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칭 조종 자폭드론 네로스, 2억5천만 달러 시리즈C 투자유치


지난 몇 달 사이 방산 투자금이 유독 한 곳으로 몰리고 있다. 드론과 그 드론을 막는 기술이다. 지난 6월 독일 스타크(STARK)가 5억 유로를 유치해 기업가치 35억 유로를 인정받았고, 7월에는 방공 스타트업 싱귤래리티가 스텔스를 벗으며 8천만 달러를 조달했다. 이달 11일에는 영국 대드론 기업 케임브리지 에어로스페이스가 3억 달러를 유치하며 기업가치 34억 달러를 찍었다. 우크라이나 전장이 4년째 증명하고 있는 사실 — 수천 달러짜리 소형 드론 한 대가 수백만 달러짜리 장비를 걷어낸다는 것 — 이 각국 국방예산을 다시 짜고 있는 것이다.

1인칭 조종 자폭드론 네로스, 2억5천만 달러 시리즈C 투자유치

미국에서 그 흐름의 한복판에 선 회사가 네로스(Neros)다. 캘리포니아 토런스에 본사를 둔 이 회사는 기업가치 25억 달러에 2억5천만 달러 규모 시리즈C 투자를 유치했다고 11일 발표했다. 지난해 11월 시리즈B 당시 기업가치의 세 배다.

열한 살에 드론에 빠진 소년들이 만든 병기창

네로스가 만드는 건 FPV 드론이다. 조종사가 드론에 달린 카메라 화면을 고글로 보면서 마치 그 안에 탄 것처럼 조종하는 방식이라 ‘1인칭 시점(First-Person View)’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자율주행처럼 스스로 판단해 날아가는 기체가 아니라, 사람이 끝까지 손으로 몰아 표적에 꽂아 넣는 드론이다. 원래는 드론 레이싱 경기용 기술이었는데,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폭약을 달면서 전쟁의 문법을 바꿨다.

창업자 두 사람이 바로 그 레이싱판 출신이다. 공동창업자 겸 CEO 소렌 먼로-앤더슨(Soren Monroe-Anderson)은 열한 살에 고성능 드론에 빠져 5년간 프로 레이서로 뛰었고, 고등학생 때 이미 레이싱 드론 부품을 만드는 회사를 차렸다. 공동창업자 올라프 히치와(Olaf Hichwa)는 레이싱 드론용 회로기판을 직접 설계하던 인물이다. 둘은 2017년 인디애나주 먼시에서 열린 드론 레이싱 대회에서 만났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보고 2023년 차고에서 네로스를 세웠다. 처음엔 중국산 부품으로 드론을 조립해 2023년 말 직접 키이우까지 실어 날랐다.

문제는 그 중국산 부품이었다. 유사시 공급이 끊기면 미군의 드론 생산도 함께 멈춘다. 네로스가 택한 길은 핵심 기술을 직접 소유하고 부품 스택을 수직계열화하는 것이었다. 주력 제품 아처(Archer)는 중국산 부품 없이 만들어지는 쿼드콥터 FPV 드론으로, 지상 통제 장비 크로스보(Crossbow)와 한 세트로 움직인다. 지금까지 우크라이나 전선에 수만 대를 실어 보냈고, 국제드론연합(International Drone Coalition)을 통해 6천 대를 추가 공급하는 계약도 맺었다.

미군도 움직였다. 미 육군은 소대 단위에 FPV 드론을 보급하는 PBAS(Purpose Built Attritable Systems) 사업의 1차 공급사 3곳 가운데 하나로 네로스를 선정했다. 나머지 두 곳은 인비전 테크놀로지(Envision Technology)와 스트래티직 로직스(Strategic Logix)다. 네로스는 올해 3월 계약 기한보다 앞당겨 첫 물량을 인도하면서, 사용자가 팔·모터·프로펠러를 5인치·8인치·10인치로 갈아 끼울 수 있는 아처 블록2와 병사 휴대형 지상통제소 플랫보(Flatbow)를 함께 내놨다. 이어 6월 30일 육군은 아처에 최대 5억 달러 규모의 고정가 부정수량계약(IDIQ)을 안겼다. 현재 주당 1,200대 안팎을 찍어내고 있으며, 올해 말까지 월 1만 대로 생산능력을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손으로 몰던 드론에 자율 기능을 얹는다

이번 자금이 향하는 곳은 신규 제품 두 종이다. 아처 AI는 기존 아처에 자율 기능을 얹었다. 여전히 사람이 모는 기체지만, 표적 수백 미터 앞에서 전파 방해가 가장 심해지는 마지막 구간을 스스로 파고드는 종말유도(Terminal Guidance)와, GPS가 먹히지 않는 환경에서도 위치를 유지하는 기능이 붙는다. 전자전이 일상인 전장에서 드론이 실패하는 지점이 대부분 그 마지막 구간이라는 점을 노렸다.

