 생물학적 ‘언어’로 학습한 AI가 항체 설계, 단백질 수율 최적화, 타깃 분석을 수행한다. 보스턴-텔아비브 기반으로 창업 2년 만에 40개 제약·바이오사와 파트너십을 맺었고, 베서머 벤처 파트너스(Bessemer Venture Partners) 주도 시리즈A 2500만 달러를 유치했다.
레이어 3: AI 신약 발굴 플랫폼 (임상 파이프라인 보유)
레이어2가 설계도를 만든다면, 여기서는 그 설계도를 들고 실제로 임상에 뛰어든 회사들이다. 투자자들이 가장 주목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AI로 타깃을 발굴하고 분자를 설계하는 것을 넘어, 실제 임상 파이프라인을 보유한 기업들이다. 이 레이어의 결과물이 업계 전체의 방향을 결정한다.
리커전 파마슈티컬스(Recursion Pharmaceuticals)는 나스닥에 상장된 AI 신약개발사다. 2024년 엑사이언시아(Exscientia)를 약 7억 달러에 합병해 AI 신약 분야 최대 규모의 임상 파이프라인을 구축했다. 엔비디아가 직접 투자했으며, 세계 최고 속도를 자랑하는 슈퍼컴퓨터 바이오하이브2(BioHive-2)를 자체 운영한다. 사노피, 로슈, 머크 KGaA와 대형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현재 종양학과 희귀질환에 집중한 6개 임상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솔리 테라퓨틱스(Soley Therapeutics)는 세포 스트레스 센싱 AI 플랫폼으로 신약 개발에 나선다. 세포가 어떤 스트레스 상태에 있는지를 AI로 분석해 기존 방식으로는 찾기 어려운 타깃을 발굴한다. 급성골수성백혈병(AML)과 고형암 치료제의 IND 신청 및 임상을 준비 중이며, 서베이어 캐피탈(Surveyor Capital) 주도 시리즈C 2억 달러를 유치했다.
코에피션트 바이오(Coefficient Bio)는 설립 8개월 만에 앤트로픽(Anthropic)에 4억 달러에 인수됐다. 제넨테크(Genentech) 계산생물학 조직 프레센트 디자인(Prescient Design) 출신 팀이 창업했다. 앤트로픽은 이번 인수로 클로드(Claude)의 생명과학 역량을 신약 발견의 핵심 단계까지 확장했다. 공개 제품도 매출도 없는 스텔스 스타트업에 4억 달러를 투자한 것은, AI 신약개발 인재와 기술 방향에 대한 베팅이었다.
10x 사이언스(10x Science)는 AI가 쏟아내는 신약 후보물질을 제대로 검증하는 문제에 집중한다. AI 플랫폼들이 수백 개의 후보물질을 쏟아내도, 이 중 어떤 것이 실제로 효과가 있는지 판단하는 과정은 여전히 느리고 비싸다. YC 출신으로 480만 달러 시드를 유치했다.
레이어 4: 자율 AI 연구 / 에이전틱 과학
“AI가 실험까지 한다”는 레이어다. AI 에이전트가 가설을 세우고, 실험을 설계하고, 로봇 팔로 실험을 직접 수행한 뒤 결과를 학습해 다음 실험에 반영한다. 인간 과학자 수십 명이 수년 걸릴 일을 AI+로봇 시스템이 몇 주 만에 처리하는 것이 목표다.
릴라 사이언시스(Lila Sciences)는 이 레이어의 선두주자다. 모더나(Moderna)를 만들어낸 플래그십 파이어니어링(Flagship Pioneering)에서 탄생했다. ‘과학적 초지능(scientific superintelligence)’을 표방하며, AI가 완전 자율로 가설 수립→실험 설계→로봇 실험→학습의 사이클을 반복한다. 크리스퍼(CRISPR) 기술 선구자 조지 처치(George Church) 교수가 최고과학책임자(CSO)로 합류했다. 시드 2억 달러로 시작해 시리즈A에서 2억3500만 달러를 추가 조달하며 유니콘이 됐다. 엔비디아 벤처스, CIA 산하 인큐텔(In-Q-Tel)도 투자자로 참여했다.
