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펄스 스페이스, 5억 달러 시리즈D 유치… 우주 이동 인프라로 우주 경제 연다


임펄스 스페이스 Impulse Space 시리즈D 투자유치

로켓을 쏘아 올리는 것은 이제 비교적 쉬운 일이 됐다. 스페이스X의 팰컨9이 한 해 수십 차례 발사를 소화하고, 발사 비용도 10년 전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낮아졌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위성이나 탑재체가 일단 궤도에 오르면, 원하는 위치로 빠르고 유연하게 이동할 방법이 없었다. 임펄스 스페이스(Impulse Space)는 바로 이 공백을 채우는 회사다.

임펄스 스페이스는 3일(현지시간) 5억 달러 규모의 시리즈D 투자를 유치했다고 발표했다. 137 벤처스(137 Ventures)와 배너 VC(BANNER VC)가 공동 주도했고, 파운더스 펀드(Founders Fund), 럭스 캐피탈(Lux Capital), 린세 캐피탈(Linse Capital)이 참여했다. 이번 라운드로 임펄스 스페이스의 누적 조달액은 10억 달러를 넘어섰다. 기업가치는 42억6천만 달러로 평가됐다.

스페이스X 엔진의 아버지가 세운 회사

임펄스 스페이스의 창업자 톰 뮬러(Tom Mueller)는 스페이스X의 첫 번째 직원이자 추진 부문 CTO를 역임한 인물이다. 팰컨9 로켓의 심장인 멀린(Merlin) 엔진과, 화성 이주를 겨냥한 랩터(Raptor) 엔진 개발팀을 이끌었다. 2020년 스페이스X에서 은퇴한 그는 이듬해 임펄스 스페이스를 설립하며 우주 발사 이후의 이동 문제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회사의 COO이자 사장 에릭 로모(Eric Romo) 역시 2003년 스페이스X의 13번째 직원으로 합류해 엔진 시뮬레이션을 담당했던 베테랑이다. “설계하고, 분석하고, 만들어서 테스트 스탠드에 올려보는 과정을 대체할 것은 없다”는 로모의 말처럼, 임펄스는 하드웨어 중심의 실증 문화로 빠르게 비행 실적을 쌓아왔다.

미라와 헬리오스: 궤도 위의 이동 수단

임펄스 스페이스는 현재 두 종류의 우주선과 세 가지 추진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미라(Mira)는 정밀 기동 우주선으로, 이미 세 차례 임무를 수행했다. 궤도 변경, 자율 랑데부·근접 작전(RPO) 등 복잡한 기동을 실증했으며, 미국 우주군(U.S. Space Force)을 주요 고객으로 삼고 있다. 지난해 말 세 번째 비행에서는 항법 시스템 문제로 연료를 일찍 소모하는 사고가 있었지만, 회사는 올해 안에 새 미라 임무를 준비하고 있다.

헬리오스(Helios)는 고에너지 킥스테이지로, 2027년 첫 비행이 예정돼 있다. 저궤도(LEO)에 내려진 탑재체를 중궤도(MEO), 정지궤도(GEO), 달, 행성 간 궤도까지 기존 방식 대비 훨씬 빠르고 저렴하게 운반하는 것이 목표다. 캐러밴(Caravan) 프로그램은 고에너지 궤도 접근 비용을 낮추는 공동수송 서비스다.

추진 시스템은 사이프(Saiph·정밀 기동용), 데넵(Deneb·장거리 고에너지용), 리겔(Rigel·착륙선·반응형 기동용) 세 종류로 임무 특성에 맞게 설계됐다.

“발사 후 이동”이 우주 경제의 핵심 인프라

투자사들의 발언이 임펄스 스페이스의 전략적 위치를 잘 설명한다. 137 벤처스의 저스틴 피시너-울프슨(Justin Fishner-Wolfson) 대표는 “톰 뮬러는 스페이스X에서 우주 접근성을 바꿨고, 이제 그 다음 과제인 우주 내 이동성에 도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페이스X가 IPO를 앞두고 우주 인프라 투자 관심이 높아지는 흐름과도 맥락이 닿아있다. 정부와 민간 위성 수요가 동시에 폭발하는 시점에, 발사 이후의 이동 능력은 단순한 편의 기능이 아니라 국가 안보와 상업적 경쟁력의 핵심 변수가 됐다.

경쟁사들

우주 내 이동성 시장은 이미 여러 플레이어들이 각축하는 공간이다.

모멘터스(Momentus)는 비고라이드(Vigoride) 궤도 서비스 차량으로 올해 초 스페이스X 트랜스포터16 임무에서 10개 탑재체를 운반하며 DARPA·SpaceWERX 계약을 이행했다. 스타피시 스페이스(Starfish Space)는 오터(Otter) 우주선으로 위성 서비스 시장을 노린다. 이탈리아의 D-오빗(D-Orbit)은 이온 궤도 운반체(ION)로 유럽 시장을 공략하고, 프랑스의 엑소트레일(Exotrail)은 소형 위성용 전기 추진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일본의 아스트로스케일(Astroscale)은 궤도 청소와 위성 서비스에 특화돼 있다.

임펄스 스페이스의 차별점은 검증된 비행 실적과 미국 정부 계약, 그리고 스페이스X 핵심 인력이 만든 추진 기술의 조합이다. 우주항공 스타트업 생태계 전체 지형은 와우테일 우주항공 지형도에서 확인할 수 있다.

200명 채용, AI보다 엔지니어

임펄스 스페이스는 이번 투자금으로 200개 이상의 포지션을 채용할 계획이다. 추진, 항공전자, 자율비행, 우주선 시스템, 제조, 임무 운영 등 전 분야에 걸쳐 있다. 회사는 지난 1년 사이 이미 인원을 두 배 이상 늘렸다.

로모 COO는 소프트웨어 팀이 AI 코딩 도구를 쓰는 건 인정하면서도, 하드웨어 설계의 핵심은 여전히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터보펌프 씰 패키지의 최적 설계는 인터넷에서 찾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이는 우주에서 전기를 나눠 쓰는 스타 캐처레이저 우주 인터넷 옵저버블 스페이스 등 최근 활발한 우주 인프라 투자 흐름 속에서도, 우주 하드웨어 스타트업들이 공통적으로 안고 있는 인재 전쟁을 반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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