밴딧(Bandit)은 방향이 반대다. 날아오는 드론을 요격하는 대드론(c-UAS) 드론으로, 이란제 샤헤드(Shahed) 계열을 포함한 클래스 2·3급 위협을 상대하도록 설계됐다. 값싼 자폭 드론이 도시와 기반시설을 때리는 시대에, 미사일 한 발로 대응하면 비용 구조가 뒤집힌다. 드론은 드론으로 잡는 게 셈이 맞는다는 판단이다.

두 제품 모두 여러 대를 동시에 통제하는 이른바 ‘스워밍’에 필요한 하드웨어와 연산 능력을 갖추도록 개발되고 있다. 네로스가 강조하는 건 그러면서도 단가를 지켰다는 점이다. 잃을 것을 전제로 쏟아붓는 소모형 대량 전력, 이른바 ‘어트리터블 매스(attritable mass)’는 단가가 무너지는 순간 성립하지 않기 때문이다. 회사는 아처 AI와 밴딧 모두 올해 말까지 실제 전장에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먼로-앤더슨 CEO는 “이번 투자는 네로스를 다목적 드론 제조사로 도약시킨다. 연간 100만 대를 생산하겠다는 목표는 그대로지만, 우리가 지원할 수 있는 드론의 범위와 임무 유형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며 “지난 11월 투자 이후 핵심 사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했고, 이번 자금으로 우리 시스템을 전투원의 손에 더 빨리, 전장에서 결정적 결과를 낼 수 있는 규모로 쥐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세쿼이아, 세 번 연속 베팅

이번 라운드는 세쿼이아캐피털(Sequoia Capital)과 ASTF(American Strategic Technology Fund)가 공동 주도했다. ASTF는 미국 전략기술 분야에 집중 투자하는 캘리포니아 엘세군도 소재 펀드다. 인터라고스(Interlagos), 밸러에쿼티파트너스(Valor Equity Partners), 앨런앤드컴퍼니(Allen & Company), 틸캐피털(Thiel Capital), 스파크캐피털(Spark Capital)이 참여했고, 피그마(Figma) 공동창업자 딜런 필드(Dylan Field)가 개인 자격으로 이름을 올렸다.

세쿼이아로선 세 라운드 연속 베팅이다. 네로스는 2024년 5월 세쿼이아 주도로 1,090만 달러 시드를 받았고, 2025년 3월 바이캐피털(Vy Capital) 주도로 3,500만 달러 시리즈A를, 같은 해 11월 세쿼이아 주도로 7,500만 달러 시리즈B를 유치했다. 시리즈C 직전까지 누적 조달액은 1억2,100만 달러였는데, 이번 한 라운드로 그 두 배를 단번에 넘어섰다.

경쟁 구도

미국 시장에서 가장 직접적인 상대는 안두릴(Anduril Industries)의 볼트(Bolt) 계열이다. 40분 넘게 체공하며 20km까지 날아가는 자폭 드론으로, 미 해병대의 경량 정밀화력(OPF-L) 사업 평가를 거쳐 올해 1월 600대 이상 공급 계약을 따냈다. 다만 안두릴은 정찰부터 자율 전투기까지 전 영역을 훑는 종합 방산기업이고, 네로스는 소형 드론 대량생산 한 칸에 자원을 몰아넣는다는 점이 다르다. PBAS 사업 안에서는 인비전 테크놀로지와 스트래티직 로직스가 같은 물량을 놓고 겨루며, 정찰 드론 쪽에서는 스카이디오(Skydio)가 육군 사업에 들어와 있다.

유럽에서는 성격이 조금 다른 경쟁자들이 올라오고 있다. 독일 스타크(STARK)는 지난 6월 5억 유로를 유치하며 기업가치 35억 유로를 인정받았고, 헬싱(Helsing)은 자율 타격 드론 HX-2와 AI 소프트웨어를 묶어 유럽 최대 방산 스타트업으로 올라섰다. 프랑스 하르마탄 AI(Harmattan AI)는 FPV 드론에 자율 종말유도를 붙이는, 아처 AI와 가장 겹치는 지점을 공략한다.

밴딧이 뛰어드는 대드론 요격 시장은 판이 더 복잡하다. 이달 3억 달러를 유치한 영국 케임브리지 에어로스페이스가 요격체로, 에피러스(Epirus)는 고출력 마이크로웨이브로 드론 떼를 한 번에 무력화하는 방식으로 접근한다. 네로스처럼 요격 드론으로 맞서는 방식은 표적당 단가가 가장 낮다는 게 강점이지만, 명중률과 재사용성이라는 숙제를 안고 있다.

경쟁사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기업가치 100조, 방산 스타트업 전쟁이 시작됐다를 참고하시길.

이 기사는 영문기사로 발행되었습니다: Neros Raises $250M Series C at $2.5B to Take Its Drone Line From Strike to Intercep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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