셀타입(CellType)은 예일대와 구글 연구팀 출신들이 창업한 AI 에이전트 신약개발 플랫폼이다. 에이전틱 AI가 신약 발굴 워크플로를 자율 수행한다. 관련 기사 보기
티슈즈(TissUse)는 독일 기반 스타트업으로 여러 장기를 하나의 칩 위에 구현한 다장기 칩(multi-organ-chip)을 개발한다. 심장, 간, 폐, 장 등 인체 여러 장기의 반응을 동시에 시뮬레이션해 신약의 전신 독성과 효능을 임상 전에 예측한다.
레이어 6: 데이터 / 멀티오믹스 / 실세계 데이터
AI 바이오의 진짜 핵심 자산은 데이터다. 아무리 좋은 AI 모델도 고품질 데이터 없이는 작동하지 않는다. 게놈, 단백질체, 임상 기록, 실세계 환자 데이터를 독점한 기업이 구조적 경쟁우위를 갖는다.
템퍼스(Tempus AI)는 세계 최대 규모의 종양학 임상·분자 데이터 라이브러리를 구축한 회사다. 2024년 나스닥에 상장(NASDAQ: TEM)했다. 미국 종양 전문의의 50% 이상과 연결돼 있으며, 상위 20대 글로벌 제약사 중 19곳이 고객이다. 200 페타바이트 이상의 데이터를 보유하며, 이 데이터로 AI 모델을 학습해 의사의 치료 결정과 임상시험을 지원한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가 투자자다.
플래티런 헬스(Flatiron Health)는 로슈(Roche) 자회사로, 종양학 실세계 데이터의 글로벌 표준을 만들어왔다. 수백만 암 환자의 임상 기록을 구조화하고 AI 분석에 활용 가능한 형태로 제공한다.
그레일(Grail)은 혈액 한 방울로 50가지 이상의 암을 조기 진단하는 멀티오믹스 검사 갤러리(Galleri)를 개발했다. cfDNA(혈중 유리 DNA) 분석에 AI를 적용한다. 일루미나(Illumina)에서 분사했다가 독립법인으로 재상장하는 복잡한 과정을 거쳤다.
레이어 7: 임상·규제·바이오 보안 AI
신약이 환자에게 도달하는 마지막 단계를 가속하는 레이어다. 임상시험 설계, 규제 문서 자동화, 생물학적 위협 방어까지 포함한다.
언런(Unlearn)은 AI로 임상시험 대조군을 생성한다. 실제 임상에서 위약 투여 환자 수를 줄이면서도 통계적으로 유효한 결과를 얻는 방법을 제공한다. FDA와 EMA(유럽의약품청)가 이 접근법을 인정했다. 임상 비용과 기간을 구조적으로 단축할 수 있는 방법이다.
발토스(Valthos)는 AI 바이오방어 플랫폼을 개발한다. 생물학적 서열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위협을 탐지하고 의료 대응책을 신속하게 업데이트한다. AI 발전으로 생물학 자체가 프로그래밍 가능해지면서 바이오 보안 위협도 동시에 증가하고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오픈AI 스타트업 펀드, 럭스 캐피탈(Lux Capital), 파운더스 펀드(Founders Fund)로부터 3천만 달러를 유치했다.
스쿱(Scoop)은 신약 임상 승인(IND) 서류 작성을 AI로 자동화한다. 바이오텍 기업들이 FDA 제출을 위해 수개월씩 투입하던 작업을 며칠로 단축한다. 데이터를 입력하면 AI가 규격에 맞는 문서 초안을 생성하고, 새로운 데이터가 추가되면 모든 관련 문서를 자동으로 업데이트한다. YC 출신으로, 제넨테크와 구글 검색 AI 출신 공동창업자들이 창업했다. 관련 기사 보기
2025년 기준으로 AI가 설계한 신약 중 Phase 3 임상을 완료하고 실제 규제 승인을 받은 사례는 없다. 가장 앞선 인실리코 메디신의 IPF 치료제가 Phase 2a를 통과했고, 리커전-엑사이언시아 합병 법인이 10개 이상의 임상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이 파이프라인들이 2026년과 2027년에 결과를 내놓는다.
업계의 핵심 논쟁은 단순하다. AI가 ‘그럴듯한 분자’를 만드는 것과 ‘실제로 효과 있는 약’을 만드는 것 사이의 간극이 얼마나 되는가. Phase 3에서 성공 데이터가 나오는 순간, 이 산업의 방향이 확정된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경쟁력은 결국 모델이 아니라 데이터와 실험 속도에서 나온다. 자이라처럼 고품질 생물학 데이터를 직접 생산하는 기업, 릴라처럼 AI+로봇으로 실험 사이클을 가장 빨리 돌리는 기업, 템퍼스처럼 임상 데이터를 독점한 기업이 구조적으로 유리하다. AI 신약개발은 이제 단순한 ‘기술 회사’가 아니라, 데이터와 실험 인프라를 갖춘 산업으로 재편되고 있다.
