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베이스, 29억 달러에 데리비트 인수.. “암호화폐 파생상품 시장 주도권 확보”


미국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Coinbase)가 암호화폐 옵션 거래 플랫폼 데리비트(Deribit)를 29억 달러(약 4조 원)에 인수하며, 암호화폐 업계 사상 최대 규모의 인수합병(M&A) 거래를 성사시켰다. 이번 인수는 코인베이스가 글로벌 암호화폐 파생상품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행보로 평가된다. 코인베이스는 이번 인수를 위해 7억 달러의 현금과 약 1,100만 주의 자사 클래스 A 보통주를 지급했다. 

coinbase x deribit - 와우테일

데리비트는 2016년 네덜란드에서 설립된 암호화폐 파생상품 거래소로,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을 중심으로 한 옵션, 선물, 퍼페추얼 스왑(perpetual swaps) 거래 서비스를 제공한다. 특히, 옵션 거래에서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며, 2024년 기준 약 300억 달러의 미결제약정(Open Interest)과 1.2조 달러의 거래량을 기록, 글로벌 암호화폐 옵션 시장의 약 85%를 점유하고 있다. 

데리비트는 기관 투자자와 전문 트레이더를 주요 고객으로 하며, 높은 유동성과 복잡한 파생상품 전략을 지원하는 강력한 거래 엔진으로 유명하다. 또한, 비트코인 및 이더리움 외에 솔라나(SOL)와 같은 주요 알트코인에 대한 파생상품 거래도 제공하며, 두바이에서 획득한 라이선스를 통해 규제 준수 환경에서 서비스를 운영한다.

코인베이스는 데리비트의 글로벌 네트워크와 전문 고객 기반을 활용해 암호화폐 파생상품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하고, 미국 외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코인베이스 CEO 브라이언 암스트롱은 이번 인수를 “국제적 확장의 중요한 발판”이라며, “데리비트의 기술과 시장 점유율은 코인베이스를 글로벌 파생상품 시장의 리더로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옵션 거래는 시장 변동성에도 안정적인 거래량을 제공해 코인베이스의 수익 다각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거래는 암호화폐 거래소 간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업계 통합의 신호로 해석된다.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들은 코인베이스가 데리비트를 통해 바이낸스와의 경쟁 구도를 형성하며, 전통 금융 기업들의 암호화폐 시장 진출로 소규모 거래소들에 압박이 가해질 가능성을 언급했다. 데리비트 CEO 루크 스트라이어스는 “코인베이스와 협력해 스팟, 선물, 퍼페추얼, 옵션 거래를 하나의 신뢰할 수 있는 브랜드로 통합하며, 글로벌 암호화폐 파생상품 시장의 미래를 만들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인수는 규제 승인 및 기타 조건 충족 시 최종 완료된다. 계약에는 일부 데리비트 주주를 위한 락업 조항과, 2025년 11월 8일까지 규제 승인이 없을 경우 1억 달러의 종료 수수료가 포함되어 있다.

코인베이스의 데리비트 인수는 글로벌 암호화폐 파생상품 시장에서의 주도권 확보와 기관 투자자 유치를 위한 전략적 결정으로, 암호화폐 업계의 성숙과 대규모 M&A 증가 가능성을 시사한다.

한편,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인 바이낸스는 지난 3월에 20억 달러를 투자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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