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 자율무기 ‘사로닉’, 17억 5천만 달러 시리즈D 유치…기업가치 92억 5천만 달러


미국의 군함 생산 역량은 수십 년에 걸쳐 서서히 무너졌다. 운용 중인 조선소는 지난 20년 새 30% 이상 줄었고, 전통 방산 대기업들의 함정 납기는 수년에서 수십 년이 걸리는 것이 관행이 됐다. 반면 인도-태평양에서 긴장은 고조되고, 우크라이나 흑해에서는 소형 무인 수상정이 러시아 함대를 격침시키며 해전의 문법을 다시 쓰고 있다. 미 해군이 필요로 하는 것은 빠르고, 저렴하고, 대량생산 가능한 자율 무인함정이다. 이 공백을 정조준한 스타트업이 있다.

SARONIC Lousiana shipyard - 와우테일
Two Marauder hulls at Saronic’s Franklin, Louisiana shipyard, where the company is scaling its MUSV fleet and expanding U.S. shipbuilding capacity at a pace not seen since World War II.

사로닉(Saronic Technologies)은 AI 기반 자율 수상정(ASV, Autonomous Surface Vehicle)을 설계·제조하는 방산 스타트업이다. 선체 설계부터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생산 인프라까지 수직통합 방식으로 구축해, 기존 방산 업체들이 수년 걸리는 개발을 수개월 만에 완료하는 속도로 운영된다. 현재 24피트 코세어(Corsair)부터 180피트 마로더(Marauder)까지 자율 수상정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으며, 단독 임무부터 드론 군집 운용까지 다양한 전술 시나리오를 지원한다.

회사를 이끄는 디노 마브루카스(Dino Mavrookas) CEO는 9·11 테러 이후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해군에 입대해 SEAL팀 2와 해군특수전개발그룹(DEVGRU)에서 11년을 복무했다. 전역 후 럿거스대에서 컴퓨터공학 학사, 와튼스쿨에서 MBA를 취득한 뒤 비스타 에쿼티 파트너스(Vista Equity Partners)와 H.I.G. 캐피털에서 기술 투자를 담당했다. 전장에서 직접 경험한 기술 격차와 민간 투자에서 쌓은 역량을 결합해 2022년 사로닉을 공동 창업했다. 초기 창업은 팔란티어(Palantir) 공동창업자 조 론스데일(Joe Lonsdale)의 8VC 빌드 프로그램을 통해 이뤄졌다.

사로닉은 3월 31일 17억 5천만 달러 규모의 시리즈D 투자유치를 발표했다. 클라이너 퍼킨스(Kleiner Perkins)가 라운드를 주도했고, 기업가치는 92억 5천만 달러로 책정됐다. 신규 투자사로 어드벤트 인터내셔널(Advent International), 베세머 벤처 파트너스(Bessemer Venture Partners), DFJ 그로스(DFJ Growth), BAM 엘리베이트(BAM Elevate)가 참여했으며, 기존 투자사인 8VC, 카페이네이티드 캐피털(Caffeinated Capital), a16z, 엘라드 길(Elad Gil), 프랭클린 템플턴(Franklin Templeton)도 지속 투자했다.

이번 투자유치로 사로닉의 누적 조달액은 30억 달러를 훌쩍 넘긴다. 지난해 6억 달러 시리즈C에서 기업가치 40억 달러를 인정받은 지 약 14개월 만에 기업가치가 두 배 이상으로 뛰었다.

프로토타입에서 양산까지, 1년도 안 걸렸다

사로닉의 성장 속도는 전통 방산 기준으로는 설명이 안 된다. 2025년 12월 미 해군은 코세어 자율 수상정에 대한 3억 9천 2백만 달러 양산 계약을 체결했다. 프로토타입 개발 착수부터 양산 계약까지 12개월이 채 걸리지 않았다. 존 펠란(John Phelan) 해군장관은 레이건 국방포럼에서 “사로닉과 함께 1년도 안 돼 프로토타입에서 양산으로 이동했다”며 새로운 국방 조달 기준의 모범 사례로 꼽았다.

180피트짜리 대형 자율함 마로더는 또 다른 기록을 세웠다. 조선 시설을 인수한 지 8개월 만에 첫 번째 선체를 완성했다. 기존 방산 조달 사이클이 수십 년 단위로 운영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놀라운 속도다.

‘포트 알파’ — 2차 대전 이후 최대 규모 조선 확장

이번 투자금은 두 가지 축에 집중 투입된다. 첫째는 기술 개발이다. 코세어부터 마로더까지 기존 자율함 라인업의 생산을 늘리고, 수상과 수중을 아우르는 새로운 해양 역량 개발에 나선다. 수중 무인 플랫폼으로의 확장을 시사한다.

둘째는 조선 인프라다. 사로닉은 ‘포트 알파(Port Alpha)’라는 차세대 조선소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이미 루이지애나주 프랭클린 조선소에는 3억 달러를 투자해 30만 평방피트 증설을 진행 중이며, 여기서 1,500개의 일자리가 새로 생긴다. 텍사스 오스틴 본사도 50만 평방피트 이상으로 확장했고, 샌디에이고·워싱턴 D.C.에 신규 사무소를 열었다. 영국과 호주에서도 운영을 시작하며 국제적 입지를 다지고 있다. 현재 임직원 수는 1,300명을 넘어섰다.

마브루카스 CEO는 이번 투자의 의미를 이렇게 설명했다. 지난 수십 년 동안 미국의 조선 역량은 꾸준히 약해졌는데, 사로닉은 1원칙 엔지니어링과 첨단 제조, 소프트웨어 정의 생산을 결합한 근본적으로 새로운 미국 조선 모델을 만들고 있으며, 이번 자금으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볼 수 없었던 속도로 미국 조선 역량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클라이너 퍼킨스의 일리아 푸쉬만(Ilya Fushman) 파트너는 해양 패권은 기술만으로 달성되는 것이 아니라 대규모 배치를 위한 생산 역량이 함께 갖춰져야 하는데, 사로닉은 두 가지를 동시에 구축하고 있다는 점에서 특별하다고 평가했다.

방산 분야 경쟁사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여기를 참고하시길.

기사 공유하기

답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