신약 하나에 10년·1조 원, AI가 이 공식을 깨고 있다: AI 바이오테크 지형도 2026
이 기사는 신약개발에 AI가 직접 개입하는 영역만 다룬다. 분자 설계, 타깃 발굴, 임상 가속 등 AI가 핵심 기술로 작동하는 스타트업과 플랫폼을 정리했다. 전통적인 신약개발 방법론 자체(TPD, ADC, 항체치료제 등)는 이 기사의 범위 밖이다.
신약 하나를 개발하는 데 평균 10년과 수십억 달러가 든다. 임상시험까지 간 후보물질 중 실제로 환자에게 도달하는 것은 10%에 불과하다. AI가 이 비효율을 뒤집을 수 있다는 가설에 자본이 몰리고 있다. 2025년 한 해 동안 AI 신약개발 분야에 투입된 벤처캐피털은 110억 달러를 넘어섰다. 전년(89억 달러) 대비 23% 이상 늘었다.
하지만 숫자 뒤에 중요한 사실이 있다. AI가 설계한 신약 중 Phase 3 임상을 완료하고 규제 승인을 받은 사례는 아직 없다. 2026년과 2027년이 진짜 시험대다. 가장 앞선 파이프라인들이 이 기간에 결과를 내놓을 예정이다.
이 기사는 AI 신약개발의 전체 밸류체인을 7개 레이어로 나눠 정리한다. 투자자들이 주목하는 핵심 메시지는 하나다. AI 바이오텍의 경쟁력은 모델 자체가 아니라 데이터와 실험 속도에 있다. 데이터를 독점하고 실험 사이클을 가장 빨리 돌리는 기업이 이긴다.
레이어 1: 생물학 파운데이션 모델
모든 하위 레이어의 기초다. 여기서 만들어진 모델이 없으면 레이어2의 분자 설계도, 레이어3의 임상 파이프라인도 존재하지 않는다. DNA, RNA, 단백질 데이터를 학습한 대형 AI 모델이 여기에 속한다. 텍스트를 학습한 GPT가 언어를 이해하듯, 생물학 파운데이션 모델은 생명의 언어를 학습한다. 신약을 직접 만들지는 않는다. 다른 모든 레이어가 이 위에서 작동한다.
**구글 딥마인드(Google DeepMind)**는 이 레이어의 출발점이다. 2020년 단백질 구조 예측 대회에서 실험과 거의 동일한 정확도를 달성한 알파폴드(AlphaFold)는 2024년 노벨 화학상을 수상했다. 최신 버전 알파폴드3는 단백질뿐 아니라 DNA, RNA, 의약품에 필수적인 리간드와의 상호작용까지 예측할 수 있다. 2억 개 이상의 단백질 구조를 무료로 공개해 업계 전체의 연구 속도를 끌어올렸다.
에볼루셔너리스케일(EvolutionaryScale)은 메타 AI 연구소(FAIR)에서 단백질 언어모델을 처음 만든 팀이 2023년 독립해 세운 회사다. 1.42억 달러 시드를 유치하며 공개한 ESM3는 98억 파라미터 규모로, 단백질의 서열·구조·기능을 동시에 학습하는 최초의 생성형 생물학 모델이다. 자연계에서 5억 년의 진화가 필요한 새로운 단백질을 AI가 즉시 생성했다는 시연으로 업계를 놀라게 했다. 2025년 11월 찬 저커버그 바이오허브(Chan Zuckerberg Biohub)에 인수됐으며, 공동창업자 알렉스 리브스(Alex Rives)가 바이오허브 수석과학자로 합류했다. 모델은 공개 연구용으로 계속 제공된다.
**엔비디아(NVIDIA)**는 바이오 영역에서도 인프라를 장악하고 있다. 제약사들이 생물학 AI 모델을 학습하고 추론하는 플랫폼인 바이오네모(BioNeMo)를 제공하며, 릴리(Eli Lilly)와는 AI 신약 파이프라인 공동 개발 협력을 발표했다. 에볼루션어리스케일, 자이라 테라퓨틱스, 릴라 사이언시스 등 주요 AI 바이오텍 다수에 직접 투자했다.
