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트로픽, 법률 AI 시장 전면 공략…MCP 커넥터 20개·전문 플러그인 12개 출시


AI 법률 서비스 시장에 거대 자본이 몰려들고 있다. 올해 3월 법률 AI 스타트업 하비(Harvey)는 기업가치 110억 달러를 인정받으며 2억 달러를 조달했다. 4월에는 경쟁사 레고라(Legora)가 시리즈D로 6억 달러를 유치하더니, 배우 주드 로를 앞세운 대형 광고 캠페인까지 펼쳤다. AI가 법률 실무의 복잡한 절차를 자동화할 수 있다는 확신이 업계에 퍼지면서, 이 시장을 두고 벌어지는 경쟁은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앤스로픽 Claude for Legal

앤트로픽(Anthropic)이 이 경쟁에 본격 합류했다. 5월 12일(현지시간), 앤스로픽은 로펌과 기업 법무팀을 위한 신규 도구 패키지를 발표했다. 올해 2월 출시한 ‘Claude for Legal’ 플러그인을 대폭 확장한 것으로, MCP(모델 컨텍스트 프로토콜) 커넥터 20개와 전문 분야별 플러그인 12개를 한꺼번에 내놓았다. 현재 클로드 코워크(Claude Cowork) 전체 사용자 중 법률 전문가의 참여율이 가장 높고, 지난 법률 웨비나 참가자만 2만 명을 넘겨 앤스로픽 역대 최대 규모 세션을 기록했다.

법률 소프트웨어 생태계 전반을 연결하다

이번 MCP 커넥터는 법률 업계가 일상적으로 쓰는 툴을 거의 다 아우른다. 계약·문서 관리 영역에는 아이언클래드(Ironclad), 도큐사인(DocuSign), 아이매니지(iManage), 넷도큐먼츠(NetDocuments)가 포함됐고, 전자증거개시(e-discovery) 쪽으로는 릴래티비티(Relativity), 에버로(Everlaw), 콘실리오(Consilio)와 연결된다. 리서치 영역에서는 미드페이지(Midpage), 트렐리스(Trellis), 160개 이상 관할권에 걸쳐 3,100만 건 이상의 문서를 보유한 리걸 데이터 헌터(Legal Data Hunter)와 통합된다.

눈에 띄는 파트너는 톰슨 로이터스(Thomson Reuters)다. 톰슨 로이터스는 자사 대표 법률 AI 제품 코카운슬 리걸(CoCounsel Legal)을 이미 앤스로픽 기술로 재구축해 운영 중이다. 이번 커넥터는 거기서 한 발 더 나아가, 클로드가 코카운슬을 직접 도구로 호출할 수 있게 한다. 기반 모델과 그 위에 올라간 애플리케이션이 서로를 보완하면서도 경쟁하는 묘한 구도다. 하비도 커넥터 파트너로 이름을 올렸다. 법률 AI 시장의 선두 주자이자 클로드의 주요 고객이기도 한 하비가 앤스로픽 생태계 안으로 더 깊이 들어오는 셈이다.

12개 플러그인, 팀 맞춤 설정 지원

신규 플러그인 12개는 단순 계약 검토를 훌쩍 넘어 실무 영역을 구체적으로 겨냥한다. 상업법, 기업법(M&A 실사·클로징 체크리스트 포함), 고용법, 개인정보보호법, 제품법, 규제법, AI 거버넌스법, 지식재산권법, 소송이 각각의 플러그인으로 구분돼 있고, 법학도용과 법률지원 클리닉용도 별도 제공된다.

각 플러그인은 첫 사용 전 팀의 업무 방식, 의사결정 기준, 내부 문서 스타일을 파악하는 설정 인터뷰를 거친다. 상업법·기업법·소송·제품법 플러그인은 클로드 API를 통해 자체 시스템에 직접 붙여 쓸 수도 있다.

오피스 연동도 강화됐다. 클로드는 이제 마이크로소프트 워드, 아웃룩, 엑셀, 파워포인트 사이에서 맥락을 그대로 유지한다. 워드에서 검토한 계약서 내용을 아웃룩 메일이나 파워포인트 보고서로 이어 작성할 때, 같은 내용을 처음부터 다시 설명할 필요가 없다. 프레시필즈(Freshfields), 퀸 에마누엘(Quinn Emanuel), 홀랜드 앤 나이트(Holland & Knight) 등 주요 로펌들이 이미 실제 사건에서 클로드를 활용하고 있다.

기업 고객 외에도 법률 서비스 사각지대를 채우려는 시도도 눈에 띈다. 앤트로픽은 자유법 프로젝트(Free Law Project), 저스티스 테크놀로지 협회 등 비영리 단체와 손잡고, 변호사 없이 혼자 민사 소송을 치르는 당사자들을 돕는 코트룸5(Courtroom5) 커넥터를 제공한다. 비영리 법률 지원 단체에는 할인 요금제도 운영된다.

앤트로픽 대변인은 “AI 도입 압박이 커지면서 먼저 움직이는 로펌과 법무팀이 빠르게 앞서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법률 AI 확산과 함께 법원 내 사고도 잇따르고 있다. AI가 만들어낸 오류 투성이 서류를 냈다가 적발된 변호사만 수십 명에 달한다. 캘리포니아주는 지난해 ChatGPT로 허위 인용이 가득한 항소장을 작성한 변호사에게 역대 첫 AI 관련 과태료를 부과했다. AI가 법률 업무 전반에 스며들수록, 신뢰성과 책임을 둘러싼 논쟁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주요 AI 기업들의 투자 관계망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여기를 참고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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