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 AI, ‘GENE-26.5’ 공개… 인간 손 닮은 로봇으로 요리·실험·피아노 연주


로봇이 달걀을 한 손으로 깨고, 연속 20단계 요리를 수행하고, 루빅스 큐브를 공중에서 풀어낸다. 지난 6일(현지시간) 공개된 제네시스 AI(Genesis AI) 시연 영상에서 벌어진 장면들이다.

Genesis AI Rubiks Cube Solve A Cam - 와우테일

이 회사가 선보인 ‘GENE-26.5’는 로봇이 인간 수준의 손 조작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설계된 AI 파운데이션 모델이다. 공개 시점인 2026년 5월을 이름에 담은 이 모델은 요리, 실험실 작업, 와이어 하니싱, 피아노 연주까지 복잡한 조작 작업을 수행한다. 제네시스 AI는 GENE-26.5와 함께 자체 개발한 로봇 손과 데이터 수집 장갑도 처음으로 공개했다.

하드웨어까지 직접 만든 이유

제네시스 AI는 원래 소프트웨어 중심의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 회사로 출발했다. 하지만 곧 한계에 부딪혔다. 공동 창업자 저우 시안(Zhou Xian) CEO는 테크크런치와의 인터뷰에서 “모델이 항상 목표였지만, 하드웨어를 직접 통제해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며 “그래서 풀스택으로 전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자체 개발한 로봇 손의 핵심 차별점은 크기와 형태다. 경쟁사 대부분이 두 손가락짜리 그리퍼를 쓰는 반면, 제네시스 AI의 손은 인간 손과 동일한 크기·형태를 갖췄다. 공동 창업자 겸 대표이사 테오필 제르베(Théophile Gervet)는 “그 덕분에 이전보다 훨씬 많은 데이터를 수집해 훨씬 다양한 작업을 학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데이터 수집 글러브는 이 전략의 핵심이다. 촉각 센서가 내장된 이 장갑은 로봇 손과 1대1로 매핑되도록 설계됐다. 사람이 장갑을 끼고 일상적인 작업을 수행하면 그 움직임이 그대로 로봇 훈련 데이터가 된다. 하드웨어 비용은 기존 원격조종 장비의 100분의 1 수준이고, 데이터 수집 효율은 5배 높다고 회사 측은 주장한다.

제르베 전 미스트랄 AI(Mistral AI) 연구 과학자는 제약·제조 현장 파트너들과 논의 중이라며, 실제 근무 환경에서 장갑을 착용한 채 일하는 것만으로 훈련 데이터를 생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현장 근로자들이 자신을 대체할 로봇 학습에 기여하도록 설득할 수 있을지, 그에 따른 보상 문제는 아직 정해진 게 없다고 솔직하게 인정했다.

시뮬레이션으로 훈련 속도 끌어올리다

GENE-26.5의 또 다른 축은 시뮬레이션이다. 제네시스 AI는 물리 현실과 거의 동일한 가상 환경을 자체 개발했다. 시뮬레이션과 실제 세계 사이의 ‘시뮬-투-리얼 갭(sim-to-real gap)’을 줄여, 가상 환경에서 훈련한 모델이 실제 로봇에서도 동일하게 작동하도록 했다.

저우는 “모델 반복 속도의 핵심 병목은 평가”라며 “시뮬레이션이 모델 훈련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여준다”고 했다. AI가 AI를 훈련하는 자기진화 사이클이 가능해진 셈이다.

제네시스 AI는 인터넷 영상 데이터와 글러브 데이터, 시뮬레이션을 결합해 ‘인간 스킬 라이브러리(human skill library)’ 구축을 목표로 한다. 데이터가 많을수록 모델이 더 다양하고 복잡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는 전제 아래, 이 세 가지 경로를 동시에 확장한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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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사들과 차별화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 분야는 경쟁이 뜨겁다. 피지컬 인텔리전스(Physical Intelligence)는 2025년 11월 알파벳 캐피탈G 주도로 6억 달러를 유치하며 기업가치 56억 달러를 달성했다. 스킬드 AI(Skild AI)는 2026년 1월 소프트뱅크 주도로 14억 달러를 조달해 기업가치 140억 달러를 기록했다. 저우도 “로봇 손 회사만 50~100개는 된다”고 인정한다.

제네시스 AI의 차별화 포인트는 풀스택 통합이다. 모델·손·글러브·시뮬레이션을 하나의 코히런트한 시스템으로 설계했고, 각 요소가 서로를 강화하는 구조다. 에릭 슈밋(Eric Schmidt) 전 구글 CEO는 이번 공개에 대해 “팀과 로보틱스 업계 전체에 중요한 이정표”라고 평했다.

이 회사는 2025년 7월 이클립스(Eclipse)·코슬라 벤처스(Khosla Ventures) 공동 주도로 1억500만 달러 시드 투자를 유치하며 등장했다. 슈밋과 프랑스 기업인 자비에 니엘(Xavier Niel), AI 연구자 다니엘라 루스(Daniela Rus), 블라들렌 콜툰(Vladlen Koltun)도 개인 투자자로 참여했다. 파리와 미국 캘리포니아 샌카를로스에 사무소를 두고, 최근 런던으로도 확장했다. 직원 60명 중 40~45%가 유럽, 50~55%가 미국에 있다.

회사는 곧 첫 번째 범용 풀바디 로봇도 공개할 예정이다. 손만이 아닌 전신 로봇이다. 저우는 “우리의 목표는 가장 유능한 로봇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로보틱스 분야의 경쟁 현황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여기를 참고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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