필로(Phylo)는 생물학 연구에 필요한 도구 300개를 하나의 플랫폼으로 통합했다. 각 도구를 개별적으로 쓰던 연구자들이 워크플로를 자동화할 수 있게 해준다. 앤드리슨 호로위츠(Andreessen Horowitz) 주도로 시드 1350만 달러를 유치했다.
엑소닉(Exonic)은 신약개발을 크라우드소싱으로 여는 실험이다. YC 출신으로, 오픈소스 생물학 AI 모델들을 누구나 코드 없이 조합하고 활용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유리탑 속 폐쇄적인 연구”를 오픈 토너먼트로 바꾸겠다는 포부다.
레이어 2: 분자·단백질 설계 플랫폼
레이어1이 생물학의 언어를 AI에게 가르쳤다면, 여기서는 그 언어로 실제 분자를 처음부터 창작한다. 아직 약이 아니라 설계도다. 타깃 단백질에 결합할 새로운 분자나 항체를 AI가 직접 생성한다. 기존 방식이 수만 개의 화합물을 시행착오로 테스트했다면, AI는 원하는 특성을 가진 분자를 처음부터 설계한다.
자이라 테라퓨틱스(Xaira Therapeutics)는 이 분야의 상징이다. 2024년 4월 설립과 동시에 10억 달러를 조달했다. 2024년 노벨 화학상 수상자 데이비드 베이커(David Baker) 교수와 캐롤린 베르토치(Carolyn Bertozzi) 교수가 공동 창업에 참여했다. 전 FDA 국장 스콧 고틀리브(Scott Gottlieb), 전 존슨앤드존슨 CEO 알렉스 고르스키(Alex Gorsky)가 경영진과 이사회에 이름을 올렸다. 단순한 스타트업이 아니라, 업계가 AI 신약개발에 얼마나 진지하게 베팅하는지를 보여주는 신호탄이었다. 설립 1년 만에 800만 세포 규모의 Perturb-seq 데이터셋 X-Atlas를 공개하며 가상세포 커뮤니티에 공헌했다.
아이소모픽 랩스(Isomorphic Labs)는 구글 딥마인드에서 분사한 회사로, 알파폴드 개발자 데미스 하사비스(Demis Hassabis)가 직접 이끈다. 2025년 3월 스라이브 캐피탈(Thrive Capital) 주도로 6억 달러 시리즈A를 유치했다. 설립 4년 만의 첫 외부 투자다. 일라이 릴리와 17억 달러, 노바티스와 12억 달러 규모의 파트너십을 동시에 체결하며 AI 신약설계 플랫폼의 가치를 빅파마에 직접 증명했다.
레이턴트랩(Latent Labs)은 알파폴드2 프로젝트의 핵심 연구자 사이먼 콜(Simon Kohl) 박사가 창업했다. 최신 생성형 AI 기술로 처음부터 단백질을 설계하는 플랫폼을 개발하며 5000만 달러를 유치했다. 제프 딘(Google 최고 과학자), 에이든 고메즈(Cohere 창업자)가 앤젤 투자자로 참여했다.
차이 디스커버리(Chai Discovery)는 오픈AI가 투자한 AI 신약개발 스타트업으로, 알파폴드에 도전하는 오픈소스 구조 예측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생화학 분자 간 상호작용을 예측하고 재프로그래밍하는 AI 플랫폼으로, 타깃 정보만으로 새로운 항체 서열을 제로샷 생성한다. 2025년 12월 시리즈B에서 1억3천만 달러를 유치하며 기업가치 13억 달러를 인정받았다.
앤스로젠(Anthrogen)은 1020억 파라미터 규모의 단백질 멀티모달 AI 모델 ‘오디세이(Odyssey)’를 공개했다. 단백질의 서열, 3차원 구조, 기능을 동시에 학습하며 여러 설계 목표를 한 번에 최적화한다.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스텔스 스타트업으로 현재 API 조기 접근을 열어두고 있다.
컨버지바이오(Converge Bio)는 DNA, RNA, 단백질 같은 생물학 데이터로 직접 학습한 생성형 AI로 신약 개발을 가속화한다. 텍스트 기반 LLM과 달리 생물학적 ‘언어’로 학습한 AI가 항체 설계, 단백질 수율 최적화, 타깃 분석을 수행한다. 보스턴-텔아비브 기반으로 창업 2년 만에 40개 제약·바이오사와 파트너십을 맺었고, 베서머 벤처 파트너스(Bessemer Venture Partners) 주도 시리즈A 2500만 달러를 유치했다.
