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질환 치료제 개발사 토투가스 뉴로사이언스, 1억600만 달러 조달하며 스텔스 해제


뇌 질환 치료제 시장은 오랫동안 제약업계의 ‘무덤’으로 불려왔다. 임상 성공률이 다른 질환에 비해 현저히 낮고, 수십 년에 걸친 대규모 투자에도 불구하고 조현병·간질·이명 등 주요 신경 질환에 대한 근본 치료제는 여전히 부재하다. 그 결과 빅파마들이 줄줄이 신경과학 파이프라인에서 손을 떼던 시절도 있었다.

Tortugas Neuroscience founder - 와우테일

하지만 최근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전임상이 아닌 이미 임상에서 검증된 메커니즘을 가진 약물 후보물질을 들고, 그 영역의 베테랑들이 다시 신경과학에 뛰어들고 있다.

토투가스 뉴로사이언스(Tortugas Neuroscience)가 그 대표적인 사례다. 매사추세츠주 프레이밍햄에 본사를 둔 이 바이오텍은 4월 21일 스텔스 모드를 해제하고 씨드 및 시리즈 A를 합친 1억600만 달러 투자 유치를 발표했다. 씨드 라운드는 큐어 벤처스(Cure Ventures)가 단독 리드했으며, 시리즈 A는 큐어 벤처스가 더 컬럼 그룹(The Column Group), AN 벤처 파트너스(AN Venture Partners)와 함께 공동으로 이끌었다.

회사를 이끄는 인물은 제프 조나스(Jeff Jonas) 박사다. 하버드 의대를 졸업한 신경정신과 전문의로, 맥클린 병원에서 정신약리학 전공의를 마쳤다. 이후 포레스트 래버러토리스(Forest Laboratories), 이오니스 파마수티컬스(Ionis Pharmaceuticals), 샤이어(Shire) 재생의학 사업부 대표 등을 거쳐 2013년 사지 테라퓨틱스(Sage Therapeutics)의 CEO로 합류했다. 그는 사지를 작은 스타트업에서 산후우울증 1호 경구치료제 ‘저자베이(Zurzuvae)’를 출시한 상장 바이오텍으로 키워냈다. 30년 이상의 CNS 신약 개발 경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렉사프로(Lexapro)·비반스(Vyvanse)·나멘다(Namenda) 등 수많은 신경정신과 약물의 개발에 관여했다.

그의 오랜 동료인 알 로비쇼(Al Robichaud) 박사도 함께한다. 사지에서 최고과학책임자(CSO)를 역임했던 로비쇼는 현재 큐어 벤처스 파트너이자 토투가스의 사장 겸 R&D 총괄을 맡고 있다.

두 창업자의 이력에서 눈에 띄는 것은 단순한 ‘성공 경험’이 아니라 실패에서의 학습이기도 하다. 사지는 줄레소·저자베이를 FDA 승인까지 이끌었지만 주요우울장애 임상에서는 고배를 마셨고, 매출 부진 끝에 지난해 슈퍼너스 파마수티컬스(Supernus Pharmaceuticals)에 피크 대비 훨씬 낮은 가격에 인수됐다. 조나스 박사는 “오늘날 바이오텍을 구축하는 과정은 15년 전과는 다른 청사진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 청사진의 핵심은 직접 발굴이 아닌 ‘인 라이선싱(in-licensing)’이다. 토투가스의 파이프라인은 일본 에자이(Eisai)와 중국 장쑤 한소 파마수티컬 그룹(Jiangsu Hansoh Pharmaceutical Group)으로부터 도입한 4개의 임상 단계 후보물질로 구성된다. 이미 임상에 진입한 물질을 들여와 빠르게 가치를 입증하는 전략이다. 모든 후보물질은 하루 1회 경구 투여 방식으로 설계됐다.

공개된 파이프라인은 다음과 같다. 한소로부터 도입한 TRTL-107은 조현병 대상 2상 임상 중인 D2/D3 도파민 수용체 부분 작용제다. 같은 회사에서 온 TRTL-913은 GABA-A 수용체 양성 알로스테릭 조절제로, FDA 승인 약물이 전혀 없는 이명(tinnitus) 치료를 목표로 2상을 진행 중이다. 에자이로부터 도입한 TRTL-729는 국소간질 대상의 GAT-1 억제제이며, TRTL-118은 가역적 뇌병증 적응증을 겨냥한 PDE9 억제제로 각각 중간 단계 임상 중이다. 이 외에 미공개 타깃과 적응증을 대상으로 한 5번째 프로그램이 디스커버리 단계에 있다.

이번 자금은 두 리드 프로그램, 즉 조현병과 이명에 대한 2상 임상 완료에 집중 투입된다. 조나스 박사는 2026년 말 이전에 일부 임상 데이터를 공개하겠다는 일정도 제시했다.

Tortugas Neuroscience logo - 와우테일

CNS 투자 열기는 최근 수년간 뚜렷이 되살아나고 있다. 지난해 존슨앤드존슨(Johnson & Johnson)이 조현병·양극성 우울증 치료제 ‘카플리타(Caplyta)’를 보유한 인트라-셀룰러 테라퓨틱스(Intra-Cellular Therapies)를 146억 달러에 인수한 것이 단적인 사례다. 충족되지 못한 의학적 수요가 크고 최근 승인 약물들이 시장에서 블록버스터 가능성을 입증하면서, 투자자와 제약사 모두 신경과학 영역으로 다시 시선을 돌리고 있다.

로비쇼 박사는 “CNS 장애로 고통받는 환자들의 치료 옵션을 개선하겠다는 사명감으로 움직인다”며 “환자의 수요는 실로 방대하고, 이번 자금 지원에 깊이 감사하며 목표를 향해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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