레이어 3: AI 신약 발굴 플랫폼 (임상 파이프라인 보유)
레이어2가 설계도를 만든다면, 여기서는 그 설계도를 들고 실제로 임상에 뛰어든 회사들이다. 투자자들이 가장 주목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AI로 타깃을 발굴하고 분자를 설계하는 것을 넘어, 실제 임상 파이프라인을 보유한 기업들이다. 이 레이어의 결과물이 업계 전체의 방향을 결정한다.
리커전 파마슈티컬스(Recursion Pharmaceuticals)는 나스닥에 상장된 AI 신약개발사다. 2024년 엑사이언시아(Exscientia)를 약 7억 달러에 합병해 AI 신약 분야 최대 규모의 임상 파이프라인을 구축했다. 엔비디아가 직접 투자했으며, 세계 최고 속도를 자랑하는 슈퍼컴퓨터 바이오하이브2(BioHive-2)를 자체 운영한다. 사노피, 로슈, 머크 KGaA와 대형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현재 종양학과 희귀질환에 집중한 6개 임상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솔리 테라퓨틱스(Soley Therapeutics)는 세포 스트레스 센싱 AI 플랫폼으로 신약 개발에 나선다. 세포가 어떤 스트레스 상태에 있는지를 AI로 분석해 기존 방식으로는 찾기 어려운 타깃을 발굴한다. 급성골수성백혈병(AML)과 고형암 치료제의 IND 신청 및 임상을 준비 중이며, 서베이어 캐피탈(Surveyor Capital) 주도 시리즈C 2억 달러를 유치했다.
코에피션트 바이오(Coefficient Bio)는 설립 8개월 만에 앤트로픽(Anthropic)에 4억 달러에 인수됐다. 제넨테크(Genentech) 계산생물학 조직 프레센트 디자인(Prescient Design) 출신 팀이 창업했다. 앤트로픽은 이번 인수로 클로드(Claude)의 생명과학 역량을 신약 발견의 핵심 단계까지 확장했다. 공개 제품도 매출도 없는 스텔스 스타트업에 4억 달러를 투자한 것은, AI 신약개발 인재와 기술 방향에 대한 베팅이었다.
10x 사이언스(10x Science)는 AI가 쏟아내는 신약 후보물질을 제대로 검증하는 문제에 집중한다. AI 플랫폼들이 수백 개의 후보물질을 쏟아내도, 이 중 어떤 것이 실제로 효과가 있는지 판단하는 과정은 여전히 느리고 비싸다. YC 출신으로 480만 달러 시드를 유치했다.
레이어 4: 자율 AI 연구 / 에이전틱 과학
“AI가 실험까지 한다”는 레이어다. AI 에이전트가 가설을 세우고, 실험을 설계하고, 로봇 팔로 실험을 직접 수행한 뒤 결과를 학습해 다음 실험에 반영한다. 인간 과학자 수십 명이 수년 걸릴 일을 AI+로봇 시스템이 몇 주 만에 처리하는 것이 목표다.
릴라 사이언시스(Lila Sciences)는 이 레이어의 선두주자다. 모더나(Moderna)를 만들어낸 플래그십 파이어니어링(Flagship Pioneering)에서 탄생했다. ‘과학적 초지능(scientific superintelligence)’을 표방하며, AI가 완전 자율로 가설 수립→실험 설계→로봇 실험→학습의 사이클을 반복한다. 크리스퍼(CRISPR) 기술 선구자 조지 처치(George Church) 교수가 최고과학책임자(CSO)로 합류했다. 시드 2억 달러로 시작해 시리즈A에서 2억3500만 달러를 추가 조달하며 유니콘이 됐다. 엔비디아 벤처스, CIA 산하 인큐텔(In-Q-Tel)도 투자자로 참여했다.
셀타입(CellType)은 예일대와 구글 연구팀 출신들이 창업한 AI 에이전트 신약개발 플랫폼이다. 에이전틱 AI가 신약 발굴 워크플로를 자율 수행한다. 관련 기사 보기
티슈즈(TissUse)는 독일 기반 스타트업으로 여러 장기를 하나의 칩 위에 구현한 다장기 칩(multi-organ-chip)을 개발한다. 심장, 간, 폐, 장 등 인체 여러 장기의 반응을 동시에 시뮬레이션해 신약의 전신 독성과 효능을 임상 전에 예측한다.
레이어 6: 데이터 / 멀티오믹스 / 실세계 데이터
AI 바이오의 진짜 핵심 자산은 데이터다. 아무리 좋은 AI 모델도 고품질 데이터 없이는 작동하지 않는다. 게놈, 단백질체, 임상 기록, 실세계 환자 데이터를 독점한 기업이 구조적 경쟁우위를 갖는다.
템퍼스(Tempus AI)는 세계 최대 규모의 종양학 임상·분자 데이터 라이브러리를 구축한 회사다. 2024년 나스닥에 상장(NASDAQ: TEM)했다. 미국 종양 전문의의 50% 이상과 연결돼 있으며, 상위 20대 글로벌 제약사 중 19곳이 고객이다. 200 페타바이트 이상의 데이터를 보유하며, 이 데이터로 AI 모델을 학습해 의사의 치료 결정과 임상시험을 지원한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가 투자자다.
플래티런 헬스(Flatiron Health)는 로슈(Roche) 자회사로, 종양학 실세계 데이터의 글로벌 표준을 만들어왔다. 수백만 암 환자의 임상 기록을 구조화하고 AI 분석에 활용 가능한 형태로 제공한다.
그레일(Grail)은 혈액 한 방울로 50가지 이상의 암을 조기 진단하는 멀티오믹스 검사 갤러리(Galleri)를 개발했다. cfDNA(혈중 유리 DNA) 분석에 AI를 적용한다. 일루미나(Illumina)에서 분사했다가 독립법인으로 재상장하는 복잡한 과정을 거쳤다.
레이어 7: 임상·규제·바이오 보안 AI
신약이 환자에게 도달하는 마지막 단계를 가속하는 레이어다. 임상시험 설계, 규제 문서 자동화, 생물학적 위협 방어까지 포함한다.
언런(Unlearn)은 AI로 임상시험 대조군을 생성한다. 실제 임상에서 위약 투여 환자 수를 줄이면서도 통계적으로 유효한 결과를 얻는 방법을 제공한다. FDA와 EMA(유럽의약품청)가 이 접근법을 인정했다. 임상 비용과 기간을 구조적으로 단축할 수 있는 방법이다.
발토스(Valthos)는 AI 바이오방어 플랫폼을 개발한다. 생물학적 서열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위협을 탐지하고 의료 대응책을 신속하게 업데이트한다. AI 발전으로 생물학 자체가 프로그래밍 가능해지면서 바이오 보안 위협도 동시에 증가하고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오픈AI 스타트업 펀드, 럭스 캐피탈(Lux Capital), 파운더스 펀드(Founders Fund)로부터 3천만 달러를 유치했다.
스쿱(Scoop)은 신약 임상 승인(IND) 서류 작성을 AI로 자동화한다. 바이오텍 기업들이 FDA 제출을 위해 수개월씩 투입하던 작업을 며칠로 단축한다. 데이터를 입력하면 AI가 규격에 맞는 문서 초안을 생성하고, 새로운 데이터가 추가되면 모든 관련 문서를 자동으로 업데이트한다. YC 출신으로, 제넨테크와 구글 검색 AI 출신 공동창업자들이 창업했다. 관련 기사 보기
2025년 기준으로 AI가 설계한 신약 중 Phase 3 임상을 완료하고 실제 규제 승인을 받은 사례는 없다. 가장 앞선 인실리코 메디신의 IPF 치료제가 Phase 2a를 통과했고, 리커전-엑사이언시아 합병 법인이 10개 이상의 임상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이 파이프라인들이 2026년과 2027년에 결과를 내놓는다.
업계의 핵심 논쟁은 단순하다. AI가 ‘그럴듯한 분자’를 만드는 것과 ‘실제로 효과 있는 약’을 만드는 것 사이의 간극이 얼마나 되는가. Phase 3에서 성공 데이터가 나오는 순간, 이 산업의 방향이 확정된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경쟁력은 결국 모델이 아니라 데이터와 실험 속도에서 나온다. 자이라처럼 고품질 생물학 데이터를 직접 생산하는 기업, 릴라처럼 AI+로봇으로 실험 사이클을 가장 빨리 돌리는 기업, 템퍼스처럼 임상 데이터를 독점한 기업이 구조적으로 유리하다. AI 신약개발은 이제 단순한 ‘기술 회사’가 아니라, 데이터와 실험 인프라를 갖춘 산업으로 재편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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